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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까지 가자
  • 안산신문
  • 승인 2021.06.30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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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류진

월급만으로는 부족해! 우리에겐 일확천금이 필요하다!

‘마론제과’ 근무 연수 3년 11개월 정다해. 팀장과 외근 나왔다가 엉망이 되어 복귀하면서, 회사에 가면 좋은 점을 애써 떠 올려 보지만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억지로 기억해 낸 게 고작 옆 파이팀 팀장이 해외 출장을 다녀와서 나눠 준 바나나빵 정도? 이런 다해와 같은 부류인 강은상과 김지송은 서로를 위로하며 하루하루를 견딘다.

이들이 다니는 회사가 꽤 괜찮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앞날은 불투명하다. 그나마 이재에 밝은 은상이 가장 먼저 가상화폐인 ‘이더리움’에 투자를 하여 돈을 벌게 되고, 거기에 소박한 꿈을 꾸며 다해까지 합세한다.

“그런 느낌, 그러니까 박탈감 같은 게 든다는 건……관심이 있다는 거야. 너도 우리처럼 돈 벌고 싶은 거야. 부정하지 마.” (119쪽)

셋이 떠난 제주도 여행에서 우여곡절을 겪은 후 은상을 비난하던 지송까지 가상화폐에 뛰어들게 되는데, 어찌 된 일인지 상승곡선을 타던 그래프가 지송이 개입하게 되면서 ‘떡상’이 ‘떡락’으로 바뀌어 그녀들을 파도에 휩쓸리게 한다.

지인의 소개로 꼭 한번 부동산에 투자한 적이 있다. 공동투자이고 소액이었는데도 마음이 영 편치 않았다. 타인에게는 몇 푼 안 되는 돈이지만, 내게는 꼭 그렇지만도 않았는데 다행히 배가 되어 온전히 돌아왔다. 그동안 말만 들었지 실지로 경험한 적이 없었기 때문인지, 기뻤지만 한 편으로는 허무하기도 했다.

그런 이력 때문에 이 책 ≪달까지 가자≫를 읽는 동안, 투자과정에서 겪어야 했던 초조한 심정이 되살아나 책장을 펼쳐서 닫을 때까지 주인공들과 함께 마음을 졸여야 했다. 달까지는 아니더라도 실패하지 않기를 응원하고 또 응원하면서….

“여름철 냉동실이 너무 좁습니다. 얼음 틀 1인 1개 부탁드려요. 30구 이상짜리는 쓰지 마세요. 제발!” (338쪽)

팔을 뻗어 커튼을 확 열어젖혔다. 거대한 검정색 기계의 표면에 내 실루엣이 희미하게 비쳤다. 뭐야, 이거? 설마? 손잡이로 보이는 부분을 잡아 위로 들어 올리자 얼굴에 냉기가 훅 끼쳐왔다. 세상에. 단단한 큐브 얼음이 한 가득이었다. 나는 얼마간 아연한 심정이 되어 그 많고 많은 얼음 더미를 내려다봤다. 제빙기는 말 그대로 거대했고, 그 안에 얼마나 많은 얼음이 들어 있는 것인지 가늠조차 되지 않았다.(달까지 가자-343쪽)

우리 사회는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지금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세상이 아직 그다지 민주적이거나 상식적이지 않다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몸소 겪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다해’들이, 가상이 순식간에 현실로 바뀌는 세상에서 퇴사라는 공통된 꿈들을 꾸면서 오늘도 직장을 향해 종종걸음을 한다. 영혼까지 끌어들여 투자하는 청년들을 비난만 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주식에 투자할 때 주로 ‘발목’에서 사서 ‘어깨’에서 매도하라고 한다. 이 책≪달까지 가자≫의 주인공들은 가상화폐인 ‘이더리움’에 전 재산을 걸고 원칙대로 해서 성공할 수 있을까? ‘흙수저’인 세 주인공의 ‘회사탈출기’가 궁금해서라도 도저히 책을 덮을 수가 없다.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청춘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민복숙 (혜윰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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