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꿈의교회 담임목사>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올림픽이 끝났습니다. 많은 언론에서 말하듯이, 금메달 순이든 합계 순이든 상관없이 결과적으로 ‘종합 10위 안’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목표에 상관없이, 코로나 시국에 국가비상사태를 고민하던 곳에서 온갖 트집과 방해를 뚫고 무사히 돌아온 것은 일단 박수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제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해볼까요? 큰 스포츠 이벤트가 끝나고 나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우리 사회에 많은 화두를 던지는데, 이번 올림픽은 어떤 화두를 주었을까요? 우선 앞에서 말한 것처럼, 가장 본질적인 화두는 ‘모로 가도 금메달만 따면 된다’는 의식에서 이제는 ‘결과 이전에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으로 갔다는 점입니다. 특별히 과정을 바라보는 관점 중에 가장 큰 기준으로 자리 잡은 단어가 있었는데, 지난 몇 년 사이에 가장 큰 화두가 된 말인 ‘공정’이란 말입니다. 공정한 과정을 거쳐서 이룬 결과에 대해서는 메달에 상관없이 박수를 보냈고, 공정하지 않은 과정을 거쳐서 이룬 결과에 대해서는 아무리 금메달을 얻더라도 외면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올림픽은 공정에 대한 화두를 던져주었다고 보는데, 과연 우리가 주목해야 할 공정의 요소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첫째로 합리적이어야 한다는 겁니다. 이번에도 주목을 받은 양궁은 선수를 선발할 때 오로지 실력이라는 하나의 기준으로 뽑았습니다. 그러나 야구나 축구는 ‘최고의 선수로 뽑겠다’는 원칙을 내세우고도, 어긋난 경우가 있어서 논란이 되었습니다. 그럴 때 투명한 해명이라도 있으면 나은데, 특별히 축구는 투명하게 해명하지 못했죠. 결국 하나의 원칙을 적용하지 않았고, 투명하게 해명하지 못했던 종목은 잘 안되었습니다.
  또 하나는 기본기의 문제입니다. 많은 언론에서 축구 8강전의 패배를 여러 가지로 이야기했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기본기의 차이였습니다. 볼을 다루는 30cm의 차이가 볼 소유권의 차이를 만들었고 그것이 골의 차이로 이어진 것이었습니다. 야구도 그렇습니다. 기본적인 베이스커버의 실수가 3연패의 나비효과를 만든 것이었습니다. 결국 이번 올림픽은 정신력만으로는 메달을 노릴 수 없다는 냉정한 현실을 알려준 것이었습니다. 어릴 때 기본적인 것을 제대로 익혀야 메달을 노릴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올림픽의 화두는 우리 사회의 문제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합리적인 공정의 문제는 지난 몇 년간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개인기의 문제입니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성적을 보면 어릴 때는 세계 최상급을 달립니다. 그러나 중고등학교 때 역전되더니, 대학교 때부터는 따라잡을 수 없는 차이로 벌어집니다. 무엇이 문제입니까? 외국에서는 어릴 때 공식이 아니라, 기본적인 것을 반복해서 가르칩니다. 그런데 우리는 아닙니다. 처음부터 문제를 빨리 푸는 법, 즉 공식을 가르칩니다. 그러니까 단기적인 효과는 나타납니다. 그러나 더 어려운 문제에 부딪히면 막히고 맙니다. 정말 승부를 봐야 할 성인 때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고 마는 겁니다.
  이번 올림픽은 우리 사회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고, 우리에게 필요한 화두를 던졌습니다. 바라기는 이번 올림픽이 그저 과거의 한 사건으로 넘어가지 않고, 던져진 화두를 잘 곱씹어서 우리 사회가 발전하는 또 하나의 발판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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