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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종길의여행이야기<94>다음 여행을 생각하며 ‘여동’을 보자.
  • 안산신문
  • 승인 2020.12.2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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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외딴곳을 여행하다 보면 느끼는 감정이 많다. 자연을 대하면서 경이로움과 고마움을 느끼고, 현지 주민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삶에 대한 편견도 사라진다. 자신이 변한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경상북도 울릉도)

 “발길 따라서 걷다가 바닷가 마을 지날 때 / 착한 마음씨의 사람들과 밤새워 얘기하리라 / 산에는 꽃이 피어나고 물가에 붕어 있으면 / 돌멩이 위에 걸터앉아 그곳에 쉬어 가리라 / 이 땅에 흙냄새 나면 아무 데라도 좋아라 / 아 오늘 밤도 꿈속에 떠 오르는 아름다운 모습들 / 가다가 지치면 다시 돌아오리라 / 웃는 얼굴로 반겨주는 그대의 정든 품으로” - 이광조(이정선 곡)의 노래 가사 전문 -
  
 다음 여행을 생각하며 ‘여동’을 보자.

   정말 걱정이다. 팬데믹에서 조금은 벗어나 있었던 우리나라가 국내 대유행을 걱정해야 하는 시점이어서다. 감염 경로가 불명확한 상황에다 가장 인구 밀집도가 높은 수도권에서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제 날씨까지 추워지니 모두들 걱정이 태산이다. 그래도 연재를 이어가야 하니 주제를 잡기가 쉽지않다. 관광 트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하고 집에서 TV나 스마트폰에서 여행 프로그램이나 유튜브를 보면서 간접 여행을 해보면 어떨까? 여행 동영상, ‘여동’을 보는 재미는 의외로 쏠쏠하다. 그전에 그 여동 속에서 일정한 원칙이 있는 것도 느껴볼 필요가 있다. 그것이 바로 여행 추세와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그 트렌드는 크게 세 가지 특징으로 구분된다.
   사람들은 먼저 변신을 꿈꾸며 여행한다. 자신의 삶과는 다른 생활을 해보며 새로운 인생 경험을 해보고 싶어 한다. 그래서 지역 주민처럼 살아보기도 하고, ‘찐’을 찾아가기도 한다. 또 여행지에서 평소와는 다른 모습으로 생활하면서 자신의 삶을 되짚어보는 여행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여행을 하는 것이다. 주 매체는 SNS 플랫폼인 인스타그램(Instagram, 이하 인스타)이다. 주로 인스타에 올리기 위한 목적으로 멋진 사진을 찍을 장소로 찾아 여행하는 것이다. 꼭 장거리를 여행이 아니어도 좋다. 차 한잔을 마셔도 장소를 찾는 기준이 인스타에 올릴 만한 사진을 찍기 좋은 곳인가를 먼저 생각한다. 최근 여행을 주도하는 20~40대가 하는 여행의 한 방식이기도 하다. 인스타에 올리기 위한 순간, 경험, 목적지를 찾아가는 여행을 말하는데 이런 관광을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 즉 '인스타에 올릴 만한' 사진이나 동영상을 만들기 위한 관광이라 한다. 마지막으로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여행인데, 걷는 여행이 대표적이고, 건강과 힐링을 위한 여행, 스포츠를 즐기기 위한 여행 예를 들면 자전거 여행 등이 포함된다. 가족들이 하기도 하고, 혼자서 때로는 다세대가 함께 하는 여행인데 목적은 행복을 찾아가는 여행이라 할 수도 있다. 또 지구환경을 위해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수거하기 위한 바닷가를 찾는 또는 생태를 보호하기 위한 지속가능한 여행도 포함된다. 이곳에 소개한 관광 추세는 유엔 세계관광기구(UN WTO)가 정리한 것을 참고하였다.
   최근에 TV에는 여행이나 탐방 프로그램들이 다양하고, 여행지에서 하는 예능 프로그램도 적지 않다. 물론 인기 연예인이나 유명 인사가 여행자가 되어서 하는 여행이 대부분이지만 그 대부분 위에서 언급한 경향과 무관하지 않다. 작은 소읍을 찾거나 외딴 섬에서 며칠 지내는 것 등은 ‘지역 주민처럼 살아보기’ 이다. 실제로 한 달씩 여행지에서 체류하는 여행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도 새로운 삶을 경험하면서 자신을 변화하기 위한 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여러 지역을 찾아다니며 지역 음식이나 자연과 문화를 찾아 여행하는 것은 우리가 몰랐던 ‘진짜’를 만나기 위함이다. 최고를 통해서 생활의 지혜를 얻고, 새로운 영역을 찾아내는 것은 사람들의 창의성 계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엄청난 체력과 정신력을 요구하는 모험 여행도 변신을 위한 것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간혹 재미만을 위해 생물을 포획하고, 그 자리에서 살아있는 생명을 해치는 장면들이 나오곤 하는데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런 내용은 여행의 본질과는 무관하다.

