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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종길의여행이야기<77>가까운 숲을 찾아 하루를 보낸다.
  • 안산신문
  • 승인 2020.07.0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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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적인 숲이라 하더라도 오랫동안 관리한 숲은 원자연의 깊이를 느끼게 하고 나무가 우리에게 주는 혜택을 쉽게 이해하게 만든다. (전라남도 담양)

‘내연산 계속 가장자리의 오솔길은 겨우 한 사람이 걸을 수 있을 정도로 좁다. 가파르지도 않고 단조롭기도 하다. ... 왼쪽 계곡 부근에는 느티나무, 팽나무 등 활엽수 세상이다. 극락교까지는 계곡물에 의해 섬으로 변한 곳을 지나야 하는데 그 안에는 바위와 소나무가 혼재한다. 아치형 다리에 서서 먼 숲을 바라보고 계곡에 큰 바위를 감상한다. 다리를 지나 경사진 길가에는 밤나무 고목 10여 그루와 느티나무가 계곡을 굽어보며 서 있다.’ - 이천용의 책 ‘숲에서 길을 찾다’에서 인용 -
  
   가까운 숲을 찾아 하루를 보낸다.

   가벼운 차림으로 나서도 된다. 굳이 멀리 갈 필요도 없다. 오히려 여러 사람과 접촉해야 하는 전철이나 기차를 타지 않아도 되는 거리에도 가볼 만한 숲이 있다. 주변 어디에나 산이 있고 그 산들은 숲을 안고 있으니 말이다. 작은 배낭에 그동안 시간이 없어 못 읽었던 책 한 권과 수건을 넣고, 고구마 두세 개 또는 샌드위치 하나에 물 한 통이면 충분하다. 집에 얇고 가벼운 깔 것이 있으면 가져가자. 숲에 앉아 잠시 사색하고, 책을 읽고, 무엇인가를 먹을 때도 필요하다. 윗옷에 주머니가 있으면 작은 수첩과 필기도구도 넣어가자. 가져가지 않으면 꼭 후회할 일이 생긴다. 함께 할 가족이나 이웃이 있으면 더 좋다. 산 정상을 정복할 필요도도 없다. 한때 걷는 길 만들기 붐이 전국을 휩쓴 결과로 도시 가까운 산이라면 어느 산이나 둘레길 하나쯤은 있다. 둘레 길을 돌다가 또 아니면 산길을 좀 오르다가 평안하고 경관이 좋은 숲속에 잠시 쉬다 와도 그만인 여행을 해보자. 여행이라 하기 뭐하면 나들이하자. 아침 일찍 출발하여 두 시간 정도 숲속을 걷고 두 시간 정도 숲에 머물러 보길 권한다. 그러면 몸은 물론이고 마음마저 한층 가벼워질 것이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해본다. ‘산’은 뫼 산(山)이고, 이 ‘山’자는 분명 한자인데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다. 강원도나 전라북도 내륙 고산지대를 여행하다 보면 이 한자어가 우리나라의 산의 모습을 보고 만든 것은 아닐까 하는 착각을 하곤 한다. 숲도 마찬가지다. 물론 순우리말이지만, 나무 끝이 뾰족해지는 모습을 보고 만든 글로 여겨진다. 필자만 그런가? 우리나라에는 산이 많다. 국토의 70% 정도가 산이라고 하니 산림 국가다. 김제평야와 같이 평지와 지평선을 가지고 있는 곳을 제외하고는 주변에는 다 산이 있다. 이젠 전국 어떤 산이라도 모두 나무가 가득하니 우리나라 숲의 비율도 70%가 훨씬 넘는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역설적이긴 하지만 산이 너무 익숙해서 그런지 숲이나 나무와 친근하지 않은 것 같다. 등산을 자주 해도 숲속에서 오래 머무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산에 가서 주의해야 하는 일을 어릴 때부터 너무 많이 듣다 보니 산을 오르고 그 둘레를 걸어도 정작 숲속으로 들어간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던 탓인지 모른다. 따라서 산 이름은 다 있어도 숲의 이름은 인공적으로 조성했거나 특별히 관리하던 숲이 아니면 그저 ‘동백숲’처럼 그 나무 이름을 붙여 쓴다. 홍수를 방지나 바람막이로 인공적으로 만든 숲에는 영천의 ‘오리장림(五里長林)’이나 담양의 ‘관방제림(官防堤林)’이라는 이름이 붙는다. 그러나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책 ‘숲에서 길을 찾다’의 저자도 책 속의 92개의 숲도 마을 이름이나 명소의 이름을 붙여 썼다. 다 잘 알려진 숲인데도.

