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경<경영학박사>

  인간은 스스로 이기심을 인식하는 동물이다. 이기심은 욕구와 관계가 있다. 즉 욕구를 채우려는 마음이 이기심이다. 이기심은 이득을 독점하려는 태도라고 할 수 있다. 사실상 경제는 사람의 이기에 의해 만들어진다. 인간에게 이기심이 없다면 용역이나 물자의 교환과 기술의 발전도 기대하기 어렵다. 이기심은 인간의 버릴수 없는 속성이다. 사람이 다른 사람과 교류하면서 관계를 맺고 살아갈 때에 이기적 심리가 작용하게 된다. 어떤 일이나 상황에서 자신의 이득을 극대화 할것인지 고민한다.

거래에서는 이를 전략이라고 한다. 어떤 선택을 해야 자기의 이익을 보장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이를 학문적으로 이론을 세운 사람들이 있다. 1950년 수학자인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의 앨버트 터커(Albert Tucker)는 죄수의 딜레마라는 사고실험으로 강의에 사용했다. 그는 게임이론에서 내시균형(Nash Equilibrium)을 주장한 경제학자 존 내시(John Nash, 1928~2015)의 지도교수였다.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다른 참가자가 취하는 전략을 기초로 자신의 이익이 최대가 되도록 행동한다. 모든 게임 참가자가 자신의 이익을 최대로 만드는 균형상태를 내시균형이라고 한다.
  이를 잘 설명해 주는 실험이 죄수의 딜레마이다. 두 명의 범죄 용의자 A, B가 체포되었다. 두 사람은 각기 다른 수사실에서 조사를 받게 된다. 그리고 범죄를 자백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만약 A. B 둘 다 침묵하면 징역 1년, A. B 둘 다 죄를 자백하면 징역 3년, A. B 둘 중 한 명은 자백하고 다른 한명이 자백하지 않으면 자백한 쪽은 석방, 자백하지 않은 쪽은 10년 징역에 처하게 된다. 수사관의 목표는 둘의 자백을 받아내는 것이다. 용의자는 침묵하는 것이 유리한지 자백하는 것이 이득인지를 따지게 된다. 이 게임에서 이득이 최대가 되는 내시균형은 두 용의자가 침묵하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실제로는 서로의 대화가 힘든 상황에서 선택하는 전략은 이득을 만들어 내기가 힘들다는 것을 보여준다.
 게임이론은 인간의 이기적인 모습을 적나라하게 증명해 주고 있다. 예를 들어 고속도로에서의 정체현상이다.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고속도로정체이다. 건널목도 없고 일정한 속도로 모든 차량이 주행한다면 정체없이 제 시간내에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더 빨리 가려는 운전자들의 이기심 때문에 체증이 생긴다. 독일에 출장을 가면 아우토반을 거의 무제한 속도(250km/h)를 달릴 수 있었다. 아우토반에서는 수십km를 줄지어가는 대형컨테이너 차량들이 자기차선을 벗어나는 것을 본적이 없다. 우리 고속도로에서는 저속도 차량들이 무질서하게 차선을 넘나드는 것을 쉽사리 볼 수 있다.

개인의 이기심 때문에 모두가 손실을 보는 것이다.
  최근에 지면과 뉴스에 크게 이슈로 제기되고 있는 사건을 통해 죄수의 딜레마를 게임이 아닌 실제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성남의 대장동 개발사건이다. 공공개발에 참여한 소수의 민간에게 과도한 수익배분이 이루어졌다는 일로 인해 국민들에게 허탈감을 주고 있다.

공권력을 통해 주민들의 땅을 싼값에 수용해서 천문학적 개발 수익을 챙기고 돈되는 고급아파트를 비싸게 분양해서 이익을 만들어내는 꿩먹고 알먹는 공공개발을 했다. 단군이래 최대의 공공수익을 환수했다고 하지만 민간인 몇 명에게 수천배의 수익이 배분되도록 설계되고 이행된 것은 아무리 보아도 합리적이질 않다. 관련자들이 구속되고 수사를 받고 있다. 죄수의 딜레마를 적용해보면 이미 녹취자료를 검찰에 넘겨주고 자백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무혐의를 고집한다. 둘 다 침묵하는 내시균형은 무너진 것 같다.
  이 사건에서 공유의 비극을 보는 것 같다. 공유의 비극이란 사회 구성원이 공동자원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여 결국 공공의 이익과 개인의 이익을 훼손하는 현상을 말한다. 개인 공유자원을 사용할 때 개인이 사용하는 수량이 다른 사람이 사용할 수량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한다. 공공개발의 이익이 개인에게 집중될 때 다른 사람의 이익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자본주의는 개인의 이기적 욕구를 최대한 보장한다. 그러나 개인의 이익이 다른 사람의 이익을 훼손시키지 않아야 한다. 우리 사회가 서로의 이익을 배려하는 선택을 통해 이해당사자 모두가 이익을 나누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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