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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종길의여행이야기<78>바닷가에 가면 새로운 즐거움이 있다.
  • 안산신문
  • 승인 2020.07.1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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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에서는 갯벌 건간망 체험도 좋은 관광 상품이 되고 있다. 물이 빠져 나갔을 때 따라 나가 어민들이 수산물을 채취하는 모습도 보고 잡이도 돕고 다양한 생물들도 관찰할 수 있어 가족여행에 적격이다.

‘바다 자체처럼 해안 역시 머나먼 우리 선조들의 삶이 시작된 그곳을 찾는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조수와 파도의 리듬, 그리고 조간대에서 살아가는 더없이 다채로운 생명체에게는 운동과 변화와 아름다움이라는 확실한 매력이 있다. 또한 나는 그들에게 내적인의 의미와 중요성을 지닌 깊은 매혹이 어려 있다고 확신한다.’ - 레이첼 카슨의 책 ‘바다의 가장 자리(The Edge of the Sea)’에서 인용 -
  
   바닷가에 가면 새로운 즐거움이 있다.

   왠지 모르지만 바다는 멀리 여겨진다. 우리나라처럼 삼면이 바다이고 전국 어디서나 2시간 정도면 바다에 닿을 수 있는데도. 섬도 수천 개이고, 서해와 남해에서는 육지에서 한 시간 내에 갈 수 있는 섬들도 많다. 동해안이 아니라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당일로 섬에도 다녀올 수 있다. 그래도 섬에 가면 왠지 이국에 온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하고, 아주 외딴 전원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니까 선뜻 나서긴 어려워도 가기만 하면 바다 여행의 만족도가 높아진다. 이런 생각도 세대별로 약간 다를지는 몰라도 요즈음에는 한겨울에도 바닷가에서 차 한 잔 하러 떠나는 것이 낯설지 않다. ‘겨울에 강릉에서 커피 한잔’은 오히려 낭만적 여행이라 여긴다. 그리고 산에서만 호연지기를 기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바다에서도 가능하고 대자연을 바라본다는 뭉클한 생각도 가질 수 있다. 훌쩍 떠난 여행이 소소한 즐거움만 주는 것이 아니고 여행자 자신도 모르게 생각하지도 않은 묵직한 감정이 스며들 수도 있다는 뜻에서 말한 것이다. 
   지구 표면의 71%가 바다로 덮여있다. 그러니까 우주에서 보면 지구가 수구처럼 보인다. 필자가 한참 바다생물 연구에 빠져있고 물속에도 자주 들락거릴 때 한 여행가를 만났었다. 그 여행가는 전 세계를 다 돌아다녔다며 강연 후 가진 뒷자리에서 우연하게 필자의 옆자리에 앉았었다. 그래서 물어보았다. “배를 타고 다닌 여행이나 물 속 여행도 많이 하였나요?” 아니라고 답을 하였다. 필자는 다시 “그러면 지구 삼분의 일만 다닌 것 같습니다.”하였다. 순간 그는 당황하였었다. 이후에 다른 이야기를 할 준비까지 하였으나 대화까지 끊기게 되었다. “바다도 관심을 가지시고 여행을 해보시죠.”라고 겸손하게 권하는 것이 좋았을 걸 하면서 후회한다. 어째든 바다는 광대하고 전 대양은 이어져있어 있다. 어느 한 해변에서 바다를 바라보더라도 해양 전체를 보고 있는 것이 된다. 인류는 처음에 바다를 쳐다보고 두려움과 호기심을 함께 가졌을 것이다. 바다에 모처럼 아니면 어쩌다 다가간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배를 타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즐거움을 준다. 요즈음에는 낚싯배도 유람선과 같이 치장을 하여 여행객을 맞이한다.

우리나라 삼면의 바다는 그 특성이 서로 확연히 달라 여행자의 흥미를 더 자극할 수 있다. 서해안은 지형이 평탄하고 조차가 커서 갯벌이 잘 발달해 있다. 해안선은 복잡하고 크고 작은 만과 포구가 많다. 이들 해안의 특성들이 조금씩 달라 나는 해산물 종류도 차이가 있고 같은 종의 물고기라도 맛이 약간 다른 경우도 있다. 강화도에서 밴댕이가 최고라면, 새조개를 제대로 맛보려면 충청남도 홍성 남당 항엘 가야한다. 백합은 부안이지만 새만금간척사업으로 산지가 대부분 사라지고 말았다. 현지 산 주꾸미나 낙지를 찾으려면 동해안에서는 안 된다. 한편 동해안은 해안선이 단순하고 조차도 아주 작다. 해안을 따라 긴 모래해안이 잘 발달해있어 해수욕하기에 최고의 환경을 가졌다. 서해와는 완전히 다른 먹거리들이 있다. 동해안에는 물회 맛집들이 산재해 있다. 한편 남해안은 두 다른 해안 사이에 있어 서쪽은 서해안과 동쪽은 동해안가 해양환경이 비슷하지만 열대해역에서 북상하는 난류의 영향을 받아 남해안다운 풍광이 있다. 남해안의 특징 중에 하나 수산물이 두 해안과 비교하여 훨씬 다양하다는 점이다. 그러니 해안을 따라 남도의 바다 여행을 하면 지역마다 대표적인 먹거리가 다르다는 점에 놀라게 된다.
   뭐니 뭐니 해도 바다를 바라보는 것이 바다여행만이 갖는 제 맛이다. 그것도 저 멀리. 드넓게 펼쳐진 바다와 바다로부터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그리고 시시각각 변하는 해안의 모습에 더하여 육상에서는 볼 수 없는 신기한 생물들도 바다여행을 각별하게 만든다. 세상을 가로지르는 수평선과 푸른 하늘은 사진 촬영에서 최고의 배경이 된다. 이젠 여름이니 수영은 하지 않더라도 발을 바닷물에 살짝 적셔보거나 밀려오는 파도를 즐겨도 좋다. 서해안이고 모래갯벌이라면 썰물 때 따라 걸어 나가면서 비단고둥도 보고 작은 굴속에 숨어 지내는 생물들을 관찰해보아도 좋다. 어부들을 따라 조개를 캐는 것은 더 큰 즐거움을 준다. 그러나 생태관광객이라면 먹을 수 있는 큰 개체를 제외한 생물은 그 자리에서 보고 두고 오라고 권하고 싶다. 모든 해양생물은 바다가 집이므로 바다를 떠나면 바로 죽고 쉬 부패하기 때문이다. 시간 되는 여행자들은 배를 타보 것도 좋다. 물위에서 여행을 하는 것은 육지에서 바라보는 것과는 사뭇 다른 쾌감을 준다. 그 배가 유람선이든, 낚싯배든, 요트든 상관없이 뱃전에 서서 배의 속도와 마주쳐오는 신선한 공기는 그 어느 곳에서도 느낄 수 없는 특별한 것이다.
   늘 권하는 같은 것이지만 바다여행 준비물은 작은 노트와 가벼운 책 한권. 작은 배낭에 텀블러(물, 차 또는 커피가 들어있는)와 간식 조금 그리고 수건이면 충분하다. 물론 스마트폰이 카메라 역할을 잘 수행한다면 말이다. 비대면을 권장하는 시기이니 유명한 곳보다 한적한 바닷가를 찾아보자. 사람들이 북적이는 유명세를 타는 관광지라도 반드시 몇 사람이 앉아있을 한적하고 예쁜 장소가 있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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