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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뒤에서 되찾아야 할 것
  • 안산신문
  • 승인 2020.03.26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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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중 <꿈의교회 담임목사>

오늘도 약국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습니다. 거친 생각을 감출 수 없는 불안한 숨소리, ‘어쩔 수 없이 나왔지만, 이렇게 가까이 줄 서도 괜찮을까’ 싶은 마음이 담긴 약간의 거리 두기, 미리 마스크를 산 사람들을 부러워하는 눈빛! 어느 하나 긍정적일 수 없는 상황이어서 그럴까요? 모두 냉랭한 얼굴을 한 채 마스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약국에서 사람이 나오더니 외칩니다. “죄송합니다. 마스크 품절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속상해하며, 또 다른 약국을 찾아 헤매기 시작합니다.
  이 이야기는 요즈음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일상 아닌 일상의 모습입니다. 혹시 여러분은 내일 착용하실 마스크는 준비되셨습니까? 요즘은 “마스크 대란”이라고 불릴 만큼, 마스크 하나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려운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요일별로 출생년도의 끝자리에 따라서 마스크 구입이 제한되는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되었지만, 그마저도 약국마다 마스크가 공급되는 시간과 재고 파악이 용이하지 않아 헛걸음 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심지어 동네에 있는 약국들을 전전하여 마스크를 구입한 이야기가 큰 수지를 맞은 것처럼 SNS에 이야기될 때도 있습니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는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되어버렸습니다. 거리에 나가면 마스크를 쓴 사람을 유심히 쳐다보던 예전과는 달리, 요즘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을 한 번 더 쳐다보게 된 것도 사실입니다. 저는 이러한 풍경을 보면서 한 가지 새로운 습관이 생겼습니다. 그것은 바로 마스크 뒤에 감추어진 사람들의 얼굴을 상상해보는 것입니다. 저 사람은 마스크 뒤에서 미소를 짓고 있을까? 아니면 울상을 짓고 있을까? 물론 눈빛을 보면, 어느 정도 짐작이 되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마스크를 벗은 상태로 진짜 표정을 보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여러분 모두의 표정에 미소가 가득하기를 희망합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지나는 시기가 매우 어렵기에, 저의 희망과는 달리 여러분의 표정이 어두울 것 같아 마음이 많이 무겁습니다. 어쩌면 우리의 웃음과 미소는 단순히 마스크 뒤에 감추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속에서 가려져 버린 것은 아닐까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한 가지 제안을 하고 싶습니다. 우리라도 먼저 마스크 뒤에 감추어 둔 웃음을 꺼내보면 어떨까요? 아무리 힘들어도 우리의 마음속에 감추어진 서로를 향한 미소를 꺼내보면 어떨까요? 물론 분위기 파악 못하듯이, 어려운 것도 무시하고 실없이 웃자는 말이 아닙니다. ‘너무 힘들어서 나 하나만 챙기기도 어렵다’는 생각에 잃어버린 마음의 여유를 회복해보자는 뜻이고, 우리에게 원래 있었지만 마스크 뒤에 감춰져버린, 다른 사람을 향한 따뜻한 관심과 배려를 꺼내보자는 뜻입니다.
  비록 우리의 얼굴은 바이러스의 감염을 막기 위해 마스크 뒤에 감추어졌지만, 우리의 웃음과 미소는 감추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지금 빨간색 신호등에 걸려 차가 멈추어 선 분이 계신가요? 그렇다면 잠깐이라도 차량의 룸미러를 들여다보시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어줄 ‘눈웃음’을 연습해보면 어떨까요? 다소 어색할 수도 있지만, 우리의 작은 관심과 나눔이 다른 사람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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