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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종길의여행이야기<82>가장 오래된 여행 방식을 체험해보자
  • 안산신문
  • 승인 2020.08.2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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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도시라도 조그만 외곽으로 나가면 전원이나 자연이 덜 훼손된 길을 만날 수 있다. 걷기는 사람에게 여러 가지 좋은 혜택을 주지만 그 가운데 최고는 ‘행복’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언제나 소풍 가듯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을 나서는 건 아니다. 어느 날 아침에는 나도 하루쯤은 그대로 이불 속에 파묻혀 있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귀찮음과 게으름을 딛고 일어나 몸을 움직여 걸으면 이내 두 다리에 힘이 들어가고 멀고 막막해 보였던 세상과 나의 거리가 훅 당겨진다.’ &#8211;하정우의 책 ‘걷는 사람, 하정우’ 서문 중에서 인용-
  
   가장 오래된 여행 방식을 체험해보자

   어쩌면 이 글은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의 후속편이라고 해도 된다. 비대면을 권장하는 사회가 언제 끝날지 모를 정도로 지속하고, 사람들의 활동을 보다 제한하려는 논의가 이어지고, 관련된 정부 발표들이 하루가 멀다고 나온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라 확진자 수가 진정되지 않고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나라 전체로 확산하는 것을 막으려는 정책입안자들의 모습에는 긴장감과 두려움까지 엿볼 수 있다. 이를 바라보는 일반 국민은 어떻게 할 것인가? 경제적인 문제, 특히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나 새로운 정책의 시행이 불가피해 보지만, 이 글에 다룰 주제는 아니다. 여행 시리즈를 집필하는 필자의 관점에서는 사회적으로 사람들의 만남 자체를 제한하고 집에서 외출도 걱정해야 시점에서 어떻게 연재를 이어가야 할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다가 이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여행 방법’이라는 글귀를 어떤 글에서 본 기억이 떠올랐다. 인류가 최초로 여행을 떠났다면 그것은 의심할 여지 없이 걸어서 한 것이 분명하다. 불과 사오십 년 전만 하더라도 걷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어서 십 리 그러니까 4∼5㎞ 정도 거리는 차비를 아껴야 하는 거리로 여기고 당연히 걸어 다녔다. 물론 지역에 따라 그 두 배 정도가 되는 거리를 걸어 매일 학교에 다닌 경험을 자랑삼아 말하는 이들도 여럿 보았다.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서 봉평장에서 대화장까지 칠십 리를 걸어서 이동하는 상황을 묘사하였다. 모르긴 해도 실제 장돌뱅이들은 일주일에 적어도 닷새는 몇 시간씩을 걸어야 했을 것이다. 장을 보려는 보통 사람들도 하루 외출을 하려면 새벽에 나와 장터에 들렀다 해 질 무렵에 돌아오는 일들이 빈번했을 생활이 일상사였다. 또 어떤 이들은 영덕이나 울진에서 잡힌 수산물을 지고 백두대간을 넘어 안동이나 예천으로 져 나른 이들의 이동 수단도 역시 ‘걷기’였다. 100여 년 전만 해도 그랬다.
   지금은 건강을 위해 걷는다. 안산의 한 블로거는 매일 걷는 거리와 소모한 에너지 그리고 그 코스를 블로그에 올리고 걷기 예찬을 하고 있다. 디자인도 좋고 그래픽도 깔끔해 한눈에 걷는 장면이 바로 상상이 될 정도다. 그래서 걷는 것이 사회생활을 행복하게 하는 데에도 크게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였다. 몸을 위해 억지로 걷거나 어쩔 수 없이 걷게 만들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뿐 아니라 자신감이나 자존감을 높이는 일로써 하는 것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걷는 동안에 자연의 변화도 느끼며 식물들이 꽃 핌과 크고 작은 동물들의 움직임도 항상 관찰할 수 있었으리라. 정서적으로 좋은 느낌이 드는 일들이 많아지면 마음이 맑아지고 창의성도 늘어나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단순히 걷는 일이 아니라 그 자체가 짧은 여행이라 해도 무방하지 않은가? 여행의 목적 중의 하나는 일상에서 쌓였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자유로움을 느끼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면 이 걷기도 ‘여행’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운동으로 하는 걷기가 거리도 짧고 재미도 덜 하다는 반박이 있을 수 있다. 거리는 늘리면 되고 가족이나 친구 한두 명과 함께 하면 즐거움은 배가 될 수 있다. 반려견이 있다면 또한 좋은 동행이 된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혼자 할 수밖에 없는 여행(또는 걷기를 위한 외출)도 때로는 자신을 조용히 되돌아볼 수 있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전국 어떤 고장이라도 멋진 길들이 있다. 만약 없다면 마을과 마을 사이를 잇는 길을 조용히 걸어도 된다. 일단 집을 나서자. ‘그래 지금부터 나만의 여행을 해보자.’라고 마을을 먹으며. 1. 일단 집에서 목적지까지의 왕복 거리와 걸을 지역과 경로를 검토해본다. 2. 중간에 작은 상점이나 카페 아니면 편하게 머물 숲이나 쉴 곳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3. 작은 가방에 물병, 아주 작은 노트와 필기도구, 핸드폰, 작은 수건 그리고 돈 이만 원 정도를 챙겨 넣는다. 4. 여름이니 선크림을 잘 바르고 모자(선글라스가 있으면 함께)를 쓰고 편한 운동화를 신는다. 마지막으로 마스크를 쓰고 나선다. 그러면 하정우의 책에서 말한 대로 세상이 내게로 훅 다가올지 모른다.

어떤 도시라도 도심에 공원이나 나무들이 많은 숲길이 있게 마련이다. 꼭 숲길이 아니더라도 역사적 유적이 있는 골목이나 카페 거리도 무방하다.


 한 의학 전문가는 “사회적 거리 두기, 나만의 ‘행복 백신’ 키울 절호의 기회”라는 칼럼에서 “의학적으로도 행복한 사람은 면역 기능이 높아 질병 대처 능력이 우수하다. 독감 접종 후 항체 형성률은 행복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50%나 높다. 성공 위주의 가치관에서 벗어나 행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생활이야말로 감염병 대유행 시기를 극복하는 최고의 방역인 셈이다.”라고 하였다. 그렇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행복하려고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 ‘행복 백신’을 걷으면서 만들어보자. 사실 여행이라니까 준비물을 언급한 것이지 그냥 동네 한 바퀴만 돌아도 된다. 그러면 마음이 좀 편해질 것이고, 나 혼자서 생각에 잠겨 걸어보면 행복 바이러스가 내 몸속을 퍼져 나갈 것이라 믿기 바란다. 혼자 하기 힘들면 집콕을 하는 아이들과 함께 해보자. 그리고 행복감을 키워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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