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열린글밭 칼럼 서평
《포노 사피엔스》
  • 안산신문
  • 승인 2021.01.27 10:09
  • 댓글 0
<최재붕 지음/ 쌤앤파커스>

- 위기와 기회, 어느쪽을 바라볼 것인가?

 포노 사피엔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지혜가 있는 인간'이라는 의미의 호모 사피엔스에 빗대어 '지혜가 있는 폰을 쓰는 인간'(p25) 이라고 부른 데서 탄생한 용어다. 이들은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사용하기에 스마트폰 없이 생활하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신인류다. 이 책은 이들 포노 사피엔스가 일으키는 사회·경제적 생태계의 혁신 또는 혁명 앞에 마주 선 기성세대가 생존을 위해 어찌해야 하는가를 제시한다.
 혁명의 사전적 의미가 '기존의 시스템을 새로운 시스템으로 급격하게 교체하는 현상'(p53)이고 보면, 기존 시스템에 익숙한, 그래서 변화에 익숙하지 않은 기성세대에게 스마트폰의 등장은 결코 반가운 현상만은 아니다. 그렇기에 새로운 디지털 문명에 대한 저항과 그로인한 세대간의 갈등은 필연적이다. 하지만 이미 세상은 스마트폰 물결을 막을 수 없는 초고밀도 디지털 문명으로 접어들었고 그 물결은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막을 수 없는 새로운 문명의 출현이라면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야 살아남는다. 저자는 시대가 변해가는 과정에 맞춰 '내 상식의 교체'가 필요하다고, 새로운 문명에 우리의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 예로 청동기 시대에서 철기 시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경험한 절망과 고통, 대륙의 거대한 신문명을 외면한 채 우리끼리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함으로 인해 빚어진 조선 왕조의 몰락을 상기시킨다.
 우리가 스마트폰으로 대변되는 디지털 문명의 부작용을 부각시키며 변화에 저항할 때 이미 세계적 자본은 포노 사피엔스 소비 문명을 따라가는 기업들에게 투자되고 있다. 세계 7대 플랫폼 기업들(애플,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알리바바, 텐센트)의 시가총액 합계는 2019년 기준, 무려 4조 4천억 달러(약 5천조 원)를 넘었는데, 이는 우리나라 기업 전체 가치 2천조 원의 2배를 넘는 액수다. 또한 2018년 영국의 브랜드 가치 평가기관인 '브랜드 파이낸스'가 조사한 TOP5 브랜드는 아마존, 애플, 구글, 삼성, 페이스북 순으로 나타났는데, 이들 역시 모두 스마트폰과 관련된, 즉 포노 사피엔스 시대의 대표 기업들이다.
 우리 이웃 나라에 두려울 만큼의 무서운 신문명이 자라나 거대한 태풍이 되어 밀려오고 있다. 그걸 우리만 모른체 하거나 거부한다면 도태되어 결국 멸망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겪었던 과거 고난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이제 우리도 변해야 한다. 그 변화의 출발점은 먼저 포노 사피엔스 시대의 문명을 표준 문명으로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일이다. 새롭게 다가온 문명이 기성세대에게는 불편하고, 어렵고, 부작용 가득한 문명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위기의 뒷면에는 항상 기회라고 쓰여 있다. 부작용의 뒷면에는 항상 그만큼의 순작용이 존재한다. 문제는 그걸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이 한쪽에 매여 있는 것(p274)이다.
 세상은 기성세대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변화한 적이 거의 없다. 언제나 새로운 세대의 선택에 따라 변화할 뿐이다. 계속 부작용만 바라보며 세대 갈등만 키울 것이 아니라 이제 부작용의 뒷면을 보아야 한다. 무의식적으로 부작용이 떠오를 때마다 그만큼의 혁신성은 뭐가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저자는 묻는다. 디지털 문명의 확산이 돌이킬 수 없이 정해진 미래라면, 여러분은 어느 길을 선택하겠느냐고.

박청환<중앙도서관 시민서평단>

안산신문  ansansm.co.kr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산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