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열린글밭 칼럼 류근원 칼럼
천사의 가면을 쓴 악마
  • 안산신문
  • 승인 2020.11.18 10:19
  • 댓글 0
류근원<동화작가>

11월 19일은 ‘아동학대 예방의 날’이다.

아동학대는 몇 나라에서만 생기는 게 아니고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에 아동 학대 문제를 조명하고, 아동을 상습적인 학대나 폭행에서 보호할 수 있는 예방 프로그램을 알리기 위해 WWSF(여성세계정상기금)가 2000년 11월 19일 처음 제정하였다. 우리나라는 2007년부터 아동학대 예방의 날을 정해 시행해 오고 있다.

아동학대는 아동을 신체적, 성적, 심리적으로 학대하거나 돌보지 않고 방치하는 것까지 의미하고 있다. 아동학대는 가정뿐만 아니라 학교나 유치원 등 기타 모든 기관에서 발생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2019 아동학대 연차보고서’를 발간, 지난달 3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했다. 이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의 아동학대가 얼마나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올해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4만 1389건으로 지난해보다 13.7% 증가했으며, 만 13~15세의 아동이 전체 23.5%로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동 학대 발생 장소는 가정이 가장 높았고 주요 아동 돌봄 기관인 학교, 어린이집, 유치원 순으로 나타났다. 학대 가해자는 부모, 대리양육자, 친인척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아동학대로 사망에 이른 아동은 모두 42명, 이중 0~1세 아동이 45.2%로 신생아 및 영아가 사망에 가장 취약한 집단으로 나타났음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지난달 13일, 서울 목동의 한 병원에서 생후 16개월인 여자아이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복부 충격 외에도 머리뼈, 갈비뼈, 다리뼈 등이 부러져 성한 곳이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무엇인가 무거운 물체에 등을 맞아 장이 파열된 게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병원 측은 밝혔다. 이 아이의 집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육중한 물체가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를 빈번하게 들은 이웃 주민의 항의도 있었다고 한다. 가족 외식 시, 이 아이만 지하주차장에 내버려 두는 등 경찰이 확인한 방임 횟수만 16차례로 나타났다고 했다. 16차례를 곧이곧대로 믿을 수 있을까?

더욱 국민을 화나게 만든 것은 죽은 아이가 입양아였다는 데에 있다. 입양 한 달 만에 학대를 시작한 걸로 드러났다. 더욱이 추석 연휴이던 지난달 1일, 모 방송사에서 입양가족 특집 프로그램이 있었다. 이 프로그램 다큐멘터리에 문제의 가족도 출연을 했다. 엄마 장 모 씨는 케이크까지 내밀며 화기애애한 가족의 모습을 연출했다. 기가 막힌 일이다. 사람이 아니고 짐승이었다. 악마가 천사의 가면을 쓴 격이었다. 방송이 나간 날부터 12일째 되던 날, 입양된 아이는 숨져야 했다. 이 사건마저 우리는 양은냄비 끓는 식으로 지나쳐야 할까.

아직도 뇌리에 사라지지 않는 아동학대 사건이 많다. 부모의 학대를 피해 4층 발코니로 탈출해 편의점에서 발견된 아이, 뜨거운 프라이팬에 손에 화상을 입기도 하고 쇠사슬 목줄까지 차야했던 10살 소녀. 9살 의붓아들을 여행용 가방에 7시간 동안 가둬 숨지게 만들었던 부모 등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지난 14일에는 세 살배기 아들에게 장기가 파열되는 중상을 입힌 불법체류자 외국인 부부가 체포되었다. 연이어 국민의 울분을 사게 만들었다.

매번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방지 대책들을 내놓고 있지만 그 때뿐이다. 실효성이 하나도 없다. 쉽게 끓다가 쉽게 식어버리는 양은냄비 식 처방이 문제이다.

보건복지부의 관계자는 “이번 연차보고서를 통해 아동학대 관련 현황과 실태를 파악하고, 아동학대 예방정책 및 사업 수행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고 했지만 되돌아오지 않는 메아리 격에 불과할 뿐이다. 그 때 그 때 땜질처방 식이다.

아동학대는 다른 범죄와 견주어 볼 때 사회적 관심이 높은 범죄로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아동의 건강한 심신 발달 증진과 직결되므로 국가와 지자체를 중심으로 아동학대 예방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아동을 단지 소유물로 바라보는 부모의 편견문제, 훈육을 빙자한 아동학대의 무서움 그리고 피해 아동 구제책, 가해 부모 및 어른들에게는 서릿발 같은 법으로 다스려야 할 것이다.

안산신문  ansansm.co.kr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산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