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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메랑(boomerang)
  • 안산신문
  • 승인 2021.01.1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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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원<동화작가>

지난 8일, 서울의 기온이 영하 18.6도를 기록했다. 1980년대 이후 두 번째로 추운 기록적 한파였다.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오죽하면 ‘한베리아’라는 말까지 나왔을까. 가정의 냉동고 온도와 맞먹는 한파였다. 작년 여름엔 장마가 역대 최장 기록을 갈아치웠다. 인간이 만든 지구 온난화 탓이다. 자업자득,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부메랑은 오스트레일리아의 원주민이 사용하던 사냥 도구의 하나이다. 부메랑은 회전하면서 날아가다 목표물에 맞으면 제 역할을 다한다. 그러나 목표물에 맞지 아니하면 던진 사람에게 되돌아온다. 그런 연유로 부메랑은 자업자득처럼 부정적인 비유로도 쓰이고 있다. 어떤 행위가 의도한 목적을 벗어나 불리한 결과로 되돌아옴을 의미한다.
오래 전, 영화 ‘부메랑’을 본 적이 있다. 미국 영화로 ‘에디 머피’가 주인공이었다. 주인공은 바람둥이다. 완벽한 여자를 찾는다는 구실로 여자를 수시로 바꾸어가며 많은 여자들에게 상처를 준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한 여자가 나타나 정신을 흔들어 놓는다. 주인공을 나락으로 빠뜨리는 여자 바람둥이였다. 뒤늦게 주인공은 과거를 후회하며 진실한 여자를 만나게 된다. 영화에서는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만, 부메랑은 현실에서는 냉혹하고 비참한 결과를 만들게 한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처했다. 자업자득이며 자신이 던진 부메랑에 처참하게 맞는 격이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8일 오전, 국회 본회의 중에 눈물을 흘렸다. 코로나19의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에 대한 답변 중 눈물을 흘린 것이었다. 그 모습은 뉴스의 중심을 탔다. 누구나 공감하는 모습, 그러나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대단했다. ‘악어의 눈물’이라는 혹평까지 나올 정도였다. 과거 자신의 입에서 나온 말 때문이었다. 지난해 2월 13일, 정 총리는 신촌 명물거리를 방문했다. 한 상인이 코로나로 손님이 줄었다고 토로하자 “요새는 좀 손님들이 적으니까 편하시겠네.”라고 답했다. 또 다른 상인에겐 “그간에 돈 많이 벌어 놓은 것 가지고 조금 버티셔야지.”라고까지 했다. 한 나라의 총리로서 할 말은 아니었다. 다음날 농담이었다라고 해명했지만 그 파장은 오래갔다. 자신이 던진 부메랑에 맞은 격이었다.
추 법무부 장관은 또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울동부구치소의 코로나19 감염 사태는 “이명박 정부 때 초고층 밀집 수용시설을 지은 것 때문.”이라며 책임을 전 정권 탓으로 떠넘겼다. 그러면서 “할 수 있는 적절한 조치는 다 했다”라고 강조까지 했다. 어불성설이다. 수장으로서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 책임을 져야한다. 윤.추 갈등에서처럼 또 부메랑을 맞고 말았다.  
2017년 5월, 문 대통령이 당선되자 도시재생뉴딜 공약을 발표했다. 매년 10조씩 임기 동안 50조원을 쏟아 붓는 핵심공약이었다. 그러나 계획과는 달리 엉뚱한 집값 상승으로 국민들을 실망의 늪으로 빠뜨렸다. 서울은 물론 수도권 그리고 지방도시의 집값마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올려놓았다. 집값 대책을 서너 번 발표할 때는 그래도 양치기 소년의 말처럼 믿었다. “기다리면 좋아질 것입니다.” 그 거짓말이 스무 번을 훨씬 넘고서야 담당 장관은 물러났다. 그런 사람을 이 정부는 역대 최장수 장관으로 만들어놓았으니…. 집값은 부메랑이 되어 국민들에게 되돌아왔다. 국민들의 세금만 엄청나게 올려놓고, 수도권 주요 지역의 집값은 2016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젊은 세대들에게 집은 넘볼 수 없는 신기루가 되고 말았다. 그 와중에 ‘1가구 1주택’ 정책을 외쳐대는 돈키호테 같은 국회의원까지 나왔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가 채무 빚은 846조 9000억원으로 치솟았다. 여기에 또 전국민재난지원금 추경을 편성하면 불 보듯 재정악화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의 계속된 정책 실패를 보면 채무 빚이 1000조원 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정치권이 만든 부메랑이 우리는 물론 나라의 미래인 청년들에게로 날아가고 있다. 부메랑은 처음엔 느린 속도로 날아가지만 목표물에 맞지 않고 되돌아올 땐 걷잡을 수 없는 무서운 속도로 날아오는 법이다. 정신 줄 놓다간 역사의 큰 죄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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