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꿈의교회 담임목사>

  언젠가부터 당연하게 생각되던 계절의 변화가 변하고 있습니다. 장마철에 남쪽 지방에는 폭우가 내렸지만, 우리 안산만 보면 제대로 비가 오지 않았습니다. 소위 ‘마른장마’를 경험하는 게 몇 년째인지 모릅니다. 우리의 세상이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얼마 전, 너무 더웠던 날에, 저도 모르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우, 눈밭에서 구르고 싶다.” 무심코 나온 이 말! 그때 문득 ‘이게 우리 인간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은 뜨겁고 푹푹 찌는 여름이 되면 흰 눈을 상상하고 겨울을 기다립니다. 그리고 겨울이 되어 혹독한 추위가 찾아오면, 그때마다 다시 따뜻한 여름을 상상합니다. 사람의 마음이 이렇습니다. 지금 나의 상황에 좀처럼 만족하기가 어렵습니다. 지금보다 더 나은 조건을 원하고 그것이 충족되더라도 또 그보다 나은 조건을 원하는 것이 우리 사람의 마음입니다.
  때로는 내가 갖지 못한 것을 가지려고 갈망하고 그것을 위해 노력하는 인간의 모습은 많은 경우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런 모습으로 인해, 문화가 생기고 문명이 발전하고 이렇게까지 살 수 있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그런 모습이 절제되지 않고 나타나면, 그것은 욕심이 됩니다. 그리고 지나친 욕심은 화를 부릅니다. 수많은 뉴스와 통계들을 토대로 보면 많은 심각한 사회 문제들이 처음에는 한 사람의 과도한 욕심에서 기인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세상에는 우리가 아무리 원하는 대로 바꾸고 싶어도 멈춰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겪고 있는 기후의 변화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여름의 폭우나 열대야의 고통, 그리고 겨울의 폭설과 같은 이상기후들은 결국 지구 온난화의 심각한 결과라는 것을, 대부분이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마치 롤러코스터에 탄 것처럼 멈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번 맛본 개발의 열매로 인해, 자연과 조화를 이뤄야 하는 순리를 깨고 우리의 편리대로 무분별하게 개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우리가 듣기에는 여전히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것을 왜 중요하게 봐야 할까요? 그것은 우리가 아니라 우리 자녀들에게 직접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 기성세대는 힘들어도 조금만 버티면 됩니다. 하지만 우리의 자녀, 다음 세대는 이제 평생을 이렇게 살아야 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마스크입니다. 몇년 전부터 우리 아이들은 마스크 쓰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왔습니다. 코로나가 문제가 아니라, 그 전부터 미세먼지 때문입니다. 그 미세먼지를 만든 주체가 누구냐를 놓고 저마다 여러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아무튼 우리 자녀들은 우리가 누리던 더 좋은 공기를 누리지 못하고 마스크를 당연히 써야 하는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입니다. 지금이라도 멈추지 않으면, 다음 세대에 물려줄 환경이 더 안 좋아질 수 있습니다. 이제라도 바뀌어야 합니다. 지나친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눈앞의 상황이 절박하더라도, 이제는 조금 더 눈을 들어서 멀리 봐야 합니다. 서로의 정, 사랑과 같은 좋은 것은 물려주고, 안 좋은 것은 우리가 먼저 고치면 됩니다. 다음 세대인 우리의 아이들을 위해 만들어질 더 나은 우리 동네의 모습을 기대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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