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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종길의여행이야기<67>올 봄나들이는 가까운 북카페에서
  • 안산신문
  • 승인 2020.04.0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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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서점이다. 주인은 출판물 디자이너니 일종의 겸업이다. 이런 작은 동네서점에서는 차 한 잔, 케이크 한 점 하면서 대화를 할 수 있어 좋다. (경기도 화성)

변화가 빨라지고, 책의 존재방식이 바뀌고, 커피가 독약이 되는 세상이 온다면. 그렇게 북카페가 사라지는 날이 오면. 그땐 기꺼이 내가 북카페를 만들 것이다. 그러기 전까지 나의 북카페 탐험은 일상에서도 여행에서도 여전히 현재진행형······. - 구현정의 ‘북카페 인 유럽’에서 인용-
  
   올 봄나들이는 가까운 북카페에서

파주출판도시의 대표 도서관이 북카페인 ‘지혜의 숲’은 기증받은 책으로 가득하다. 이곳에서는 책 구경을 하고 이웃에 있는 작지만 매력 있는 북카페를 찾는 것으로 여행을 기획해도 된다. (경기도 파주)

봄이 한창인데 마음 놓고 떠나기가 불안하다. 필자가 근무하는 회사 주변 공원에는 매년 벚꽃 축제가 열리는데 얼마 전에 공식적으로 축제가 취소되었다. 그런데도 점심때면 공원으로 사람들이 밀려나온다. 산책하고, 도시락이나 라면을 먹기도 하며 즐거워한다. 겨울 내내 코로나 감염증으로 움츠리고 있던 사람들이 봄의 따뜻한 햇살을 맡고 그리고 몸을 펴 움직이고 싶은 마음의 분출을 참지 못하고 나온 것이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은 뭐하지만 그래도 교외로 향하는 사람들이 가파르게 늘고 있는 것도 봄의 유혹과 어디론가 튀어나가고픈 심증들을 들어 내보인 것이리라. 아무리 그래도 조금은 움직여 주어야한다. 아니면 답답한 마음을 주변 사람들이나 업무에 풀어야 하는데 이것도 큰 사회적 손실이다. 그렇다고 막 다니라거나 사회적 거리를 허물라고 부치길 수는 없다. 그래서 대안으로 혼자나 두 사람 정도가 가까운 곳에 있는 북카페로 가보라고 살짝 권한다.
   요즈음은 많은 카페들이 책을 진열해 놓았거나 벽의 한 면을 책장으로 꾸며 놓는다. 어떤 곳은 오래된 외국 서적들을 가득 장식하여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하는데 이는 전시용이자 인테리어 소품일 뿐이다. 북카페가 되려면 우선 책을 읽기 편해야 한다. 의자아 분위기 모두. 만날 이를 기다리는 동안 잠깐 읽어보는 사진만 가득한 잡지만 있는 곳은 더더구나 아니다. 기왕이면 조용히 차나 커피를 마시면서 책에 빠져들 수 그런 곳이면 좋다. 카페 주인이나 일하는 사람들이 카페가 가지고 있는 책에 대한 이해도 높아 저자와 책의 내용을 어느 정도 알아 손님이 찾으면 찾아줄 수 있으면 더 좋다. 전문 분야의 책들과 대중적인 책이 잘 구성되어 있어 일부러 그 책을 읽으려 찾아오는 곳이라면 이상적이다. 점차 북카페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아니면 서점으로는 수익을 만들어내기가 어려워서 그런지 몰라도 서점이 마실 것을 파는 곳들이 많아졌다. 둘 다 때문일 거다. 어쩌면 그것이 북카페의 출발일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굳이 간판에 북카페라고 되어있지 않더라도 동네책방이나 독립서점을 찾아가도 된다. 차를 팔지 않는 곳이라 하더라도 이야길 나누다 보면 한 잔 얻어 마실 수 있는 그런 곳. 창밖을 내다보면 봄꽃이 핀 도로나 들판까지 있으면 최고다.

북카페는 디자인에 신경을 많이 쓴다. 서점과도 다르게 하고, 그냥 카페보다는 멋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주인이나 손님이 갖는 것 같다. (경기도 파주)

교보문고나 영풍문고, 반앨루니스 등 대형서점들도 카페 분위기를 연출한 곳도 있고 편집샵처럼 책을 찾는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여러 가지 상품들을 함께 진열해 놓고 그 안에 작은 카페와 레스토랑(이 둘의 구분이 애매한 곳도 있는데 이런 곳을 카페토랑이라고도 한다)도 있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여행이라면 예기치 않는 일이 생기면 더 즐거우니 작은 서점을 찾길 권한다. 일단 여행지로는 서울의 마포구와 종로구 일대의 독립서점을 찾으라. 서울도서관에서 만든 책 ‘서울형 책방’에 보면 두 구에 가장 많은 서점들이 들어있다. 지속가능성, 문화서점으로서의 위상, 다양성 기여 정도, 문화 행사 개최, 발전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50곳을 선정하였는데 두 구에서 각각 11곳이 선정되었으니 서울의 거의 반이 이 두 지역에 있는 셈이다. 상당수가 카페를 겸하고 있으니 몇 곳 서점을 거처 그곳에서 차를 마시면 된다. 거점 지역으로 보면 마포구의 ‘홍대 주변’과 종로구의 ‘서촌’ 주변과 삼청동과 북촌일대‘다. 
   경기도는 아직 거점 지역이라고 할 만한 곳이 거의 없고 여러 도시에 몇 곳씩 띄엄띄엄 산재되어 있다. 다만 파주 출판도시에는 2014년에 출판사가 카페를 열 수 있게 제한이 풀려 예쁘고 개성이 충만한 북카페들이 많다. 한 때는 100여 곳이 되었으나 최근에 줄기는 하였으나 아직도 경기도에선 수나 질적인 측면에서 가장 으뜸이다. ‘출판도시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이자  랜드 마크인 지지향(紙之香)에는 ‘지혜의 숲’이라고 하는 초대형 책장들이 여러 개 있는 도서관이 있다. 물론 커피 한잔 할 수 있는 카페와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소파나 책상이 있다. 그리고 시중의 서점보다는 조금 할인을 해주는 서점까지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이곳에서는 걸어서 북카페만 돌아다녀도 하루를 보낼 수 있고 아껴놓은 자연과 독특한 건물 구경은 덤이다. 어린이 전문 북카페도 있느니 가족 여행으로도 그만인 곳이다. 
   대개 책을 중시하는 북카페인 곳에서는 여러분 대형 서점이나 인터넷으로 구할 수 없는 독립출판물이나 지역 안내서 또는 이름 없는 시인이나 수필가가 쓴 수려한 글이 가득한 책들을 만날 수도 있다. 이런 번개 여행에서는 우리 인생을 바뀔 수 있는 계기가 열리기도 한다. 어쩌면 우중충하게 여길 봄날이지만 멀지 않은 조용한 곳에서 일어날 무엇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생각에 두근거림을 갖고 외출을 해보라. 또 아는가? 책 ‘대기업 때려치우고 동네 북카페 차렸습니다.’처럼 새로운 모험과 도전을 할지. 이 책의 표지에는 다름과 같은 짧은 글이 적혀있다. “회사 밖에도 길은 있다. 행복 충만한 두 번째 인생 성황리에 영업 중!” 그래도 마스크 준비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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