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꿈의교회 담임목사>

  오랫동안 교류하던 한 후배와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웬일로 전화했을까 물었더니, 자기의 어려운 이야기를 나눕니다. 특별히 직장 동료와의 관계, 또 자녀들과의 관계 때문에 힘들어서, 자기도 모르게 말을 실수할 때가 있었다고 말하며, 이를 어찌하면 좋냐고 물으려고 전화한 것이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후배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도 가족이나 동료들과 늘 좋게 지내지는 못합니다. 때때로 싸웁니다. 그때 무엇이 필요할까요? 많은 관계 전문가들은 관계를 잘 맺는 것만큼, 싸울 때 잘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다음의 5가지를 추천합니다.
  첫째로 10초만 더 생각하고 이야기하는 게 좋습니다. 화가 난 상태에서 바로 이야기하면 해서는 안 될 말도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잠시만 쉬어서 마음을 가라앉힌 뒤에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로 상대방을 비난하기보다, 차라리 ‘나’의 입장에 서서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대방을 비난하면 서로 감정이 상하지만, ‘나’의 입장이 어떤지 그것에 충실해서 말하면 좀 더 부드럽게 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로 논점을 흐리지 않게 해야 합니다. 싸우다 보면, 그저 이겨야겠다는 생각에, 상대방의 잘못된 과거 등 지금의 상황과 상관없는 이야기를 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런 말꼬리 잡기는 싸움만 키웁니다. 넷째로 자리를 뜨지 않아야 합니다. 싸우던 중에 자리를 뜨는 것은 상대방의 자존심을 짓밟는 행위입니다. 그런 점에서 아무리 화가 나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경청하여 상대방을 배려해야 합니다. 다섯째로 ‘싸움’보다 ‘대화’를 해야 합니다. 내 입장만 고집하다가 싸우기보다, 대화하며 상대방의 말을 들어야 합니다.
  이러한 다섯 가지를 한마디로 말하면, 바로 “상대방을 보기 전에 먼저 나를 돌아보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에게 실망했을 때, 상대방을 비난하기보다는 먼저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선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기 전에, 상대방의 말을 들으며 혹시 내가 잘못한 것은 없었는지 돌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기 전에, 상대방의 말을 들으며 혹시 내가 나의 고정관념으로 상대방을 바라본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오늘도 길 한가운데서 교통사고의 책임을 놓고 두 패로 갈라져 싸우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는 모르지만, 그들의 갈등으로 인해서 많은 사람이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또 길을 걷다 보니, 두 커플이 서로의 잘못을 지적하며 싸우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르지만, 얼굴을 보니 그 일 때문에 서로의 마음에 상처를 입은 것은 분명했습니다. 한 발짝만 물러서서 내 자신을 돌아보면 문제가 더 쉽게 해결될 수 있을 텐데, 그 한 발짝 물러서는 것이 힘든 모양입니다. 내가 물러서는 순간 패배하는 것 같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잠시 멈추고 나를 돌아보는 것, 한 발짝 물러나는 것이 결코 인생의 패배는 아닙니다. 세 걸음 더 가기 위한 한발의 후퇴, 한걸음의 ‘멈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다툼이 오려고 할 때, 갈등이 생길 때, 나를 먼저 돌아봅시다. 그러면 쓸데없는 곳에 에너지를 쓰지 않고, 필요한 곳에 에너지를 쓰는, 효율적이고 아름다운 인생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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