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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것은 없다
  • 안산신문
  • 승인 2020.11.04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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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중<꿈의교회 담임목사>

  작년까지 <새롭게 하소서>라는 TV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방송국에 출입했습니다. 방송국에 가서 PD들 및 스태프들과 이야기를 해보면서, 고충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1등만이 살아남는 방송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떤 개선이 필요한지, 어떤 새로운 포맷과 프로그램을 만들지,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문제는 그렇게 고민하고 애쓴다고 해서, 늘 잘되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오히려 더 많은 프로그램이 기획 단계에서 좌초되고, 힘겨운 과정을 거쳐서 시작된다고 해서 금세 문을 닫는 것이 많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정말 오랫동안 유지되는 프로그램을 주목합니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1박 2일>이라는 프로그램입니다. 지난 2007년에 시작해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특별히 첫 번째 시즌에서 굉장한 인기를 얻었습니다. 시청률 20%는 기본적으로 확보했고, 순간 시청률은 40%까지도 찍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1박 2일>의 인기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요?
  오래된 이야기이지만, 기억해보면 몇 가지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출연진 간의 호흡이 좋았고 재미있다는 점이 있습니다. 또 우리나라의 숨겨진 여행지들을 잘 발굴하고, 아름답게 표현한 것도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인기의 비결은 바로 프로그램 중간중간에 배치된 수많은 게임이었습니다. 이 게임은 그저 재미를 위한 것이 아니라, 실제 식사가 걸린 것이었고, 게임에서 지면 진짜로 굶어야 했던 모습이 나옵니다.
  진짜로 그럴까? 진짜로 그렇습니다. 만약에 믿기지 않는다면, <1박 2일>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PD와 방송인들이 다시 뭉쳐서 만든 <신서유기>라는 프로그램을 보시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서도 보면 출연진에게 당연히 주어진다고 생각되던 저녁 식사와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출연진들은 온 힘을 다해서 게임에 참여하고 미션을 수행해야 합니다. 그리고 모두가 밥을 먹는 것이 아니라, 이기면 먹지만 패배하면 굶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나옵니다.
  이처럼 한 끼의 밥을 위해 기를 쓰는 출연진들의 모습이 왜 재미있을까요? 바로 어느 순간 우리 안에서 당연해진 생각, ‘삼시 세끼는 원하면 언제라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당연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내가 원하더라도 삼시 세끼를 자유롭게 먹을 수 없는 세상! 이러한 프로그램 안에서의 세상이 우리에게 낯설게 느껴지기 때문에, 그 신기함이 재미로 다가오는 것입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우리는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그러한 세상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먹을 것이 넉넉하지 않았던 시절, 우리는 작은 음식을 얻으려면 어떻게든 일해야 했습니다. 그런 것에 비하면, 지금 우리는 넉넉한 시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우리는 감사를 잃고, 오히려 원망이 많아졌습니다. 왜냐하면 지금의 넉넉함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요즈음 많이 빼앗겼습니다. 올해 우리가 만나고 있는 코로나 사태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빼앗아갔기 때문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제야 어떤 것도 당연한 것이 없음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이 사태가 끝나면, 그 깨달음도 어느 순간 사라지겠죠? 그래서 간절히 소망해봅니다. 이제야 알게 된 이 깨달음이 우리 안에 계속 살아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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