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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정말 월북을 했을까
  • 안산신문
  • 승인 2020.10.21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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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원<동화작가>

청문회는 국회가 정부의 중요한 안건 심사, 국정감사 시 꼭 필요한 제도이다. 필요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증인을 채택, 증언을 청취하는 제도이다. 미국 의회에서 많이 운용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1988년 처음 실시되었다. 제5공화국 비리 조사에 관한 청문회였다. 제5공화국의 총체적 비리와 12&#8231;12사태의 불법성, 광주민주화운동의 발포 명령자 및 진상 파악 등이 주요 쟁점이었다. 
바야흐로 국회의 청문회 계절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시작부터가 맹탕이고 국민들의 짜증만 돋우게 하고 있다. 앞으로도 더 첩첩산중일 텐데 텔레비전의 진실게임 프로그램을 보는 것 같아 한숨이 나온다. 이래저래 코로나에 지친 국민들의 짜증만 더해주는 청문회가 계속 될 것 같다. 여당과 야당의 주고받는 막말도 짜증을 가중시킬 것이다.  
해양수산부 소속 이 씨의 죽음에 관한 진상이 명쾌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해경은 월북에 무게를 두고, 야당은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고 반격하고 있다. 북한이 유감성명을 냈지만 북측 해역에서 일어난 사건이기 때문에 정확한 조사는 기대하기 어렵다. 가장 큰 쟁점은 숨진 이 씨의 월북 여부와 북측의 주검 훼손 여부이다. 지난 9월 21일 연평도 부근에서 어업지도를 하던 승무원 이 씨가 실종되었다. 22일 북한은 이 씨를 해상에서 사살했고, 해상에 기름을 뿌려 시신을 소각했다. 이 보도가 23일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 시작했다. 온 국민을 경악 속으로 빠뜨렸다. 정부는 24일이 되어서야 입장을 발표했다. 대통령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충격적 사건이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경계태세를 강화하라고 했다. 대통령의 메시지는 청와대가 이 씨의 사망 첩보를 입수한지 43시간 만이었다. 늦어도 한참 늦은 발표였다. 대통령의 종전선언이 희석 될까봐 그랬을까?
해경은 지난달 24일 자진 월북 가능성을 언급했고, 29일에도 같은 결론의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이 씨의 동료들은 그의 월북 가능성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동료들로부터 월북 가능성이 없다는 일치된 진술을 확보하고도 15일 이상 은폐한 것이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로 인해 청문회의 파문은 점점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막말 파문도 기름을 부은 격이 되었다. 민주당의 중진 의원이 “그분이 떠내려가거나 혹은 월북했거나 거기서 피살된 일이 어떻게 정권의 책임인가?”라는 무책임한 말을 했다. 4선 의원이나 되는 의원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다니 너무 오래 의원을 한 것 같다.  
유족과 야권은 여권이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이 씨에게 월북자 프레임을 씌운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 씨의 형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동생의 수영 실력과 평소 행동 그리고 조류 등을 감안할 때 월북 가능성이 전혀 없음을 강조했다. 또한 해경이 이 씨의 평소 도박 등에만 관심을 갖고 이에 집중적으로 질문했다라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동생이 부인과의 불화와 빚으로 월북을 했다는 일각에서 나온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누구 말이 진실인지 청문회에서 밝혀야 하는데도 캄캄하기만 하다. 그 와중에 이 씨 아들인 고등학생의 편지가 가슴을 아프게 짓누르고 있다. 가장 아픈 편지 구절 중 일부이다.
‘대통령님께 묻고 싶습니다.
지금 저희가 겪고 있는 이 고통의 주인공이 대통령님의 자녀 혹은 손자라고 해도 지금처럼 하실 수 있겠습니까? 아빠는 왜 거기까지 갔으며 국가는 그 시간에 아빠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왜 아빠를 구하지 못하셨는지 묻고 싶습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저와 제 동생을 몰락시키는 현 상황을 바로 잡아주십시오.’
하루 빨리 이 씨 사건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 정쟁에 휩싸여서는 아무 것도 밝힐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UN 특별보고관까지 이 씨 사건을 정확히 밝힐 의무가 한국과 북한 정부 모두에게 있다고 말할 정도이다.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한 격이다. 청문회다운 청문회가 되어야만 이런 망신도 씻어낼 수가 있다.
그는 정말 자진 월북을 한 것일까? 정답은 고인이 된 이 씨만이 알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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