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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면에 있는 이야기
  • 안산신문
  • 승인 2020.07.15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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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중<꿈의교회 담임목사>

  오늘도 멜론을 보면 많은 신곡이 쏟아져 나옵니다. 그 노래 중 대부분은 며칠 있다가 사라집니다. 그러나 때로는 나오고 얼마 안 되어서 한 시대를 풍미하는 노래도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 중의 소수는 어떤 형태로든 지금까지 많은 사람의 가슴을 울립니다.
  그런 소수의 노래 중 하나가 바로 윤수일의 <아파트>입니다. 1982년 처음 발표되었을 때에도 많은 사랑을 받았고, 지금도 야구장이나 대학축제의 응원곡으로 사용되면서 많이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 노래는 어떤 점에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을까요? 우선 신이 납니다. 응원곡으로 사용될 만큼 이 곡은 참 신납니다. 부르기만 해도 추임새가 날 만큼 신이 납니다.
  그리고 또 하나! 멜로디와는 달리 가사는 참 슬픕니다. 요약을 해보면 이렇습니다. “다리를 건너 숲을 지나 나를 기다리던 너 / 그리운 마음에 전화를 걸면 언제나 내게 속삭이던 너 / 떠나가 버린 너를 못 잊어 / 다시 또 찾아왔지만 아무도 없는 쓸쓸한 너의 아파트” 누구나 한 번쯤은 겪었을 이별과 그리움의 가사를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원곡 가수였던 윤수일 씨는 이 곡이 신나는 응원곡으로 사용되는 것이, 처음엔 적잖이 당황스럽고 아쉬웠다고 합니다.
  원곡자는 이 곡을 어떻게 지었던 것일까? 윤수일 씨는 한 인터뷰에서 이 곡을 지었던 뒷이야기를 밝힙니다. 이 당시 서울 곳곳에 아파트가 개발되고 있어서, 아파트를 주제로 한 노래를 만들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때 마침 친구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군대 갔던 친구가 휴가를 나와서 반가운 마음에 애인이 사는 아파트로 갑니다. 그리고는 그 집의 벨을 눌렀는데, 다른 사람이 나옵니다. 어떻게 된 일인가 수소문해보니, 이미 애인 가족들이 소리소문없이 이민을 떠나버린 겁니다. 그럼 왜 말도 없이 떠난 것일까? 군대에 있는 친구에게는 속상할 것 같아서, 말 한마디 하지 않고 그냥 떠나버렸던 것입니다.
  이것이 더 큰 상처로 다가온 남자는 자기 친구였던 가수에게 하소연을 했고, 가수는 그걸 듣고 바로 이거다 싶어서 5분 만에 곡을 만듭니다. 그것이 바로 '아파트'라는 곡이었다는 겁니다. 엄청난 곡을 만든 비하인드 스토리! 그러나 훗날 이 사연을 듣고 나서는 “이 사연의 경험자인 ‘친구’라는 사람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그 아픔을 털어놓을 친구가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신나게 부르는 곡 뒤에 우리가 알지 못했던 슬픈 이야기가 있는 것처럼, 오늘날 많은 분에게도 차마 고백하지 못한 외롭고 우울한 사연을 안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그 외롭고 우울한 사연을 풀 친구가 없다는 것입니다. 앞에서 본 “아파트”의 경우, 슬픈 사연의 주인공은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을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분은 그런 마음을 털어놓을 진짜 친구가 없어서 힘들어합니다. 그래서 어떤 분은 술로, 어떤 분은 폭력으로, 어떤 분은 반려견으로, 어떤 분은 다른 방법으로, 어떤 분은 극단적인 방법을 풀려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풀려고 하는 시도는 사랑하는 가족과 동료들, 더 나아가 우리 사회를 더 아프게 합니다. 이제는 먼저 다가갈 때입니다. 숨겨져 있던 이야기를 고백할 수 있도록, 우리는 마음을 열고 상대에게는 신뢰를 주면서 다가가야 합니다. 코로나 19로 사람들의 마음이 닫힌 때, 먼저 다가가서 들으려는 그 노력이 더욱 절실히 필요한 때, 이제 시작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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