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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종길의여행이야기<70>그곳에서 로컬 푸드 음식점을 찾아볼까?
  • 안산신문
  • 승인 2020.05.0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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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뢴 지역의 로컬 푸드 음식점 입구에서 필자와 함께 방문한 외국인 동료를 촬영한 사진이다. 꽃 세 개는 지역 농축산물 80% 이상을 사용하는 음식점이라는 표식이며, 슬로 푸드 점으로 인증된 곳이기도 하였다. (독일 뢴)

‘로컬 푸드’가 활성화되려면 생산자나 제조자가 그 가치를 소비자에게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모든 식재료와 음식에 지역의 스토리가 녹아 있고, 소비자들도 내가 먹는 식재료와 음식들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 알고 먹는 그런 식문화가 형성되어야 한다. 소비자들도 더 좋아지고, 각 지역의 농촌 경제도 좋아지는 일이다. - 문정훈의 글 ‘로컬 푸드, 어떻게 먹고, 어떻게 발전시켜야 하나? 에서 수정 인용-
  
   그곳에서 로컬 푸드 음식점을 찾아볼까?

   제주도로 여행을 가면 가끔 친한 주민들에게 물어본다. “맛 좋은 식당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그러면 한결같이 “그 동네 주민들이 잘 가는 식당을 찾으면 되지요.” 하는 답을 듣는다. 이후론 국내든 외국이든 여행지에선 항상 주민들이 자주 가는 동네 식당을 물어보곤 한다. 한 번은 독일의 ‘뢴(Rhon)’ 지역을 여행한 적이 있는데 같은 질문을 하니 그런 식당이 있다 하였다. 우리 안내하던 현지 국립공원 직원이 데리고 간 곳은 ‘로컬 푸드(local food 지역 음식)’ 식당이었다. 좀 비싼 것이 흠이지만 주로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유기농 식재료를 쓰는 곳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지금으로부터 9년 전의 일이었다. 또 다른 날은 생물 다양성 농업으로 농사는 짓는 농장을 예약하고 방문하였다. 그곳에서는 잡초를 제거하지 않고 과수를 키우거나 채소를 생산하며, 거위도 기르는 그런 곳이었는데 부부가 운영하고 있었다. 남편이 설명하는 동안 부인은 농장에서 생산된 재료로 만든 식재료 요리하였다. 음식에서 건강이 느껴졌다. 그 농장에는 ‘유기농법 농장’이라는 인증 판이 붙어 있었다. 안내인이 설명하진 않았지만, 이곳 역시 로컬 푸드 식당이라는 생각을 가졌었다.
   ‘로컬 푸드’ 정의에서 로컬 즉 ‘지역’이 무엇을 뜻하는지가 중요하다. 즉 식재료의 생산지와 소비지 사이의 지리적 거리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현지에서 생산된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말한다. 미국에서는 그 정의를 식품 운반 거리를 기반으로 한다. 2008년에 제정된 미국 식품, 보존 및 에너지법(the Food, Conservation, and Energy Act)에 따르면 ‘원재료가 운송되는 총 거리는 생산지에서 400마일(약 640km) 미만이어야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되어있다고 한다. 한편 미국 농무부는 2010년 한 안내 전단에 "지역"이라는 개념은 생태학적 측면에서도 볼 수 있는데, 기후, 토양, 유역, 종 그리고 생태 지역 또는 식품 유역이라고도 불리는 단위인 지역 농업 시스템으로 정의된 기본 생태 단위의 관점을 고려한 식품 생산 정소라 하였다. 한 물줄기 분수령 내의 지역(유역)과 유사하게, 식품 유역(food shed)은 음식이 어디에서 나오는지와 이것이 어디에서 마무리되는지 그 과정을 따라 정해진다고 하였다. 다시 말하면 식재료가 생산되는 곳과 음식이 만들어지는 곳의 범위를 가지고 음식 유역을 정하고 그 거리에 따라 로컬 푸드인지 아닌지를 판단한다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것은 법일 뿐이고 로컬 푸드라는 용어이 출발은 1980년대 미국에서 시작된 지역 농산물을 보호하고, 에너지 소비를 줄이자는 운동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에서 생산된 건강한 농산물로 만든 음식은 사람 건강에도 좋을 것이고, 먼 거리를 운송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어서다. 이러한 운동은 미국에서 지역 농산물 판매량 증가로 나타났고 이것이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지역 농산물 소비 운동으로까지 전개되었다. 이러한 운동이 활발한 오리건주에서는 ‘100마일 음식점(100 miles restaurant)’ 이라 하여 161km(100마일) 이내에서 생산된 재료를 주로 사용하는 식당들이 있다. 이들 식당은 현지 농·축·수산물 생산자를 지원하고, 일부 식당 주인들은 농장을 가지고 있는 예도 있다. 각 식당 메뉴에 포함된 현지 재료의 비율이 표시되어 있기도 하다는데 식당이나 메뉴마다 다양하다고 한다. 이 운동은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슬로우 푸드(slow food)’ 운동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안티 맥도날드 운동’으로도 불리는 이 운동은 비만이나 당뇨 등을 일으키는 패스트 푸드에 반기를 들면서 시작되었다. 정성이 담긴 전통음식으로 건강한 먹을거리를 되찾자는 취지로 1980년대 후반에 시작되어 이 운동 역시 전 세계로 퍼졌다.

