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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이 중헌디
  • 안산신문
  • 승인 2020.08.19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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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중<꿈의교회 담임목사>

  지금 우리나라 사정이 급하다보니 다른 나라를 볼 기회가 없는데, 오늘은 다른 나라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혹시 ‘모리셔스’라는 나라를 아십니까? 아프리카 남동부에 위치한 섬나라로, 제주도보다 조금 더 큰 면적을 갖고 있습니다. 화산섬인 모리셔스는 산호초로 둘러싸여 있고, 자연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가고 싶은 대표적인 여행지가 됩니다. 이러다 보니 모리셔스는 국가 역량의 상당한 비중을 자연 보전에 쏟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모리셔스에게 재앙이 일어납니다. 일본 해운회사 소식의 화물선이 모리셔스 해안에서 산호초에 부딪혀 좌초되고 만 것입니다. 1천톤 가량의 원유가 바다로 흘러나와 모리셔스 해안을 오염시킵니다. 지난 2007년 태안에서 일어난 기름유출 사고를 기억하신다면, 모리셔스가 어떤 상황이 될지 그림이 그려질 것입니다. ‘천국의 섬’으로 불리던 모리셔스는 순식간에 ‘죽음의 섬’이 됩니다. 죽은 물고기들이 둥둥 떠다니고, 기름을 뒤집어쓴 바닷새들이 비틀거리는 것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결국 8월 7일, 모리셔스는 비상사태를 선포합니다.
  자연을 살리기 위해, 모리셔스의 많은 사람은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습니다. 또 직접 나설 수 없는 사람은 기름을 잘 빨아들인다는 머리카락을 기부하기 위해, 자신의 머리카락을 자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는 이 사고의 여파가 금방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합니다.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도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더 안타까운 것은, 좌초된 지 3주 만에 배가 두 동강이 나면서 더 많은 기름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있어서는 안 되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그렇다면 그동안 많은 배가 오가면서도 큰 문제가 없었던 이곳에서 왜 이런 엄청난 사고가 일어났을까요? 우선 이 배는 일본 해운회사에 소속되어있지만, 이 배 안에 일본인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필리핀, 인도, 스리랑카 국적의 선원이 있었고 선장은 인도 국적의 사람이었습니다.
  조사 결과, 이 배가 모리셔스 해안에 너무 가까이 다가가니까 해안 경비대가 경고했는데, 무시하고 섬 가까이에 붙어서 운행하다가 암초에 걸린 것으로 드러납니다. 경비대가 경고까지 했는데, 배는 왜 무시하고 가까이에 붙은 것일까? 그 이유는 이것이었습니다. “와이파이에 연결하기 위해서.” 또 승조원의 생일을 축하하느라, 안전에 주의하지 않았다는 증언도 나옵니다.
  결과적으로 자기들의 이기적인 목적을 위해서 마음대로 행동했고, 그것이 모두에게 큰 재앙을 가져왔다는 것이, 지금까지 드러난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와이파이가 필요했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사정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목적이라고 해도 그것이 이웃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한다면, 차라리 하지 않는 게 맞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선박은 그 모든 것을 무시했던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금 다시 유행이 시작된 코로나 사태를 지켜봅니다. 경제도 살려야 하고,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선택해야 할 것이 많은 이때, 우리가 기억해야 할 말이 있습니다. “뭣이 중헌디?” 진짜 중요한 것, 제일 중요한 것, 바로 나와 이웃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길을 잡아야 합니다. 또 다시 시작된 유행! 해야 할 일도 많겠지만, 중요한 것을 놓지 않는 우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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