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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열매
  • 안산신문
  • 승인 2021.02.0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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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열매

김영미


지난 겨울에 길가에 버려진 화초고추가
새 식구로 되었다
 
누렇게 힘없이 떨어져 가는 잎 사이에
쭈그러진 열매가 간신히 허공을 부여잡고 있었다
마감을 준비한 가지가 축 처졌다.
내가 마음을 다해서 떠받들어 주어도
잎들은 눈물처럼 뚝뚝 떨어졌다.
 
몇 달 사이 열매는 붉은 물이 돈다
거꾸로 놓인 튤립 모양처럼 매달린 열매
무거운 하늘을 쳐다보는 열매
끝이 뾰족한 모양이 엄마가 수유하는 모습 같다
 
허공은 오늘도 안간힘을 다하여 눈빛을 보낸다.
동그란 빨간 열매는 점점 탱탱하게 엮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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