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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을 깨기
  • 안산신문
  • 승인 2021.03.17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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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희<소설가>

 10대나 20대에 나는 취미가 독서였다. 비오는 날 라디오에서 음악이 흐르고, 커피 한 잔을 타놓고 책을 읽는 여유를 호사스럽게 누렸다. 또 밤새워 책을 읽고 난 뒤의 뿌듯함과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과 상상은 지식과 양식을 축적시켜 주었다. 수십 년의 시간이 지난 요즘은 독서로 세계관을 넓히기보다는 인터넷으로 세상의 정보를 섭렵하고 확장한다. 나는 독서지도를 하고 수필쓰기를 가르친다. 책을 많이 읽고 글도 쓰지만 취미라기보다는 직업이 된 듯한 느낌이다. 책을 읽는 일이 직업이 되니 고상하거나 호사스럽지 않다. 그래도 하고 싶은 일을 원 없이 하니 행복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최초의 근대물리학자로 꼽는 갈릴레오는 수학과 실험을 통해서 물체의 운동을 설명하려고 했다. 그의 혁신적인 연구는 편견에 사로잡힌 당대 사람들 때문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새로운 연구를 알리고 전파하기엔 세상의 벽이 너무 높았던 것이다.
 갈릴레오가 지동설과 물리학에 관한 연구를 발표하던 시기, 당시의 학자들은 크리스트교의 교리에 맞는 천동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물리학에 사로잡혀 있었다. 천동설은 지구를 중심으로 우주의 별들이 돈다는 학설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무거운 물체가 가벼운 물체보다 더 빨리 땅으로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당시의 학자들은 이 두 가지 진리에 반대되는 학설을 주장하는 갈릴레오를 용서할 수 없었다. 결국 그들은 갈릴레오를 종교재판에 넘겼다. 
  자신의 주장을 계속하다가 처형당할 위기였던 갈릴레오는 살아남아 계속 연구하고 싶었다. 살아남기 위해서 갈릴레오는 종교재판에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머리를 숙였다. 다시는 지동설을 주장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갈릴레오가 속마음으로까지 엉터리 학자들에게 머리를 숙인 것은 아니다. 도리어 그들을 조롱했다.
  수천 년 동안 학자들은, 물체가 떨어지는 속도는 물체의 무게에 비례한다고 믿었다. 그러나 갈릴레오는 달랐다. 그는 무게 차이가 나는 두 개의 쇠공을 들고 피사의 사탑 계단 294개를 낑낑대며 올라갔다. 58.36m 높이의 사탑 정상에서 두 개의 쇠공이 동시에 떨어진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증명하려고 했다. 목숨까지 걸면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연구와 정의를 지키려고 한 갈릴레오. 그의 인생은 고통스러웠지만 그는 관습을 타파하고 새로운 학설에 도전하는 행복한 청년이었다.
 책상 위에서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권위의식만 주장하는 사람들을 젊은이들은 꼰대라고 한다. 자고로 학문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사상이나 철학에 열려 있는 자세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새로운 세상을 편견 없이 대하는 자세가 쉽지만은 않지만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도전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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