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열린글밭 칼럼 김미희 에세이
마음 비우기
  • 안산신문
  • 승인 2021.06.09 09:52
  • 댓글 0
김미희<소설가>

지난 밤 꿈속에 5년 전 떠난 선배의 얼굴을 보았다. 친언니처럼 나에 잘해 준 선배였는데 꿈속에서도 돌아간 것이 슬퍼서 울었는데 잠을 깨니 진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선배와의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흐르며 아침부터 가슴이 젖었다. 그 선배언니는 암으로 돌아가셨다. 주변에 암으로 돌아가시는 분이 많다. 내 나이가 그만큼 들어서 이기도 하고 암이 너무 흔하기도 하다. 코로나가 아직도 대유행이고 날마다 수 백 명씩 걸리지만 주변에 코로나로 죽은 사람은 아직 접하지 못했다.
 생명의 구조(構造) 굉장히 신기하고 놀랍다. 어떤 병원균이 체내에 침입하면 즉시 방어태세에 돌입하여 <요격기>가 출동한다. 그 대표적인 존재가 혈액속의 백혈구다. 혈액 1입방 밀리에 5천개에서 1만개나 되는 백혈구는 병원균이 침입해 오면 그것을 포위해서 죽이고 자신도 죽는다. 그래서 이 백혈구가 감소하면 병에 걸리기 쉬운 것은 당연하다.
 밤새워 일을 하는 사람의 백혈구를 조사해 보니, 오후 8시의 백혈구의 수를 1백으로 했을 경우, 오전 0시에는 70으로 감소하고, 다음날 아침 6시에는 60까지 감소했다고 한다. 또한 하루의 생활 리듬을 2시간만 늦춰도 병에 걸리는 확률은 2배가 된다는 외국의 연구보고가 있다.
 인간의 생명은 자연의 리듬에 정확하게 대응하고 있다. 밤이 되면 혈압도 자연히 내리고 호흡도 완만해지며 생명상태는 최저상태로 되어 우리들이 취침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므로 자지 않았을 때 몸에 좋지 않은 것은 당연한 것이다.
 야행성(夜行性) 동물인 바퀴벌레의 밤낮의 리듬을 바꾸어 보았더니, 장(腸)에 암이 생겼다는 실험보고가 있다고 한다. 잘 죽지 않는 바퀴벌레가 이 정도라면 인간은 더욱 심할 것이다. 약 2천4백 년 전 그리스의 의성(醫聖)이라고 하는 히포크라테스는, 인간의 건강에는 노동과 휴양, 운동과 수면의 리듬을 정확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나는 야행족이라고 떠들고 다녔던 때가 있다. 지금도 밤새워서 일하는 것을 자주 한다. 나이가 들면서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끼기도 하지만 운동을 병행하니 무리 없이 지냈다. 연구에 의하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건강에 좋고, 또 병에 걸릴 확률도 낮다.
 발목을 다쳐서 병원에 있다가 퇴원해서 집에 오니 날아갈 듯이 편하고 좋았다. 그것은 정말 한 순간이고 눈에 보이는 자잘한 많은 일들이 너무나 거슬려서 식구들에게 계속 잔소리를 하게 된다. 내가 못하는 것을 가족에게 부탁하면서 내가 왜 화를 내는지. 매사에 감사하다고 입으로만 말하고, 마음으로는 내 생각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고 화를 내고 있다. 결국은 내 욕심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다. 마음을 비우는 일은 이렇게도 지난하다.

안산신문  ansansm.co.kr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산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