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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종길의여행이야기<88>훌쩍 기차를 타고 추억 속으로
  • 안산신문
  • 승인 2020.10.28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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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여행을 어딜 가나 설레게 마련이다. 특히 열차 차창을 통해서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풍경은 낯선 시간으로 떠나는 타임머신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조금은 지쳐있었나 봐 쫓기는 듯한 내 생활 / 아무 계획도 없이 무작정 몸을 부대어보며 / 힘들게 올라탄 기차는 어딘고 하니 춘천행 / 지난 일이 생각나 차라리 혼자라도 좋겠네 / 춘천 가는 기차는 나를 데리고 가네 / 오월의 내 사랑이 숨 쉬는 곳 / 지금은 눈이 내린 끝없는 철길 위에 / 초라한 내 모습만 이 길을 따라가네 / 그리운 사람” - 김현철의 노래 ‘춘천 가는 기차’의 가사 일정 인용 -
  
   훌쩍 기차를 타고 추억 속으로

   여행 적기라는 말이 있다. 바로 지금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선선한 바람과 맑고 고운 하늘, 아름다운 단풍까지 있는 이 계절, 가을. 봄도 적기라고 하지만 밝고 따스한 기운이 있지만, 상쾌함은 부족하다. 산들바람으로 마음을 속 시원하게 해주는 시기로는 가을이 깊어가는 이때인 것이 분명해 보인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면 지금이고 추억을 되살려내기에도 최적의 시간이다. 철컥철컥하는 쇠들의 부닥치는 소리가 정겹게 하는 것이 기차의 매력이다. 코로라로 아직은 조심해야 하는 시기인지라 안전을 고려하면서 가족들이나 가까운 옛 친구들 몇몇과 떠나기로 기차여행만 한 것이 없지 않나 싶다.
   수도권에 살았던 사람 중에 50대 이상은 춘천행 기차에 대한 여러 가지 추억을 있을 것이다. 서울 청량리역에서 춘천까지 약 2시간 동안 기찻길이 1970-89년대를 지내왔던 청춘들에게는 추억이 서린 길이었다. 청량리에서 만나 출발하면 춘천까지 가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 마석, 대성리, 청평, 가평, 강촌 등의 유원지나 여행 목적지에 내려 주로 강변에서 놀았다. 당시에는 이들 지역을 관광지로 보기보다는 단체로 가서 즐겁게 지낼 수 있는 가장 경제성(지금 용어로는 가성비)이 높은 곳이니 최고의 장소였던 데다. 특히 청소년들이나 교회 등 단체들이 자주 간 것은 접근성이 높아서였다. 다 기차가 있어 가능했다. 기차를 탁 시작하기 전부터 신난 분위기는 차내에서 기타 치며 노래하고 수다 떨고 술 마시며 이어졌다.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었으나 나름대로 재미가 넘쳤다. 간혹 기타연주를 잘 하는 이가 있으면 열차 한 칸 전체가 떼창도 했으니 말이다. 경춘선은 기억이 분명치 않지만, 대성리역에서 8시면 막차가 떠났는데 이를 몰랐던 이들로 인해 많은 에피소드가 만들어졌다. 이렇게 수많은 추억을 생산하던 열차도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2010년 연말을 마지막으로 이전의 무궁화호 열차가 폐지되었다. 이어서 복선전철이 대신하게 되어 이젠 1시간이면 춘천에 닿는다. 위의 노래 ‘춘천 가는 기차’는 열차를 타고 춘천으로 가는 길에서 옛사랑을 그리워한다는 내용이며, 가수 김현철이 1989년에 발표한 곡으로 인기를 많은 얻었다.
   어떤 기차도 유사한 특유의 장점들이 있다. 일단 안전한 대중교통이며, 일반 차량 여행보다는 훨씬 안전하다. 예전의 경춘선처럼 활발하게 활동하지는 못하지만 한 공간 안에 일행이 있어 편하게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큰 장점이다. 한국철도공사는 교통을 담당하는 공사이지만, 현재 한국에서 가장 큰 관광네트워크로서 역할이 더 클지도 모른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이유는 열차가 갖는 가장 큰 장점은 다른 이동수단보다 빠르고 도착시각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바로 이점이 관광에서도 큰 장점인 까닭이다. 자유여행으로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 움직이기가 정말 좋다. 전국 260여 개의 역을 적어도 한두 번만 갈아타면 정확하게 계획한 목적지 역에 도착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다. 특정 지역을 운항하는 관광열차도 있다. 예를 들면 청량리에서 영월 아우라지역을 오가는 ‘정선 아리랑 여행’, 영주역에서 철암역까지의 ‘백두대간 협곡 여행’, 부산역에서 전라남도 보성역까지 가는 ‘남도 해양 열차’ 등이 있다. ‘평화열차 DMZ’는 용산역에서 백마고지역을 가는 노선과 도라산역을 가는 노선으로 두 방향으로 나뉜다. 정선으로 가는 열차는 장날에는 항상 만원이다. 전남 곡성은 섬진강 열차 여행으로 인기 관광지가 되었다. 

현대의 역은 열차의 정류장으로서뿐만 아니라 여행을 중계하는 시스템으로서도 작용하게 됨으로써 점점 기능이 복잡해지고 있다.

   열차 여행에서 잘 언급되지 않은 또 다른 이점은 국내에서 가장 정보량이 많고 디자인도 우수한 여행잡지 ‘KTX 매거진(케이티엑스 매거진)’이 비치되어 있다는 점이다. 여행 중에 다음 여행을 설계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관광 정보들이 가득하다. KTX 매거진의 지난해 9월호에는 특별 부록으로 “우리가 몰랐던 가을 추천 여행지‘가 있었다. 특히 맛집과 걷는 길 그리고 체험 정보는 공신력이 높다. 자주 기차여행을 해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알게 되는 것처럼 기차 안에서 가지게 되는 시간적 그리고 공간적 여유가 인기 맛집이나 목적지 주변의 다른 관광지 탐색이 가능할 정도라는 것이다. 물론 핸드폰에서 다 찾을 수 있지만, 책으로 보는 맛과는 사뭇 다르다. 이렇게 다양한 장점이 있는 기차여행을 이때 추천하는 것은 가을이고, 코로라 19 감염증의 위세가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철도 옆 산천을 지나면서 울긋불긋하게 변한 숲을 바라보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지난 추억을 떠올려 보는 것도 힐링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생활 지친 여러분들 하루만이라도 시간을 내어 기차여행을 다녀오기 바란다. 달력을 보고 예약을 서두르자. 그래서 그리움을 소환해보고, 새로운 활력을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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