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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종길의여행이야기<80>내게로 떠나는 여행
  • 안산신문
  • 승인 2020.08.13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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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면 하늘부터 흐려지고 밝고 맑은 날과는 확실하게 대비된다. 그러나 이 비와 검은 구름은 더 밝은 날을 예측하는 것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저 푸른 바다 끝까지 말을 달리면 소금 같은 별이 떠 있고, 사막엔 낙타만이 가는 길 무수한 사랑 길이 되어 열어줄 거야. 낡은 하모니카 손에 익은 기타 Your melody (나는 떠날래), 어린 왕자 Your melody 찾아 떠날래. Far away you’re my sunshine We were together 나는 사랑보다 좋은 추억 알게 될 거야. 텀블러 한 잔에 널 털어 넘기고, 이젠 나를 좀 더 사랑할 거야.
저 끓어 넘친 태양은 부글거리고, 오랜 꿈은 삐꺽거리고, 쿨럭인 자동차를 타고서, 꿈의 날개로 구름 속을 산책할 거야 &#8211;버즈(Buzz)의 노래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가사 중 일부 인용-
  
   내게로 떠나는 여행

   비가 오면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고 괜히 ‘센티멘탈’해진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 사태가 불러온 난감한 상황 때문에 사람들이 우울해진 상태를 의미하는 말일 게다. 본래 ‘블루’는 비나 눈 오는 날의 우울한 느낌을 나타내는 말이다. 연일 비가 많이 내려 사람들을 감상에 젖게 하는데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은 차분하지만, 추억을 자극하는 노래들을 찾아 듣는다. ‘웨더 뉴스’에 따르면 단순한 마음의 변화가 아니고 호르몬의 변화 때문에 우울감이 증가한다고 한다. 다분히 과학적인 인과관계가 있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즉, 세로토닌은 우리의 감정을 조절하는 호르몬이다. 세로토닌은 햇빛이 있을 때 원활하게 분비된다고 한다. 즉,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엔 일조량이 줄어들고, 세로토닌 분비가 줄어든다는 의미가 된다. 문제는 세로토닌이 부족한 경우 특별한 이유 없이 우리는 자신감이 떨어지거나 우울해지고, 불행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또한, 비가 오면 멜라토닌 분비도 감소하는데. 멜라토닌은 생체의 리듬을 조절하고, 숙면을 유도하는 호르몬이다. 눈으로 들어오는 빛의 양이 많아지면 멜라토닌 분비량이 늘어 대사가 활발해지지만, 반대로 비가 오거나 날씨가 흐리게 되면, 멜라토닌으로 인해 졸음이 밀려올 수 있다는 것이다. 나른하고 졸린 느낌, 무기력해지는 것 같고 우울해지는 건 이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덧붙여 호르몬이 아니어도 습도가 높아지거나 옷이나 물건이 젖어 생활이 불편해지면서 짜증이 나는 것도 비 오는 날 우울한 기분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도 말했다.
   때론 비가 여러 나쁜 상황의 총합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니까 비를 멈추는 사람이 간절히 필요한데 그 사람은 신이나 영웅이 되는 것이다. 팝송 ‘누가 비를 멈출까요?(Who’II stop the rain?)’에서 알 수 있다. ‘기억하는 한, 비는 계속 내렸지. 미스터리의 구름이 뒤덮였고, 땅 위에는 혼돈이. 시대를 지내온 좋은 사람들, 태양을 찾고 있어. 참 궁금해, 아직도 궁금해, 누가 비를 멈출지.’ 물론 아침 일찍 내리는 비를 보고 처량한 심정을 노래한 곡도 있다. 피터, 폴 앤드 메리(Peter, Paul and Mary)가 히트시킨 ‘이른 아침에 내리는 비(Early morning rain)’인데 곡이나 가사가 참 서정적이다. 국내외적으로 비와 연계된 노래들이 참 많으니 울적할 때 들으면 동질감을 느껴 우울감을 해소하는데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하는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그래서 유튜브에서 ‘비 오는 날 듣기 좋은 노래’을 검색하면 수많은 곡들이 뜨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글을 쓰는 현재 필자는 경상남북도를 여행 중인데 집을 떠난 지가 벌써 10일이 넘었다. 전국이 장마와 게릴라성 집중 호우로 피해가 잇따라 걱정이 많고 외출을 자제한다는 방송이 이어지고 있다. 가는 곳마다 비를 몰고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죄송한 마음이 앞서기도 했다.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며 방문 목적을 달성하고 시간이 조금 남으면 근처에 동네책방을 찾았다. 잠시 들려 주인과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하루 일정을 마무리하곤 한다. 그러면서 지역의 정서와 지역의 문화 역량을 엿보려고 하였다. 늘 비가 와서인지 조금은 가라앉아 있고 불투명한 미래에 관해 이야길 자주 나누게 되었다. 따뜻하고 달콤한 커피를 마셔보아도 기분 전환이 잘 되진 않았다. 이럴 땐 주말에 집에 머무는 것은 나았을 텐데 하는 생각까지 해보았다. 그래 맞다. 나를 찾아가는 여행이다. 하루라도 아니면 한 주말이라도 집에 머물면서 또는 꼭 집에 머물진 않더라도 자신을 찾아가 보는 여행을 해보는 것은 어떤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이 글을 쓴다. 여행이 꼭 멀리 떠나거나 여럿이 어울려 나들이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외롭게 지내야 좋은 작품이 나오고 기후가 안 좋은 지역에 좋은 작가들이 많은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비 오는 날 시 한 편 써보는 것은 어떨까?

