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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함께 노를 젓고 있다
  • 안산신문
  • 승인 2020.05.21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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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중<꿈의교회 담임목사>

  코로나 19로 인해 움츠러든 마음을 풀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안산천으로 나왔습니다. 한참을 걷다가 잠깐 쉬어가기 위해 벤치에 앉아 안산천을 바라보는데, 바람에 물결이 일어 시내가 찰랑거리고 있었습니다. 저도 덩달아 그 물결을 눈길로 따라가며 함께 춤을 추다가, 문뜩 물살을 가르며 표면 위를 미끄러지듯 나아가는 ‘조정 경기’가 생각났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크게 인기 있는 스포츠가 아니라 다소 생소하시겠지만, ‘조정 경기’는 노를 젓는 선수의 숫자, 노를 젓는 방식, 그리고 타수의 유무에 따라 다양한 세부 종목이 있습니다. 혼자서 노를 젓는 ‘싱글 스컬’에서부터, 배를 이끄는 타수와 8명의 선수가 교차로 노를 잡고 함께 젓는 ‘에이트’까지 흥미진진한 경주가 펼쳐집니다. 우리가 종종 스포츠 경기를 한 편의 드라마라고 비유하는 것처럼, 조정 경기도 드라마틱한 레이스들이 펼쳐지며 선수들과 관중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그런데 유독 이 어려운 시기를 지나는 우리의 인생과 관련해서, ‘조정 경기’가 주는 특별한 교훈이 있습니다. 우리 속담에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는 말이 있죠. 기회가 왔을 때, 때를 놓치지 말고 박차를 가해 기회를 선용하라는 의미입니다. 이 속담은 앞에서 설명해 드린 ‘싱글 스컬’과 꼭 맞습니다. 싱글 스컬은 순풍이 불 때, 그래서 물결이 정방향으로 일어날 때 목표점을 향해 노를 젓기만 하면 됩니다. 혼자서 하기 때문에, 혼자 잘 보고, 혼자 열심히 노를 젓기만 하면 된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나 혼자만 잘 해도 충분합니다.
  하지만 그 이외의 종목, 특별히 ‘에이트’는 다릅니다. 물론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하는 것’은 같습니다. 그러나 자기의 노만 열심히 저으면 안 됩니다. 한 번 상상해 보십시오. 8개의 노가 물에 들어가고 나오는 시간이 각각 다르면, 서로가 서로에게 저항이 되어 체력이 소진될 것입니다. 혹은 한쪽의 선수들만 마음이 맞아 열심히 노를 저으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 배의 방향은 조금씩 틀어지고, 결국 원을 그리며 뱅뱅 맴돌게 될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싱글 스컬’ 아니라 ‘에이트’를 하는 중입니다. 코로나 19라는 물살을 가르며 나아가는데, 함께 노를 젓는 사람 중 어떤 사람은 도저히 희망을 이야기할 수 없을 만큼 어렵습니다. 그러니 그와 같은 편에서 노를 젓는 사람들은 더욱 힘껏 저어야 합니다. 동시에 그와 반대편의 노를 젓는 사람들은 다소 힘을 빼고 기다려주어야 합니다. 답답하겠지만 한 박자가 앞선 사람은 반 박자만 느리게 노를 저어야 합니다. 힘들겠지만 한 박자가 뒤쳐진 사람은 반 박자만 빨리 노를 저어야 합니다. 그래야 함께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렇게 우리가 펼치는 ‘에이트’라는 조정 경기는 서로가 호흡을 함께 할 때 승리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에이트’에서 한 가지 더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8명이 좁고 긴 배에 앉아 있으면, 맨 앞과 맨 뒤의 사람은 서로 보이지 않습니다. 함께 호흡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말이죠. 그래서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 ‘타수’입니다. 타수는 전체를 살피고 적절하게 지시하는 지도자와 같습니다. 타수가 제대로 해야, 배도 안전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지금 우리의 타수는 어떤가요? 어려운 시기를 보냅니다. 전체를 살피는 넓은 마음과 적절하게 지시하는 지혜를 가진 지도자를 기대합니다. 행복이라는 목적지에 이를 때까지, 한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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