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한석<경기테크노파크 전략본부장>

 정치인은 국민에 대한 무한봉사를 하겠다고 공표하고 정치 행위를 시작한다. 자신의 정견을 펼치기 위해 주권자인 국민의 인정을 받고자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소 소신과 각오가 그러하다면 문제가 없으나 표만을 얻기 위해서라면 문제가 된다. 매표행위와 다름없으며 유권자의 눈과 귀를 더럽히기 때문이다. 정치인의 말이 표를 얻기 위한 얄팍한 수단이 되는 순간 정치는 시궁창이 된다.
 그래서 정치인은 국민앞에 솔직 담백해야 한다. 그리고 정치를 한답시고 자리와 권한이 있는 자에게 자존심을 굽혔을 때 그 순간부터 국민앞에 떳떳할 수 없게 된다. 자존심을 굽히느라 속에 없는 말을 지껄이거나 오로지 자기 자신만을 위해 머리를 쓰기 때문이다. 그리고 교언영색하며 편당과 무리를 만들려고 한다. 그러면 머리에 차지하고 있어야 할 봉사, 정의, 공정, 평등, 평화, 미래란 가치는 자리잡기가 힘들다. 동시에 어쩌다가 정치에 입문하여 권한이 생기면 자존심을 굽혔던 역사가 인이 박혀 습관이 되고 주변인에게 그걸 요구하게 된다. 한마디로 내가 누군데 하는 것이다. 정치의 초심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국민에게 무한 봉사하겠다는 공복의 자세는 구석에 처박아버리는 것이다
 더 나아가 겸양지덕이라고는 겉으로 조작할지 몰라도 내심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된다. 또한 국민을 두렵게 생각하고 그 앞에서 정직하게 일하고 보다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실천을 통해서 평가받을 준비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아예 유권자들에게 평가받을 때 또 다시 입에 침도 안바르고 줄줄 거짓말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그것은 야만에 가까워 진다. 권력이 망나니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아직도 이런 정치가 흔하다. 그래서 자존심을 굽히면 올바른 정치를 할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반면 국민의 집단 지성은 자존심이 있는 정치인을 알아주고 밀어 준다 그 정치인이 자존감을 발휘하도록 성원하고 응원한다. 국민앞에 정직하고 머리숙여 존중하는 정치에 누가 돌을 던지겠는가! 국민을 제대로 섬길 줄 아는 정치를 통해서 진짜 자존감을 살리는 자주적 사고의 정치인이 탄생하고 성장하게 된다. 그러면 정치의 본령인 분열과 대립을 지양하고 민주주의를 튼튼하게 지켜줄 상호 관용과 자제를 통하여 권력남용이 없도록 혁신하게 된다.
 일반적으로도 자신의 주체성과 자존심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면 당연하게 타인의 소중함을 긍정하게 된다. 타인을 존중하게 되면 그 집합체인 국민을 섬기며 무한봉사하는 정치인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국민에 군림하는 모든 기득권을 타파해야 하는 과제에 몰두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자존심과 정치 관계에서 나오는 방정식이다. 기득권을 억제하고 다수 대중의 보편 이익을 위한 정치 행보는 표를 자연히 모으게 된다. 이것을 진정성이라고 한다. 반면 표를 얻기 위해 적폐를 논하고 표를 얻기 위해 정의를 외칠 때 그 순수성은 의심받는다. 악취가 나기 때문이다. 정치인의 진퇴는 표에 매달리느냐 아니냐의 차이일 뿐이다.
 예로부터 수신이 덜된 자들이 손바닥 지문을 없애가며 사회 곳곳에 또아리를 틀고 있다. 배타성과 견제 심리가 작동하는 정치세계를 마치 그래야 하는 것처럼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그게 다인 줄 아는 사람들이다. 인간적인 매력이 없다. 자신들의 행동이 무지한 것임을 알리 없다. 썩은 줄 모르는 것이다. 초록은 동색이란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정치세계에 무슨 희망을 가질 것인가?
 단지 영혼과 정신이 썩더라도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그만이다. 하지만 권한을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속으로 부패한 정치인은 반드시 정치사회관계에서 부정적 작용을 하게 되어 있으니 문제이다. 자존감을 버린 정치를 더 이상 용인하거나 그럴 수도 있지라고 가볍게 보아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정치의 초심과 국민의 기대를 지속적으로 훼손하는 좋지 않은 습벽이며 정치 수준을 높이지 못하는 부정적인 행태이다. 그런 정치이기 때문에 국민 신뢰도가 항상 밑바닥을 치는게 아닌가 한다. 다만 그런 정치를 알아보고 혐오하는 일반 국민의 정치의식이 놀라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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