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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종길의여행이야기<85>맛집여행기 한번 써볼까?
  • 안산신문
  • 승인 2020.09.2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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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게보말비빔밥’이다. 전통의 메뉴는 아니지만, 향토적인 느낌이 확 나고 식당 주인의 창의성이 돋보이는 메뉴이다. (제주도 성산)

“어느 지역이 먹거리 특산물을 안게 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자연이 내어준 선물을 잘 가꾼 경우도 있고, 어느 한 사람 노력이 마을 전체로 퍼져나간 것도 있다. 때로는 행정이 적극적으로 나서 힘을 보태기도 한다. 하지만 어느 하나가 중심에 있다 할지라도, 결국에는 자연환경 &#61600; 사람 손길 유통 행정 입소문 같은 것이 하나로 어우러진 결과물이라 할 수 있겠다.” -남석형 등이 지은 책 ‘맛있는 경남’의 머리말에서 인용-
  
   맛집 여행기 한번 써볼까?

   추석이 다가올 때면 늘 넉넉한 인심과 풍성한 먹거리를 기대하게 된다. 하지만 올핸 귀성을 자제해 달라 권고를 할 정도의 코로라 19가 만든 상황에서 예전과 같은 분위기와 기분을 느끼긴 어렵다. 그래도 자제하면서 동네 식당을 방문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독자 여러분이 거주하는 지역에 고향 음식을 파는 곳이 있다면 참 좋을 것 같다. 그러면 고향에 대한 향수도 해소하고, 지역 경제도 살리니 일거양득이 아니겠는가? 사람들은 대체로 먹는 것을 좋아하고, 대부분 자신만의 맛집들이 있다. 그리고 해당 음식이나 그 음식을 파는 식당을 좋아하는 이유도 분명히 있을 거다. 그런 맛집들을 좋아하는 이유와 음식의 내용을 잘 설명하여 모으면 그것이 동네 맛집 안내서가 될 수 있다. 이런저런 이유를 머릿속에만 둘 게 아니라 적어서 남들이 볼 수 있게 하면 그것이 안내서 아닌가?
   먼저 준비해보자. 몇 가지 기준을 정하고 소개할 지역의 범위를 정하고 시작하자. 이왕이면 점수로 평가하는 이 간편하고 객관적으로 보이는 이점이 있다. 다만 지나치게 주관적으로 되어서는 안 되니 각각의 기준을 정하고 평가한 다음 적어도 몇 점 이상만 소개한다든지 하는 것이 좋다. 인터넷에서 보면 점수를 5점 만점으로 두고 총점을 주어 식당이나 숙소를 리뷰 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래서 예를 들자면 식당인 경우 음식의 신선도, 맛, 식당의 청결, 주인이나 종업원의 친절, 가격 등을 1점씩 두어 총합이 3.5점 이상만 소개한다고 해보자.
   그다음 여행 지리적 범위를 우리 군이나 구 또는 시를 기준으로 할 것을 권한다. 너무 넓으면 부담이 되니. 도시가 크다면 그중에 몇 개 동이나 면을 잡아 시도해본 다음 정해도 된다. 맛집도 어떤 음식을 파는 것으로 정할 지에서부터 여러 가지로 분류해서 나누면 일이 줄어든다. 외국 음식과 한식 그리고 한국에서도 각 지역 음식인지를 구분하고, 평가할 음식이 아침, 점심, 저녁인지 그리고 요리별로 구분할 수도 있다. 요즈음엔 라면도 종류가 수십 가지가 되고 새로운 이름이 끊임없이 나타나니 한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런저런 생각을 정리한 다음 책방 나들이를 하길. 최근엔 맛집을 소개하는 책자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리고 새로운 책이 계속 출판된다. 어려운 출판계 사정에도 불구하고 음식이나 식당 관련 책은 불황을 모르나 보다고 착각을 할 정도다. 책들을 크게 두 종류인데 하나는 조리법이 나와 있는 소개서이고, 다른 한 종류는 이 글에서 권하는 여행서이다. 여행하다 만난 음식점이나 음식을 소개하는 것인데, 카페와 찻집에서부터도 지역별 맛집 등 아주 다양하고 개성이 넘치는 책들이 많다. 물론 ‘한국 맛집 579’처럼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서적도 있고, 광역시도만을 대상으로 하기도 한다. ‘대한민국 누들로드’처럼 한 종류의 음식을 대상으로 한 것도 있다. ‘365일, 맛있는 빵을 찾아서’처럼 베이커리를 소개하고 간단한 만드는 법도 알려주는 책 등도 있다. 이들 가운데 자신이 만들고 싶은 책 한 권을 골라서 잘 읽어보자. 그리고서 흉내 낼 계획을 세워보자.