인스타 친구와 나눈 대화 중 일부이다. 서울에 사는 그가 왜 매주 추운 바닷속을 들어가는지 정확하게 모른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 사진들을 보면 그 속에 가고 싶은 생각이 강하게 든다는 것이다. (강원도 해안)

어떤 여행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잘 끌어내어 함께 여행하고픈 착각까지 일어나게 한다. 주로 험하지만 아름답고 쓸쓸한 장소들이 배경인 경우가 많다. 아르헨티나의 드넓고 황량한 풍광이 있는 파타고니아 지방이나 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을 여행하는 모습에서 사람들은 일종의 가상 체험을 하기도 한다. 여행을 직접 하는 사람 정도는 아닐지는 몰라도 화면에 비친 장소에 빠져들어 프로그램이 끝나도 오랫동안 그 장소에 머무는듯한 착각을 하기도 한다. 필자는 스쿠버다이버 경력이 40년 정도 되니 멋진 수중경관들이 이어지는 영상을 보면 그곳으로 달려가고픈 강한 욕구를 가진다. 인스타 친구 중 한 사람은 매주 일요일 동해안으로 수중여행을 떠난다. 그때마다 수중사진 몇 컷을 올리는데 수중세계를 보며 설렌다. 그래서 댓글로 “가고 싶다.”라고 쓰면 일욜이면 언제나 기다린다는 답이 바로 온다. 그의 인스타에는 수중의 아름다움이 가득하다.
   지난주에 한 TV 방송에서 하는 섬마을 여행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그 방송을 보자마자 바로 노트를 들고 그 여행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를 받아 적었다. 몰랐던 섬 지역 주민들의 생활에서 메모할 일이 많았다. 몰랐던 정보가 알아가는 재미가 좋았다. 해양생물들의 지역 이름이나 지역에서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의 이름 그리고 그 요리방법 등. 특히 옥수수와 찹쌀 등 몇 가지 잡곡으로 만든 막걸리에 매혹되었다. 화면으로도 진한 색이나 걸쭉함이 느껴져 입맛을 다시기에 충분하였다. 게다가 지역산 돌문어 안주까지. 당연히 필자의 다음 여행지 목록에 그 섬을 올렸다. 이런 프로그램에서는 지역에서 평생을 보낸 주민들의 이야기와 그들이 불렀던 사물의 이름과 음식의 요리법 들이 함께 나오는데 우리 가슴에 잔잔한 울림을 준다. 한 프로그램에서 반드시 한두 장면은 눈물샘을 자극한다. 일부러 그렇게 기획한 것인지 우연인지 모르지만, 여행 프로그램의 흥미를 더해주는 것은 분명하다. 잘 만든 국내 여행 프로그램은 외국 여행의 것보다 장점이 더 있다.
   여러분도 집에서 어디론가 여행을 하길 권한다. 그곳에서 분명 깊은 감동과 많은 정보를 얻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다음에 갈 여행지 목록을 채워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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