작은 산이라 하더라도 계곡이 있고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나무가 제법 자란 숲이라면 식물의 향을 느낄 수 있다. 숲속에 머무는 시간을 별도로 만든다면 숲이 아늑하고 우리를 지켜준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 (경기도 안산)

또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는 말이 있다. ‘The giving tree’라는 외국 동화책에 우리 말로 번역한 것인데 의미가 잘 통한다. 아낌없이 주는 숲이라 해도 무방하다. 가끔 참나무 숲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보통 마을 주변이나 야산 낮은 곳에 숲을 이루는데 그늘은 물론이고 바람막이도 하고, 도토리는 식량이 되기도 하고, 겨울에는 난방용 목재가 된다. 고급 숯의 재료가 되니 마을 경제에도 도움을 준다. 그리고 집을 지을 때 훌륭한 목재도 된다. 남는 열매는 숲속 동물의 먹이가 된다. 하나 버릴 것이 없는 나무다. 주는 것이 많아 진짜 나무라고 ‘참나무’라는 이름을 붙였나 보다. 정작 참나무는 한 종의 나무를 칭하는 것은 아니고, ‘참나무 속’에 속하는 신갈나무, 떡갈나무, 갈참나무, 졸참나무, 굴참나무, 상수리나무를 통칭하여 부르는 이름이다. 숲은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많은 혜택을 제공해 왔다. 시골 마을 가까운 숲이던 도시 주변 숲이던 어느 숲이나 지역주민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일본에는 ‘사또야마(里山)’라는 용어가 있다. 필자가 이해한 바로는 우리나라와 같이 일본도 산이 많이 시골 마을들은 산으로 에워싸여 있고, 그 산들이 마을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다양한 도움을 주었고, 그래서 사람들은 그 산을 잘 보호하는 전통적인 생활양식이나 의식을 말한 것이다. 사람들에게 필요한 자연을 지키는 전통방식을 일본 방식으로 널리 홍보하고 있다. 그리니까 마을 뒷산에 관한 이야기다. 그렇지만 아시아 국가라면 어디라도 비슷한 생활 방식을 가지고 있다.
   숲이 이전보다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미세먼지도 줄여주고 지구온난화도 막으며 여름철 도심 온도도 낮추어준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굳이 피톤치드 이야길 하지 않더라도 숲속 걷기를 하면 건강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는 효과가 있다. 이 두 가지 이점은 학술적으로도 입증된 것이다. 안산의 한 학교 교장 선생님의 경험을 들어보면 숲으로 아이들을 정기적으로 데리고 갔더니 학교 폭력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하였다. 필자도 20년 전쯤에 10여 명의 아이는 한 달에 한 번씩 2년간을 숲이나 훼손되지 않은 자연엘 데리고 다녔더니 아이들이 자연을 아끼고 자세와 자연 친수성이 늘어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처음엔 뭔가 가르치려고 하였지만 큰 효과가 없음을 알고 자연 속에 그냥 풀어 놓았을 뿐인데 아이들 스스로가 뭔가를 체득한 것이라 당시에는 생각했었다. 쉽게 말하자면 놀러 다닌 것인데 아이들에겐 아주 소중한 기회가 된 것이었다. 이것으로 나중에 교육 관련 큰 상까지 받았다. 숲은 청소년들에게 학습능력을 향상하고 세상의 이치를 깨닫게 한다는 것까지 알게 되어 관심을 더 두게 되었다.
   이런저런 숲 이야길 많이 한 것은 숲이 우리에게는 보는 자연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어서다. 요즈음처럼 코로나로 마음마저 우울해지려고 할 때 그리고 집이 있는 아이들이 너무 답답해할 때 가까운 숲에 다녀오라고 권하고 싶어서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숲엘 다니면 아이들이 더 잘 자라게 한다니 일거양득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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