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 <꿈의교회 담임목사>

 요즘과 같이 밖에 나가는 것이 힘든 시기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엄마와 아빠’들입니다. 경험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아이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를 감당하는 것은 보통 버거운 것이 아닙니다. 오죽하면 육아는 ‘전쟁’이라고까지 합니다. 그나마 아이들이 밖에 나가서 에너지를 발산하고 해소하면 괜찮은데, 하루 종일 집에 머물며 아이들을 돌보는 것은 엄마와 아빠들에게 정말로 곤혹스러운 일입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육아에 관한 소식과 영상들이 의외의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실내에서 아이들과 놀아주는 법’, ‘육아 달인이 전하는 집콕 노하우’ 등과 같은 컨텐츠들이 방송과 SNS를 통해 많은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저도 영상들을 잠깐씩 보는데, 우연히 통찰을 주는 영상을 보았습니다. 바로 “기다림 육아법”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이 영상에는 이제 겨우 생후 21개월이 된 아이가, 무려 48개월 된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정도의 일을 척척 하도록 만든 육아의 비법을 전합니다. 어떤 특별한 비결이 있을까 기대했는데, 얼마 뒤 조금 맥이 풀립니다. 부모가 전해주는 노하우라는 것이 바로 모든 일을 아이가 스스로 해볼 수 있도록 일단 50초를 기다려주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이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부모가 50초 동안 아이를 기다려주는 것은, 차라리 부모가 모든 것을 다 해주는 것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아이가 서투른 손과 발로 꼼지락거리고 있는 것을 귀엽다고만 생각하시는 분은, 어쩌다가 한 번 아이를 보시는 분임에 틀림없습니다. 물론 그런 아이가 귀엽고 예쁜 것은 사실이지만, 답답해서 못 기다립니다. 할 일은 많고 시간이 정해진 일들까지 임박해오면, 속이 터져서 기다릴 수 없습니다. 아마도 십중팔구 부모들은 이렇게 말하겠지요. “됐어! 이리 줘봐, 내가 해줄게!”
  이 아이의 어머니가 말합니다. “아이가 힘들어하는 만큼만 도와주고,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남겨두어요.” 이를 본 아동발달 전문가는, “아이가 실패를 경험하기 전에 부모가 다 해주면, 스스로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게 된다”며, 아이가 실패의 경험을 통해 스스로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얻도록 50초를 기다려주는 부모의 양육방법을 칭찬했습니다.
   그런데 이는 비단 부모와 아이 사이의 문제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꼭 필요하지만, 우리가 가장 어려워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기다려줌’입니다. 경험이 많고 잘하는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기다려주기보다는, 충고하거나 지적하기 바쁩니다. 그래서 외국인들조차 가장 빨리 배우는 말이 ‘빨리빨리’입니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십시오. 우리를 성장시키고 성숙하게 하는 것은 충고나 지적이기보다는, 실패를 ‘기다려줌’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기다려줌’을 통해 스스로 할 수 있는 자립심이 생깁니다. ‘기다려줌’으로 인해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존감을 얻게 됩니다. ‘기다려줌’을 통해 스스로 하려고 하는 도전정신을 품습니다. 그래서 흔히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고, ‘물고기가 아니라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어라’라고 말합니다. 넓은 가슴으로 기다려보면 어떨까요? 넓은 가슴으로 웃어보면 어떨까요? 그러면 어느새 훌쩍 큰 동료와 아이를 발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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