봄부터 초여름까지는 갑오징어가 제철이다. 갑오징어는 회로 먹어도 맛있지만, 그 먹물로 밥을 볶은 먹밥의 맛은 일품이다. 어쩌면 이탈리아 요리 먹물 스파게티보다 우리나라가 먹물을 먼저 이용하지 않았을까? (전라남도 장흥)

우리나라에서는 미국의 거리 개념의 적용은 적절하지 않다. 또 100%를 지역 식재료만 사용하는 음식점은 전 세계적으로도 많지 않다. 그러나 우리나라 지방에서는 흔하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이 로컬 푸드 음식점들이다. 대개 지방을 여행하며 만나는 많은 음식점 가운데 싶게 찾을 수 있다. 재료의 생산지 표시에서 다 국내산인 경우는 로컬 푸드 점이라고 보아도 된다. 7년 전에 전라남도 장흥을 2박 3일로 여행을 한 적이 있었다. 이때는 방문한 식당들은 모두 로컬 푸드 점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우선 장흥 삼합을 예로 들어보자. 세 종류 - 버섯, 소고기, 키조개 모두 장흥산인데 함께 구워서 참기름에 찍어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삼합 요리에서 주요리는 지역산이 확실하고, 반찬들도 대부분 같은 군에서 생산된 것으로 보이니 전형적인 로컬 푸드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에서는 다른 지역산 양념 재료들이 있을 수 있으나 마을 식당에서는 거의 80% 이상은 지역산 농수산물로 요리했다고 보아도 된다. 그뿐만 아니다. 장흥군의 여러 면 지역에 있는 다른 식당들, 예를 들면 회진 포구의 ‘된장 물회’를 비롯하여 해안 마을마다 지역 음식점들이 가득하였다. 수문항의 바지락회 무침, 삭금리의 갑오징어 회와 먹밥, 죽청리 굴구이집 등은 그 일부였다.
    우리나라 산촌과 농촌 그리고 어촌에서 찾아보면 로컬 푸드, 즉 우리 음식과 슬로 푸드, 즉 지역 건강 음식들이 많다. 우리 음식이면서 건강 음식을 잘 지키는 일이 우리 문화를 지키는 일이며, 우리의 농수산업 자원을 보전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 봄이 끝나기 전에 코로나 감염증이 물러가면 우리 먹거리를 찾아 여행을 떠나보길 추천한다. 그래야 지역 경제도 살아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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