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꿈의교회 담임목사>

  오늘은 최근에 크고 작은 이슈를 만든 두 사람을 한번 살펴보려고 합니다. 첫 번째 사람은 13살짜리 소녀입니다. 이 소녀는 바둑계에서 ‘천재 소녀’로 불리며, 작년에 프로 기사로 입문했습니다. 물론 프로에 입문하자마자 우승을 차지한 것은 아니지만, 나이를 뛰어넘는 월등한 실력을 보이며 몇 년 뒤에는 한국의 여자 바둑계를 흔들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이 소녀 기사의 소식이 우리나라 바둑계를 뒤흔들었습니다. 한창 꽃피워야 할 나이에 1년 자격정지를 당한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이냐? 지난 9월, 어떤 대회 24강전에서 그녀는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대국을 합니다. 그런데 바둑을 보던 몇몇 사람들에게서 의문의 목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무려 92%에서 한 인공지능이 말했던 예측수를 정확히 두었던 것입니다.
  프로 대회에서, 세계랭킹 1위를 다투는 기사들도 인공지능의 예측수와 90%라도 일치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점에 비추어, 몇몇 사람들이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합니다. 물론 대다수는 ‘실력자가 설마?’하고 있었는데, 약 두 달 뒤에 이 소녀는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았음을 자백합니다. 명백한 부정행위가 드러난 것입니다. 이에 한국기원은 자체조사를 진행했고, 결국 1년 동안 선수자격을 박탈하는 결정을 내립니다.
  이 결정에 일각에서는 반발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 선수의 실력을 아는 사람들은 모두 의아해하고 있습니다. “충분히 잘할 수 있는 아이인데, 뭐가 두려워서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아마도 주변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그녀를 짓누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떳떳하지 못한 선택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그녀는 평생 지울 수 없는 낙인이 찍힙니다.
  또 한 명을 보겠습니다. 얼마 전, ‘축구 신동’ 마라도나가 6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의 죽음에, 아르헨티나 정부는 3일간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선포합니다. 또 그가 최전성기를 누렸던 클럽이 위치한 이탈리아의 나폴리에서는 관내 모든 학교가 문을 닫았고, 경기장 이름에 그의 이름을 넣는 것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이처럼 마라도나는 굉장한 재능과 실력으로 화려한 선수 생활을 보냈지만, 정작 그의 인생은 급격히 망가집니다. 바로 마약 때문이었습니다. 23살 때 선수 생명을 위협당할 만큼 엄청나게 크게 다치고 재활하던 마라도나는 선수 생활에 대한 불확실성과 대중들의 비난으로 인한 불안감을 견디지 못하던 중에, 코카인을 만납니다. 그때의 쾌락을 잊지 못했던 마라도나는 점점 코카인에 중독됩니다.
  천부적인 재능으로 버텨왔지만, 그는 마약으로 인해 출장 금지를 당했고, 팀에서 방출되었고, 여러 클럽을 전전하다가 쓸쓸하게 은퇴합니다. 이때 이미 마라도나는 심각한 뇌 손상을 의심받는 상황이었습니다. 은퇴한 후에도 마라도나는 약물 후유증으로 인해, 그는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맞습니다. 그러다가 겨우 약물에서 빠져나오지만, 한 번의 잘못된 선택으로 망가진 건강은 되돌릴 수 없었고, 고생하다가 세상을 떠납니다. 그래서일까요? 몇 년 전 인터뷰에서 그는 약물에 손을 댄 것을 후회하는 인터뷰를 남긴 적이 있었습니다.
  한번 선택한 것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처음에 선택할 때 잘해야 합니다. 무엇에 의해서 선택해야 할까요? 이기는 것?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으니, 나를 오래 건강하게 할 수 있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부정 대신 정직함으로, 순간 대신 영원을 바라보는 선택으로, 롱런하는 인생이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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