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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종길의여행이야기<99>여행, 우리의 존재를 찾으러 떠나는 길
  • 안산신문
  • 승인 2021.02.1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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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 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어떤 자연을 바라볼 때 사람의 존재와 생존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된다. 그래서 여행은 사고의 폭을 넓히고, 다른 이들을 다른 존재로 이해하게 만든다.

“반짝이는 별빛들 / 깜빡이는 불 켜진 건물 / 우린 빛나고 있네 / 각자의 방 각자의 별에서 / 어떤 빛은 야망 / 어떤 빛은 방황 / 사람들의 불빛들 / 모두 소중한 하나 / 어두운 밤 (외로워 마) / 별처럼 다 (우린 빛나) / 사라지지 마 / 큰 존재니까 / Let us shine / 어쩜 이 밤의 표정이 이토록 또 아름다운 건 / 저 별들도 불빛도 아닌 우리 때문일 거야” - 방탄소년단(BTS)의 노래 <소우주(Microcosmos)>의 가사 앞부분 -
  
여행, 우리의 존재를 찾으러 떠나는 길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다보면 자연 TV와 가까워지고 그것도 지겨우면 책을 찾게 된다고 한다. TV에서는 노래 경연 프로그램이 대세라고 할 정도로 많다. 물론 여행과 음식 프로그램도 적지 않지만 인기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것들 가운데 한 프로그램의 출연자가 ‘소우주’라는 곡을 불렀고, 필자는 비로소 그 가사를 만날 수 있었다. 별은 사람이고 사람 각자가 소우주라는 의미라는 것을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 여행이 바로 자신이 어떤 소우주인지 알기 위해 떠나는 일이나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누군가?” 하는 근원적인 질문을 자신에게 던지게 마련이다. 인생을 고민한다는 말도 같은 뜻이라. 소우주라는 것은 각자가 서로 다르게 설계된 슈퍼컴퓨터 같은 (아니 그 이상) 존재인데 다른 사람이나 부모나 선생이 재단을 하여 단순화하려니 당사자는 얼마나 답답하고 고생이 될 것 이라는 생각까지 이어졌다. 아이돌그룹의 곡이라는 것을 알고 이런 노래까지 하다니 새삼 그들이 대견하게 여겨졌다.
   무작정 떠나는 여행이라는 주제로 연재가 어느새 100회가 되었다. 이런 저런 여행의 종류를 소개하고, 유럽의 와덴해 연안 체험여행을 안내도 하다 보니 약 2년 반의 시간이 훌쩍 흘렀다. 연재의 근저에는 ‘생태적으로 여행하기’가 깔려 있었고, 실제 관련된 여행 경험담과 지식을 담으려 하였는데 코로라 사태로 조금은 계획을 비켜 나갔다. 그렇지만 여행의 이모저모를 언급하면서 독자들의 이해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가졌었다. 여러 지면에 글을 쓰고 있지만 100회까지 이어간 경우는 없었다. 다른 신문에 연재하고 있는 ‘도시 이야기’도 100회까지 만 할 예정이니 필자 생애에 신기록인 셈이다. 내용들은 주로 필자의 경험을 토대로 한 것이지만 부풀리기를 하기 위해 다른 책이나 신문 기사, 인터넷 자료 등을 참고로 하였다. 주로 사실 확인을 위한 것이지만 있는 그대로 옮겨 적을 때는 원저자를 밝혔다.
   사람들은 떠나는 존재다. 정착 생활하는 종족들도 어딘 가로부터 긴 여정을 통해 온 이들이다. 그러니 지구상의 인류의 몸속에는 여행 DNA가 아직 남아 작동하고 있을 것이다. 작가 자크 아탈리(Jacques Attali)는 그의 저서 ‘호모 노마드 유목하는 인간(L'homme Nomade)’의 첫 장의 제명이 ‘노마드, 여행자의 삶’이다. 저자가 인류를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히 노마드(nomad), 즉 떠도는 이들, 유목민인 것이다. 600만년의 인류의 역사 가운데 정착의 역사는 겨우 6,000년이니 0.1%에 불과하다. 생물학적으로 바라보면 어쩌면 유전자가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이 책은 유목민으로 바라다보아야 인류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최근엔 디지털 노마드라는 말도 있는데 일하는 도구만 있으면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의미이다. 디지털 세상에서도 사람들은 노마드 생활에 잘 적응한다고나 할까? 필자도 여기 저기 다니면서 일하는 것을 좋아하니 진화가 덜 된 유목민일지도 모른다. 

떠나는 것은 자신을 보호하고 안주하는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나는 일이다. 두려운 일이긴 하지만 무한한 자유를 느끼게 한다. 정착과 유목을 어ㅤㄷㅓㅎ게 병행하며 행복을 찾을 지는 여행자 자신의 몫이다.

 이 책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낯선 세상을 보고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새로운 것을 창안해 내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는 점이다. 필자도 이에 동의한다. 그러니까 여행은 인간의 본능 중에 하나인 것이다. 먹고, 섹스하는 것처럼. 본능에 충실하다보면 편안함을 얻기도 하는데 그래서 외로운 현대인들은 여행에 더 열광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먼 옛날보다 많이 편해졌지만 더 각박해진 세상을 벗어나야 더 위안을 얻는다는 역설적인 상황을 현대인들이 이성이 아니라 감성이 받아들인다는 주장을 하고 싶다. 한번 따라가 보자. 외딴 바닷가에서 혼자 하늘에 떠있는 무수한 별들을 바라다본다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상상해보라. 나는 누구일까? 또는 어디서 왔을까? 저 별들에는 누가 살까? 등등을 떠올리거나, 또는 돌아가신 부모님이나 첫사랑을 그리워할지도 모른다. 어떤 생각이든 자신을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는 과정으로 귀결된다고 본다. 그래서 삶을 긍정적으로 다시 생각하게 계기가 만들기도 한다. 정작 여행자 자신은 이런 내면의 변화 과정을 인지 못할 수도 있다. 다만 여행자들은 몸과 마음이 개운해 지고, 삶의 활력이 충전되었다고 느끼곤 한다.
   코로라 이전에는 십 수억 명이 국경을 넘어 여행을 다녔다. 사업이나 공적으로 회의 참석을 위한 이동이라 하더라도 집을 떠나는 순간 노마드가 되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혼자가 되어 사고하고 생활하게 되는 것이다. 가족과 단체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그 어떤 목적지를 가더라도 여행이라면 자유를 느끼게 되고 세상의 변화를 목도하고 어느 시점에서는 그 변화를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개인이나 사회, 국가가 발전하는 것도, 문명이라는 것도, 인생이라는 것도 자유로운 사상을 갖는 개인이나 집단에 의해서 바뀌는 것 일지도. 누구나 자유를 만끽하거나 치유를 받고 싶을 때 자신의 소우주를 찾아가는 여행을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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