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꿈의교회 담임목사>

  인지상정(人之常情)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보통의 정서나 감정’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물론 사람은 문화에 영향을 받는 존재이기 때문에, 100%의 사람들이 느끼는 공통된 정서는 거의 없지만, 그래도 대부분이 느끼는 정서는 분명히 있습니다. 그것을 단적으로 알 수 있는 예를, 우리는 최근에 보고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의 정권을 탈레반이 다시 잡았습니다. 그 상황을 보며, 전 세계는 아프가니스탄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탈레반은 지난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있었던 1차 집권기와 다를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1차 집권기 때는 자기네들의 교리에 맞는 세상을 만든다는 명분으로, 문화재도 부수고, 여성의 인권을 심각하게 제한했으며, 심지어 곰까지도 자기네 교리에서 정한 수염을 기르지 못했다는 이유로 코를 베어버렸습니다. 심지어 교리와 어긋난다는 이유로, 의학 공부에 가장 필수적인 인체 해부도조차 금지했습니다. 이러한 1차 집권기의 잔혹함으로 인해, 탈레반은 전 세계의 공분을 샀고 결국 정권을 빼앗겼습니다.
  이때의 교훈을 잊지 않았는지, 탈레반은 이번에는 1차 집권기와 다를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들은 실제로 집권 뒤에, TV에 나와서 여성 앵커와 마주 앉아서 인터뷰합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우리는 인권을 존중하고 국제 규범을 지킬 것, 외국인과 일한 이들에게 사면령을 내렸다’고 외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말을 믿는 사람은 현재까지 거의 없습니다. 같은 종교를 국교로 삼는 나라들도, 심지어 내부의 국민도 믿지 않고 있습니다.
  그 단적인 예가 바로 철조망 너머로 자신의 아기를 던지는 어머니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자기들은 인권을 빼앗기고 탄압을 받고 죽을 수도 있지만, 아기만큼은 자유를 누리며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어머니들은 아기를 철조망 너머로 던지고 있었고, 군인들은 울면서 아기를 받고 있었습니다. 어머니들은 왜 아기를 던졌을까요? 군인들은 왜 울면서 아기를 받았을까요? 그것은 1차 집권기와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이 올 것이라고 봤기 때문입니다.
  탈레반은 ‘달라질 것’이라고 외치고 있는데, 사람들은 왜 믿지 않는 것일까요? 그것은 실질적인 움직임에서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도부에서는 ‘달라졌다’고 이야기하지만, 실제로 들려오는 뉴스를 보면 전혀 다른 이야기를 전합니다. 여성들이 벌써부터 일자리를 빼앗겼고, 얼굴을 가리지 않은 여성을 총살시켰고, 미군에게 통역한 사람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 사형을 통지했다는 뉴스가 들리고 있습니다. 각 지역에서 실제로 움직이는 대원들은 전혀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도부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믿지 못하겠다고 말하는 겁니다.
  변화는 말로만 외쳐서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한 조직의 진정한 변화는 가장 밑바닥에 있는 구성원, 가장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구성원의 모습에서 드러나고, 한 개인의 진정한 변화는 가장 평범한 밑바닥의 모습에서 드러납니다.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 개인과 사회의 변화가 절실한 때를 보내고 있습니다. 실제로 곳곳에서 변화의 외침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행동이 수반되지 않는 변화는 그저 정치적인 구호일 뿐입니다. 행동이 변화를 증명합니다. 어느 때보다 변화가 요구되는 이때, 행동으로 세상에 감동을 전할 변화가 나타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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