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석<편집국장>

신문사에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환자의 전화였다. 환자는 부당하고 억울한 심정을 토로할 길이 없어 신문사에 도움을 요청했다.
하소연의 핵심은 제대로 요양보호사가 간병과 가사도움을 해주지 않는 다는 것이다. 나아가 안산시 담당자가 도움 역할을 제대로 해주기로 약속해 시흥에서 한달전 안산시로 거주지를 이전했으나 약속과 달리 제대로 요양보호사가 관리해주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더구나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요양보호사를 더 이상 지원해주지 않는다는 증명서를 받은 환자는 이런 경우가 어디 있느냐면서 울분을 토하며 눈물을 보였다.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은 외상후 특정부위에 발생하는 만성 신경병성 통증과 이와 동반된 자율신경계 기능이상과 피부변화, 기능성장애를 특징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전화를 건 환자의 경우에는 조그마한 진동이나 소리에도 신체적으로 큰 고통을 받고 있으며 직접 의식주를 해결할 수 없을 만큼 마음과 몸이 큰 손상을 입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같은 환자들을 위해 정부는 ‘사회서비스 이용 및 이용권 관리에 관한 법률’을 신설하고 월 24시간내에서 요양보호사가 환자 집을 방문해 ‘가사.간병 방문지원 서비스’를 해주고 있다. 안산시도 관내 돌봄센터 2곳을 지정해 이러한 환자들을 연결해주고 관리 감독을 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서비스가 제대로 실효를 거두려면 사전에 필요한 절차가 있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번 환자의 경우 8년전 교통사고로 인해 증후군이 발생, 지금까지 고통속에 나날을 겪고 있다. 당연히 환장의 입장에서는 돌보미로 방문한 요양보호사에게 많은 주문을 할 수 밖에 없다, 더구나 이 환자는 문을 열기조차 힘든 것처럼 보였다. 혹시나 보여주기 위한 행동이라고 말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환자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요양보호사 대부분 나이가 든 분들이 많다. 통계적으로 보면 50~60대가 많다. 요양보호사도 봉사의식을 갖고 자격증을 취득하고 활동하지만 환자와 요양보호사간 상호존중은 반드시 필요하다.
고통을 겪고 있는 환자의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평상시처럼 돌봄 서비스를 해준 요양보호사의 잘못도 있다, 그렇지만 서비스를 받는 환자도 요양보호사와의 상황을 이해해 줄 아는 배려가 있어야 한다.
하루에도 몇 곳을 찾아 방문 서비스를 하는 요양보호사들의 힘든 실정을 안다면 환자의 입장에서 요양보호사의 거슬린 행동도 이해했어야 하지 않나 싶어서 하는 말이다.
환자는 환자의 입장만 내세운다면 이 또한 정부가 지원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결국 피해는 환자일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무조건 환자의 권리를 양보하란 말은 아니다.
결론적으로 상호신뢰 할 수 있는 요양보호사와 환자와의 기본적인 룰이 법적으로 명시할 필요하다. 지금 정부가 신설한 법률은 이용자 위주로 돼 있다는 것이 요양보호사를 방문시키는 돌봄센터의 불만이다.
요양보호사도 사람인데 무조건적으로 서비스를 하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법률상 별지로 첨가된 ‘가사.간병 방문지원 서비스 이용자 안내문’을 보면 이용자와 종사자는 서로 인격을 존중하고 신뢰해야 하며 더좋은 서비스를 받고 제공하기 위해 이용자 준수사항이 있다. 환자와 요양보호사 한쪽에 일방적으로 서비스가 진행되면 안된 다는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이들을 관리 감독하는 안산시가 나서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적극적으로 해결하길 바란다. 어째든 환자는 돌봄서비스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일방적인 서비스 계약 해지는 환자입장에서는 공공기관의 ‘갑질’로 보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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