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경<경영학박사>

문재인대통령은 올해의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포용과 상생의 실천을 전세계에 호소했다. 개발도상국가들에 대한 협력과 지원을 약속하고 코로나 백신 지원자금 2억달러를 제공했다. 옳은 일이다. 세계는 지역적으로 군사적전쟁과 무역전쟁의 다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로를 죽이지 못해 안달하는 모습이다. 포용과 상생은 세계를 통합하는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두 물체는 동시에 같은 장소를 차지할 수 없다. 따라서 두 사람은 사물을 같은 지점에서 볼 수 없으며 보는 각도가 약간이라도 달라지면 사물이 다르게 보인다 밀프레드 말드리치는 말했다. 인간관계에서 자기와 다른 생각, 행동, 감정을 보이면 자동적으로 반감을 느끼고 공격하려고 한다. 자신의 의견과 다르면 나쁜 것으로 단정해 버리고 자신에 대한 도전이나 비난으로 간주해 버린다. 인간관계에서 갈등은 다른 사람의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사전적 의미로 포용이란 남을 너그럽게 감싸주거나 받아들임이다. 영어의 Embrace는 끌어 안다로 상대방의 생각이나 의견, 제안을 수용하는 것이다. 타 문화나 종교, 기술을 받아들인다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다시말하면 포용이란 다른 사람의 다름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이다. 사실 포용없는 상생은 거짓이다. 
  상생은 냉전이후 인류의 핵심과제이다. 상생은 win-win이기때문이다. 더불어 이기는 것이다. 경쟁사회에서 어쩌면 이율배반적인 것인지도 모른다. 애초부터 세상은 공존과 상생하도록 창조되었다. 언뜻보면 생존을 위해 경쟁하는 것 같아도 그렇지 않다. 만약 힘에 의한 생존은 보장되지 않는다. 오히려 지구상에는 약한 것들 보다 힘이 센 것들이 멸종의 위기에 놓여 있다. 현대 사회는 자유와 개인주의로 인해 인간의 삶이 독립적일 것 같지만 떨어질 수 없는 관계망 속에 살고 있다. 오히려 공동체적 분업과 협력으로 상생하도록 변화하고 있다. 누구든 승리를 독식할 수 없다. 모두에게 유익을 제공해야 한다. 우리민족 시조인 단군(檀君)의 건국이념이 홍익인간이었다. 널리 인간세계를 이롭게 한다는 뜻이다. 사람이 하는 모든 일은 누구를 죽이는 일이 아니라 모두를 이롭게 하는 세상을 여는 것이었다. 다른 생각과 의견을 포용하고 더불어 살 때 흩어진 마음이 모아지고 공감이라는 엄청난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상대를 죽이고 넘어뜨리고 밟아야 자기가 서는 것은 착각이다. 결국 자기를 죽이는 일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는 어리석음이다. 
  인간은 더불어 살 때 삶의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 돈과 권력도 공생할 때 가치가 있다. 상생이란 자신과 다른 사람의 존재와 가치를 인정하고 권리를 존중하면서 서로 돕고 더불어 사는 것이다. 자기를 사랑하듯 다른 존재도 사랑하고 존중해야 한다. 개인은 물론 조직이나 집단 간에 이해충돌로 일어나는 갈등 문제는 상생의 정신이 대안이다. 상생의 정신은 공동체주의 혹은 전체주의의 개념이 아니다. 조직이나 집단, 국가를 개인보다 우선하는 전체주의는 전체를 위한 개인의 희생을 강요한다. 그러나 상생은 개인의 궁극적인 존재 가치와 권리를 절대적으로 보장하고, 전체를 위한 개인의 희생을 용납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상생은 개인주의를 내재한다. 그런 면에서 상생은 자유주의의 포용의 원리와 공동체주의의 협력의 관점을 더 적극적으로 확장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가장 핫하게 이슈가 되고 있는 영화 ‘오징어 게임’은 돈 있고 힘있는 권력자의 자아도취적 욕구를 채우기 위해 경제적 실패자, 빚진자들을 모아서 생존게임을 한다. 합의와 민주적 절차에 따른 게임룰이라는 합리적 이유를 들어 살인도 정당화한다. 민초들은 아무리 발버둥쳐도 헤어나올 수 없다. 돈과 권력 앞에 노예가 될뿐이다. 456억을 456명에게 그냥 나누어 주면 456명을 살릴텐데 결국 모두가 죽는다. 성남의 대장동 사건이 이 영화와 겹쳐진다. 일확천금은 신화가 아니라 사실이었다. 화천대유 천화동인의 꿈은 가능했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합리적 절차를 따라서 1원의 부정도 없이 대박을 이루어 냈다. 분명한 것은 기울어진 저울이고 범죄라는 사실이다. 상생과는 거리가 멀지 않은가? 상생의 원리가 작동하지 않는 세상은 욕심으로 모두를 망하게 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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