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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유정법(無有定法)
  • 안산신문
  • 승인 2020.12.0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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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진세<작가>

 알베르 까뮈(Albert Camus)는 “너는 왜 자살하지 않는가?”라고 일침을 가하였다. 자살하지 않는 이유를 밝히라고 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살아가는 목표를 세우고 살아가라는 뜻이다. 철학과 종교 그리고 과학은 진리를 탐구하는 점에서 서로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까뮈의 사상은 불교의 “무유정법” 하고는 차이를 보인다. 무유정법 이란 세상에는 미리 정하여진 법도는 없으며 조건과 인연에 따라 모든 것이 변한다는 뜻이다. 불교 철학은 도가 철학의 상선약수나 무위자연하고도 닮았다.
 불교 철학은 약 2,500년 전의 철학이지만 현대사회에서도 이치가 정확히 일치하는 것이 진리임이 틀림없다. 불교는 달마대사가 중국으로 들여와 선종(禪宗)의 시작을 알렸고 우리나라는 선종의 전통을 이으면서 대승불교(大乘佛敎)의 체계를 갖추었다. 진리란 시대나 세월을 초월하여 변하지 않아야 하고 보편타당성이 결여되어서는 안된다.
 철학은 진리를 탐구하고 실천하는 학문이어야 한다. 제아무리 훌륭한 철학이라도 시대성이 결여되어 실천하기 힘들면 문제가 있다. 까뮈 의 말처럼 목적을 정하여 놓고 살다가도 세상이 변하면 수정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은 무유정법 이며 상선약수가 될 수가 있다.
 우리나라 대승불교의 핵심은 공사상이다. 인간을 포함한 일체 만물은 고정 불변한 실체가 없다는 사상이다. 즉 모든 것은 변하지 않으면 존재할 수가 없는 것이다. 낮과 밤은 수시로 변하여야 한다. 계절도 변하지 않으면 지구는 존재할 수가 없다. 사랑하면은 언젠가는 이별이 있기 마련이다. 태어난 생명은 반드시 죽는다. 이것이 진리이다. 불교 철학은 최첨단 과학인 “양자역학”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양자역학은 눈에 보이지 않는 소립자를 연구한다. 우주의 최소 구성 요소는 소립자라고 한다. 소립자는 원자핵의 주위를 원자가 돌고 있는 형상이다. 원자핵과 원자의 중간은 모두 비어있다. 돌고 있는 원자의 움직임은 규칙적이지 않다. “양자 도약”으로 유명한 이 학설은 원자는 궤도가 정하여지지 않고 조건에 따라 궤도가 수시로 변한다는 것이다. 불교의 공 사상과 닮아 있다.
 좀 더 어려운 이야기로 넘어가면 “소립자는 관찰자가 관찰하면 입자로 존재하고 관찰을 하지 않으면 눈에 보이지 않는 파장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불교에서는 “저 달이 저기 있어서 내가 보는 것이냐? 아니면 내가 보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냐?”라는 화두는 유명하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에서는 “양자 중첩”을 증명하였다. 확인하기 전까지는 고양이가 죽어있는 확률과 살아있는 확률이 중첩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역시 무유정법 하고 닮지 않았는가?
 사람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도통 믿으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코로나 19를 보라.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농락하며 지구인을 우롱하고 있다. 이래도 눈에 보이는 것만 믿을 것인가?
 물(H2O)은 수소 2개와 산소 하나로 구성되어 있다. 원소기호의 주기율표는 그동안 발견된 원소만 나열된 것이다. 우주에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원소가 많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많이 있다. 이 원소들이 조건과 환경에 따라서 서로 결합하면서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 낸다. 세상은 홀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물질은 없다. 서로 연기되어 존재하여야 한다. 이것이 불교의 “12 연기론”이다.
 세상은 불교의 철학처럼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변하지 않고는 지구는 단 하루도 버틸 수가 없다. 물이 수증기로 변하고 수증기는 구름이 되고 구름은 비가 되어 온 대지에 비를 뿌려준다. 변하기 때문에 지구가 유지된다. 전통을 고집하고 옛것을 좋아한 나머지 변하지 않는다면 그 사회는 얼마 가지 않아서 멸망한다.
 음지가 양지가 되는 세상이다. 전후 최빈국이었던 우리나라가 세계를 리드하는 선진국이 되리라고 누가 알았겠나? 대한한국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개혁하여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민주주의를 만들었고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였다. 정부의 리더십과 국민의 성숙한 시민의 식이 세계적인 방역체계를 만들어 세계인을 구하고 있다. 21세기의 세상은 다이내믹하게 변하고 있다. 그 중심에 우리나라가 있다.
 우주는 미립자인 소립자로 채워져 있다고 한다. 또한, 에너지가 진동하는 끈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하는 학설도 있다. 소립자는 끈을 통하여 세상과 소통을 하다가 비슷한 에너지를 가진 소립자가 서로 모여서 새로운 물질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소립자는 모였다가 흩어지는 것을 반복한다. 모든 생명이 태어나고 죽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렇듯 세상은 변하여야만 한다.
 변할 것이냐 마느냐는 이제 선택이 아니고 필수이다. 시대에 맞게 상황에 맞게 변하는 종만이 살아남는 것이다. 우리 사회도 선진국에 맞도록 주입식이 아닌 인문학 위주의 교육 방법도 바꾸어서 전 세계를 리드하는 국가로 거듭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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