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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종길의 책 수집기<14>분류학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다.
  • 안산신문
  • 승인 2021.07.14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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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최초의 동물분류학 교과서로 보인다. 한참 분류학에 관심이 많앗을 때 청계천에서 찾아낸 책이다. 1961년(단기 4294년)에 발행된 책이다. 가격은 3,400환이었다.

“사람들은 일생동안 의식주는 물론 취미·위락 생활, 치병 등과 관련하여 식물이나 동물과 끊을 수 없는 관계를 맺을 뿐만이 아니라 사후에도 숲이 우거진 산소에 묻히기를 원한다. 따라서 사람들은 보고 듣고 읽는 과정, 또 생산과 소비 과정에서 수많은 동식물의 명칭을 접하게 된다. 그럼으로 사람들은 일생동안 생물 명의 습득, 사용, 작성 문제에 봉착한다.” - 1983년 개최된 생물교육 심포지움에서 발표된 김훈수의 글 ‘생물 명과 생물교육’에서 인용 -

 

   분류학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다.

 

   바다로 다니는 일이 많아졌다. 시간만 나면 바다로 나갔다. 그것도 안 되면 강물에 가서 물속으로 들어가고 그곳에 몸을 자유롭게 하는 방법들을 터득하였다. 그러면 마치 필자가 유명 해양학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2학년 여름방학에는 그동안 과의 만난 네 학번 아래 후배들과 섬에서 가서 우리끼리 생물탐사를 해보자고 모의를 하고 장소를 남해 욕지도와 비진도를 정하였다. 팀을 육상 식물팀과 해양생물 팀으로 나누어 조사 준비를 하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놀다 오면 될 것을 아무런 경험도 없는 초보 학생들이 말도 안되는 탐사 준비를 한 것이었다. 문제는 생물들을 채집하고 정리하는 일 외에는 할 것이 없었다는 점이다. 동식물의 이름을 대분분 알 수가 없었다. 해양생물도 마찬가지였다. 일본 서적 ‘原色日本海岸動物圖鑑(원색 일본 해안동물도감)’을 가지고 가서 그림 맞추기로 해결하려니 대부분 어떤 생물인지 정확히 맞출 수가 없었다. 

   욕지도에 도착해서 부두에서 현지 주민의 소개를 받아 산 너머 반대편에 있는 목적지인 외딴 마을을 말하고, 작은 농가에 민박을 어렵사리 구하였다. 경사진 언덕길을 채집준비물과 며칠 머물 식자재(술 포함) 등을 들고 넘어가려니 힘이 무척 들었다. 젊은 청춘이었기에 다 참고 견딜 수 있었다. 더군다나 필자는 스쿠버다이빙을 하려고 공기탱크와 납덩어리가 몇 개 달린 웨이트벨트 그리고 잠수복과 장비 가방까지 있으니 다른 후배들이 짐은 더 추가될 수밖에 없었다. 이틀을 지나자 한계에 부딪쳤다. 더위와 벌레도 문제였지만 점점 늘어나는 채집물이 더 문제였다. 일행들은 물 속에 들어가면 뭔가 먹을거리를 구해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렇지못하니 실망은 컸고 자연 인솔자인 필자가에게 불만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물속 절벽에서 돌멩이 같은 것이 달려있어 몇 개를 가져 나왔더니 집주인이 돌멍게라며 먹어도 된다고 하였다. 푸짐한 속살이 있어 후배들의 불만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었다. 멍게 수관 근처에 작은 새우류가 살고 있었는데 새로운 발견이라며 기뻐하며 소중히 채집병에 담기도 했다. 무작정 떠난 탐사의 당연한 결말은 “형! 다른 섬에 가서 놀다 갑시다”라는 후배들의 요구에 동의하는 길밖에 남지 않았다. 