가수 김원준의 노래 ‘나에게 떠나는 여행’에는 이런 가사가 있다. “아무도 살지 않는 빈 공간 속으로 이젠 느낄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언제나 똑같던 나의 삶들 속으로 다시는 오지 못할 추억을 만들고파.” 그동안 세상을 살면서 잊고 지냈던 나에게로의 여행을 떠나보길 권한다. 어쩌면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곳. 그 여행이 어떠한 여행보다 의미 있는 여행이 될지도 모른다. 가수 김원준은 내가 편하게 느낄 그곳을 만들어 좋은 추억을 쌓아놓고, 그곳에만 가면 내가 당당해지는 공간을 만들어야 하겠다는 다짐을 노래로 만든 것은 아닐까? 많은 가수가 불렀던 곡 ‘가시나무 새’의 가사 “당신의 쉴 곳...,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 당신의 쉴 곳 없네….” 여기서 당신은 또 다른 ‘나’이고 ‘어린 왕자’다. 너무나 쫓기며 사는 가수들 자신을 ‘나’로 표현하여 안타깝고 간절한 가수인 작곡가 자신의 심정을 글과 곡으로 읊은 것인데 여러 가수의 가슴에 깊이 와 닿았으리라.
    책을 읽어도 좋고, 음악을 찾아서 들으며 스낵을 먹어도 좋다. 하루쯤 쉬는 날은 자신을 위해 떠나는 여행을 해보자. 그리고 또 다른 나와 나만의 공간을 찾아가자. ‘사회적 거리 두기? 나와의 거리는 더 가까이!’라는 한 미술 작가전 ‘나 자신의 노래’를 소개한 신문의 제목인데 그 의미가 바로 와 닿는다. 작가전을 여는 미술관의 관장이 기획의 의도를 다음에 소개한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상이 돼버린 코로나 시대에 예술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이런 상황을 나 자신을, 나를 형성하고 있는 것들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보고 성찰하는 계기로 삼으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어떤 독자가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어디로 나다니지 말고 집에 있으라는 이야기를 어렵게 한 것 아닌가? 할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 하지만 한번, 하루만이라도 자신을 위해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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