시골 동네에 있는 식당인데 식당이름이 소금밭이고 글을 소개 껍데기로 썼다. 메뉴는 지역 자원이 아니면 만들 수 없는 요리가 가득하였다. (제주도 성산)

글의 양이나 어떤 부분을 볼 것인지 엿보고, 사진도 몇 장이나 있으면 좋을지 세보자. 또 나만의 정보 찾기를 할 아이디어가 있으면 이상적이다. 그림 솜씨가 있으면 한 두 컷을 그려서 두었다가 쓰면 글이 더 좋아 보인다. 무엇보다도 글에 대해 두려움을 갖지 말자. 친한 친구에게 식당이나 음식을 소개한다고 생각하고 말하는 그대로 옮겨 적으면 된다. 지금은 어색하고 또 누구에게 내보이기가 약간은 두렵지만, 나중에 활자화하고 나면 명문장처럼 보이니 걱정은 하지 말길. 그렇다고 현장에서 글을 길게 쓸 수 없을 테니 간단한 메모를 해두었다가 사진과 함께 보면서 적어내면 된다. 다만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틀 정도 지나면 기억도 희미해진다는 점. 필요하다면 메뉴를 촬영해 두는 것도 필요. 음식을 찍을 때는 트리밍할 때는 계산하여 구도를 잡는 것이 좋다.
   이제 여행을 떠나보자. 추석 연휴 중 하루에 한 곳, 동네 식당을 찾아가 보자. 평소에 맛집으로 알려진 곳이나 지나다니면서 본 특이하다고 느낀 곳 또는 디자인이 마음 드는 곳 등등. 포장마차라도 좋고 김밥집을 찾아다녀도 괜찮다. 제주에는 김밥에 전복이나 소라 그리고 문어까지 들어간 김밥이 있다. 아마 김밥의 메뉴처럼 가장 복잡하게 진화하고 늘어나는 음식이 드물 것이다. 서귀포의 한 김밥집은 줄을 서서 기다려야 먹을 수 있고, 오후 6시경이면 재료가 다 떨어져 문을 닫곤 한다. 어떤 이는 동네 맛집 지도를 그려 한 집씩 정복해 나가기도 한다. 독자 여러분의 자유로운 선택과 방랑을 기대한다. 어쩌면 여러분 중에 나중에 인기 있는 맛 평론가나 수필가가 나올지 누가 아는가? 아니면 지역에서 몰랐던 음식의 역사를 발굴할지도 모른다. 칠흑 같은 어둠 속의 절대 우울한 상황에서도 한 줄기 희망 빛을 발견하는 것이 인생이다. 음식점을 창업한 사람 중에는 그런 사람들이 간혹 있다.
   추석 휴가 때에 한 일로 작은 책 하나가 될 출발이 되면 좋겠다. 친구들과 협업을 하면 ‘명절에 가볼 만한 음식점’이라는 작은 책 한 권을 만들 수 있을지도. 굳이 책을 내지 않더라도 작은 추억이 될지도. 우리 동네에 추석에 갈만한 식당이 어디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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