   남해 한려수도에는 그림같은 섬들이 많았지만 비진도라는 이름이 그중에서도 젤 좋은 섬일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직감이었지만 적중하였다. 고생만 한 우리들 눈엔 비진도는 그야말로 한 점 때 묻지 않은 파라다이스였다. 곱고 깨끗한 모래해변과 그대로 들여다 보이는 맑디맑은 물이 그렇게 보이게 했다. 해변에서 민박 주인집 아들을 만나 흥미진진한 바다 사나이의 이야길 들었다. 직업 잠수사(후카 다이버) 였던 그는 잠시 바다에 갔다올게 하며 두어시간을 지나고 오면서 여러 종류의 물고기를 잡아와 여유가 없던 우리 일행을 회로 포식을 시켰다. 아름다운 자연 풍경과 풍요로운 먹거리 등을 제공하는 바다가 처음으로 소중하게 받아드려졌다. 필자의 첫 해양탐사는 그렇게 지나갔다. 해양생물학을 전공하겠다는 다짐도 더 다져졌다. 후배들의 불만은 비진도를 지나오면서 사라졌고 졸업할 때까지 그때 추억과 남해 바다를 들먹이며 한 때를 그리워했다. 

일본 원색 해안동물도감은 1979년에 발행된 책(4판)으로 초판은 1956년에 출판되었다. 이 책의 사진들의 해안에 생물들을 발견하고 그 이름을 알아내는데 아주 유용하게 쓰였다.

   일본 도감은 바다로 더나는 여행 마다 항상 들고 다녔고, 수많은 사진은 흔한 종을 알아낼 때는 유용하게 작용하였다. 강(class) 준위 등 상위 분류군(생물들의 특성에 따라 무리를 지어갈 때 각 준위의 이름, 주고를 가지고 설명을 해보면 호수동 > 단원구 > 안산시 > 경기도 > 대한민국처럼 단계를 높여갈 때 각 단계의 무리를 분류군이라 함. 즉 ‘종(種 species) > 속(屬 genus) > 과(科 family) > 목(目 order) > 강(綱class) > 문(門 order) > 계(界 kingdom)’가 분류군의 단위임. 사람은 ‘종(Homo sapiens) > 사람 속 > 사람 과 > 영장 목 > 포유 강 > 척색동물 문 > 동물계’로 단계가 있음.)의 이름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었다. 돌멍게는 해초 강(海鞘綱)에 속한다는 점도 알게 되었는데 이 고착생물이 사람과 같은 척색동물문이란 걸 알고 놀래기도 했다. 어째든 필자에게 그 도감은 기본적인 해양생물을 익히게 해준 최고의 교과서이자 안내서였다. 해양생물 종명을 이야기 하면서 지극히 단순한 체계를 파악하여 생물을 잘 모르는 동료들에게 잘난체도 했다. 신기한 것은 그림으로 생물들을 익숙해지니 물속의 셰계가 훨씬 풍요롭게 보였다.

   전공과목 중에 식물분류학이 있었다. 식물들의 체계를 나누고, 종을 기재(특성을 잘 기술하는 것)하며 종 기재 역사를 알아내고 종을 정확하게 하는 일을 분류학이라 할 수 있다. 왠지 이러한 생물학 분야에 관심이 확 갔다. 해양생물학을 하기 전에 분류학을 먼저 해야 될 것이라는 생각까지 했다. 그해 중간고사에는 식물의 수많은 과의 명칭을 적고 과들을 엮어 어느 목에 속하는지 적어내는 것이었는데, 그 많은 단어를 외우고 연관되는 과들을 묶어 외우는 일이 의외로 재미있었다. 생물의 분류에 관심이 갑자기 늘었다. 그 시험의 날의 마음가짐이 이후 지금까지 자연계와 생물들을 바라보는 기준이 되기도 하였고, 책 수집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서지학에서 책을 분류하는 일도 바로 이 분류학과 비슷하기 때문이었다. 만약 환경 책을 수집한다면 생물학, 보전학, 환경학, 기후학으로 구분해서 할지, 환경철학, 환경공학, 오염학, 환경정치와 윤리로 그것도 아니면 물, 공기, 지질, 생물 등으로 나눌지 결정해야 할 문제가 생긴다. 환경분야의 수많은 책들을 구분하고 구분된 것을 유사한 것끼리 모아서 별도의 이름을 붙여서 정리하는 일이 바로 분류학에서 기본이 되는 작업과 아주 닮았다.

   필자는 한 분야를 생각하면 그 분야의 책을 수집하였으므로 분류학과 동물분류학에 관한 책을 찾아보게 되고 헌책방을 갈 때 마다 관련 책이 있는 지를 뒤지기 시작했다. 찾는 분야가 하는 더 는 것이었다. 만약 분류학을 하지 않았다면 책을 체계적으로 수집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지금도 생물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은 대학교 2학년 때에 멈추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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