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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열치열(以熱治熱)
  • 안산신문
  • 승인 2021.07.2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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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희<소설가>

 어젯밤은 갑자기 천둥과 번개가 치고 소나기가 쏟아졌다. 그 정도로는 열기를 내릴 수 없었는지 밤에도 무척 더웠다. 7월 3주, 아직 여름은 많이 남았다. 그러나 최악의 이상기후에 지구와 지구인이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나라의 열대야도 예년에 비해 23일이나 앞당겨졌다고 한다.
 몇 년 전 여름 미국에서 한 달 살기 할 때였다. 워싱턴 공항에 내리자 피부에 닿는 깔끔한 더위가 피부를 찌르는 느낌이었다. 한국의 더위와 느낌이 달랐다. 습도가 낮아서 그렇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더워도 끈적임이 없어 견딜 만했다. 미국에서 지낸 한 달 동안 미국 서부와 캐나다에 여행을 다녔는데 기온은 높아도 땀은 별로 나지 않았다. 또 캐나다는 너무 시원하여 준비해 간 긴 옷을 요긴하게 입었다. 한국에 돌아와 남은 여름을 견디기가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최근 미국 서부에는 습도 없는 무더위로 산불이 나서 불 구름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처음 들어보는 불 구름은 뉴스에서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하늘만 쳐다보면 구름의 모습이나 그것은 산불로 인한 연기가 하늘로 치솟아 멀리서 보면 구름으로 보이는 현상이다. 얼마나 어마어마한 산불이기에 서울과 대전 거리에서도 보인다고 한다. 미국뿐만 아니라 독일을 비롯한 서유럽에 10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최악의 수해가 발생했다. 두 달 동안 내려야 할 비가 이틀 동안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마을이 물에 잠기는 등 독일에서만 사망자가 150여 명을 넘는다고 한다.
 시베리아와 캐나다 등에서는 기록적 폭염으로 도시가 사막화되고 있다고 한다. 여름에도 시원한 나라인 캐나다는 올해 여름 50도에 가까운 이상기온으로 나라가 펄펄 끓고 있다고 한다. 또 아시아의 곳곳에서도 폭우, 홍수, 산불이 동시다발로 일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 위기는 선진국과 후진국을 가리지 않는다. 영화나 먼 미래의 일이 아닌 지금 여기 모두의 생존 문제가 됐다는 것을 자각할 때”라고 경고한다.
 이러한 기상현상에 전문가들은 온실가스로 촉발된 기후변화가 원인이라고 한다. 그동안 남극이나 북극의 빙산이 녹아내리는 것을 보면서 염려했지만, 몸에 직접적으로 닿지는 않았다. 그러나 우리가 사는 지역도 지구온난화로 인한 영향에 상관없지 않다. 요즘 같은 불볕더위에 온실가스 걱정으로 에어컨을 안 켜고 살 수가 없다. 전기사용량도 날마다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다. 기후변화는 이제 미래의 일이 아닌 바로 오늘의 일이다. 또 다른 나라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나의 일이다. 기후 위기가 세계 곳곳에 재난으로 다가오고 있지만 우리는 눈앞의 이익과 나 혼자의 편안함을 생각한다. 이제는 자연이 주는 경고를 현실로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 조상들은 예부터 이열치열이라 하여 열은 열로써 다스렸다. 그래서 가장 무더운 복날에 삼계탕과 같은 뜨거운 보양식을 먹어 건강을 챙겼다. 또 적당한 운동으로 땀을 흘려서 몸의 노폐물을 빼냈다. 요즘은 삼계탕을 끓이느라 땀 흘릴 필요도 없이 포장된 삼계탕도 많이 팔고 있어 손쉽게 삼계탕을 먹을 수 있다.
 지구 온실화를 막을 수 있다면 누구나 노력해야 할 것이다. 남이 아닌 나부터 에어컨 먼저 켜기보다는 선풍기와 친해야겠다. 발목 골절로 미루었던 운동도 열심히 하며 올여름은 이열치열로 보내야겠다. 이 무더위도 언젠가는 끝날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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