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 <서우법무법인 대표변호사>

아파트 부녀회 활동 수입은 부녀회 소유인가? 아니면 입주민들의 자산인가? 이와 관련해 최근 의미 있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부산 소재 한 아파트 부녀회가 재활용품 처리, 세차 권리금, 바자회 수입 등으로 모은 7,000만 원 상당의 수익금을 부녀회 운영비로 사용하였다가 횡령죄로 고발 당한 사건이 있었다. 1심과 2심은 모두 횡령죄를 유죄로 선고 하였다. 부녀회 활동 수입은 입주민들의 자산에 편입되는데 이를 부녀회가 임의로 사용 했기 때문에 입주민들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한다는 취지이다. 이는 아파트 활동 수입은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23조 제8항 잡수입에 해당하므로 이에 대한 관리권한은 관리주체에 있다는 점을 근거로 한다. 관리주체의 권한이라는 것은 해당 수입이 입주민들의 자산이라는 의미이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대법원 2017도13252 판결).
대법원은 공동주택법에서 말하는 잡수입은 “관리주체가 공동주택을 관리하면서 발생한 것”이라고 전제한 뒤, 관리주체가 아닌 부녀회의 활동 수입은 부녀회의 총유(단체의 소유)라고 판단한 것이다. 따라서 부녀회가 이를 임의로 사용한 것은 입주민에 대한 횡령죄가 될 수 없다며 파기환송 시켰다.
다만 위 판결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해당 부녀회가 입주자대표회의와 별개의 조직으로서 독립된 활동을 하는 경우(비법인 사단)라야 한다. 만약 부녀회가 입주자대표회의에 속해 있거나 입주자대표회의의 관리를 받고 그 수입의 처리에 대해 입주자대표회의에 속하는 관계라면 부녀회 활동수입은 입주민들의 자산이 되므로 부녀회가 임의로 사용하면 횡령죄가 될 수 있다.
부녀회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조직에 대해 입주민들은 아파트의 공식 조직으로 인식하고 이에 대한 협조에 적극적인 경향이 있다. 또한 부녀회 활동은 아파트라는 공적공간에서 공적자원을 배려 받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그 활동수입에 대한 분쟁이 발생한다면 이는 입주민들의 복리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부녀회 활동과 관련해 입주자대표회의나 관리주체가 그 활동범위와 수익금 처리 등에 관한 협의를 해두거나 이를 관리규약에 명시해 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 <문의 307-2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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