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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우침과 인내
  • 안산신문
  • 승인 2020.09.16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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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중<꿈의교회 담임목사>

  농구를 좋아하는 분에게, 떠올리고 싶지 않은 존재가 있습니다. 바로 강동희 전 프로농구 감독입니다. 그는 우리나라 농구의 전설적인 선수였고, 감독으로서도 성공적인 이력을 쓰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잘 나가던 그였는데, 어느 날 범죄자의 신분으로 기자들 앞에 서면서 충격을 줍니다. 한때 나는 아니었다고 부정했지만, 승부 조작이 진짜인 것으로 드러납니다. 그 결과 그는 2013년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받았고, 농구계에서 영구제명을 당하고 맙니다.
  그리고 한동안 자취를 감추던 그는 몇 년 뒤 다시 활동하기 시작합니다. 프로야구와 농구에서 승부 조작 예방을 위한 강사로 활동합니다. 작년 11월에는 한 지자체의 장애인체육회 농구팀의 기술고문을 맡았다는 이야기가 들렸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시선은 냉담했습니다. 이런 냉담의 시간이 계속 이어지다 보니, 그는 몇 년 전부터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했고 대인기피증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그러던 중 얼마 전, 한 지상파 프로그램에 그가 등장합니다. 대학 시절부터 그를 아끼던 한 농구인이 그를 대중들 앞에 나오도록 요청한 것이었습니다. 그 요청에 응한 그는 조심스럽게 잘못에 대한 용서를 구합니다. 얼마나 진솔했는지, 그 프로그램의 PD도 진심이 느껴졌다고 언급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반가웠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던 반면에, 영원히 용서할 수 없는 죄라고 비난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또 마음은 받아들이겠으나, 나오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팬들도 있었습니다. 7년이나 자숙하고, 이 정도의 진심을 보여주었지만, 한번 닫힌 마음의 문은 아직도 멀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한 사람의 이야기처럼, 한번 닫힌 마음의 문은 쉽게 열리지 않습니다. 특별히 모두가 공분할만한 죄를 지은 사람에 대해서는, 어떠한 진심을 보여도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그럴 때 용서받고 싶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극단적인 선택으로 진심을 보이면 될까요? 아닙니다. 무력을 동원해서 강제로 용서를 받아내야 할까요? 아닙니다. 그럴 때 해야 할 것은 어떠한 비난도 감수하며 인내하는 것이고, 묵묵히 바르게 사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면 언젠가 그 진심은 드러날 때가 오기 때문입니다.
  현재 안산이 떨고 있습니다.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한 범죄자가 12년의 형기를 마치고 출소하면 자신이 원래 살던 안산으로 돌아오겠다고 이야기했기 때문입니다. 언론에 의하면 조용히 살겠다고 이야기했다고 하지만, 사람들은 벌써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물론 법에 따라 재범 방지를 위한 전문교육을 할 것이고, 5년간 신상정보가 공개되며, 7년간 전자팔찌가 채워질 것입니다. 또 전담 보호 관찰관을 붙일 것입니다. 또 시에서는 211대의 cctv를 추가로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저는 출소한 뒤에 조용히 살겠다는 그의 말이 좋은 방향으로 진심이기를 기대합니다. 하지만 기대하는 대로 좋은 쪽으로 조용히 산다고 해도, 대중들은 끝까지 마음을 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럴 때도 오직 하나만 집중하면 됩니다. “뉘우치는 마음으로 내가 바르게 살고 있는가?” 그렇게 살며 인내하면, 언젠가 진심을 알아줄 날이 올 것입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않는 것! 그 시작은 뉘우침과 인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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