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열린글밭 칼럼 김학중 칼럼
티끌 모아 태산
  • 안산신문
  • 승인 2020.10.28 16:36
  • 댓글 0
김학중<꿈의교회 담임목사>

  몇 주 전, 앞에 “walking”이란 글씨가 새겨진 파란 티를 입고 걸으신 분들을 보셨는지요? 지난 10월 중순에 있었던 <온라인 생명사랑 걷기축제>에 참여하여 걸으셨던 분들을 보신 것입니다. 지난 10월 11일, 유튜브를 통해 개회식이 열리면서 시작된 온라인 생명사랑 걷기축제! 개회식을 보는데, 여러 생각이 스쳐 갔습니다.
  걷기축제는 지난 3번의 행사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알려왔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닥친 코로나라는 상황에서, 적은 수라도 모이는 것조차 눈치가 보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올해는 이 행사를 할 수 있을까 수없이 고민했고 상황을 살펴야 했습니다. 그런데 우연찮게 연결되었던 한 지인과의 전화 한 통이 저의 생각을 바꾸어놓았습니다. 전화를 받자마자 눈물로 그동안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는데, 듣고 있던 저는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코로나 19로 사업이 완전히 무너졌고, 그러다 보니 삶의 의욕을 잃은 이야기! 게다가 경제적인 문제로 가정에 불화가 생기면서, 가정까지 위기에 빠진 이야기를 들었던 겁니다.
  코로나 19가 닥치면서 어렵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 생각지 못했던 저에게 이 통화는 많은 것을 돌아보게 했습니다. 코로나로 모두가 힘든 이때, 오히려 생명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함께 나눠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입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생명사랑 걷기축제”를 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시대적인 상황을 고려해서, 모이지는 않고 각자의 자리에서 모이는 것으로 준비합니다.
  얼마나 많이 참여하실까 떨렸습니다. 그러나 곳곳에서 파란 티셔츠를 입고 걸으시는 분들을 보면서, 새로운 희망을 보았습니다. 어떤 분은 집안에만 있어서 힘들었는데, 이렇게 걸으면서 오랜만에 살아있음의 기쁨을 느꼈다고 이야기했고, 또 어떤 분은 가족들과 함께 걸으면서, 오랜만에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고 좋았습니다. 그렇게 1주일간 있었던 걷기축제는 각자의 걸음의 모여진 끝에, 총 3천5백만 보가 넘는 걸음을 기록하며 잘 끝냈습니다.
  그런데 걷던 중에, 간혹 맥빠지는 이야기를 하시는 분이 계셨습니다. “저렇게 걸은들 세상이 달라질까요? 세상을 변화시키려면 더 센 운동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이슬비처럼 내리는 문화의 힘을 믿기 때문입니다.
  조선 중기부터 중국은 여진족이 강해집니다. 후금이라는 나라를 세우더니 명나라를 점령하고 ‘청’이라는 나라를 세웁니다. 여진족의 시대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중국을 점령한 여진족들은 한족의 위대한 문화를 조금씩 조금씩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중국을 여진족의 세상으로 만들겠다던 그들의 포부는 곧 여진족을 한족 사람이 되게 하면서 사라집니다. 이슬비처럼 조금씩 스며든 한족의 문화가 여진족을 완전히 사라지게 만든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한 번에 힘을 발휘하는 총칼보다 조금씩 스며드는 문화의 힘이 더 셉니다. 이번 걷기축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곳곳에서 파란 티셔츠를 입고 걸었습니다. 그것을 위에서 살펴보면, 파란 티셔츠를 입은 점들이 안산시 곳곳을 생명의 움직임으로 수놓으면서 안산을 다시 살렸다고 생각합니다. 걷기축제는 끝났지만, 생명의 움직임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더 많은 분이 함께 걸으며 사랑하는 생명의 움직임이 모여서, 안산시를 더 아름답게 만들기를 기대합니다.

안산신문  ansansm.co.kr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산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