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문득 좋다고 느껴지면 빠져들기 쉬운 계절이다. 하늘은 한없이 높아 잠재웠던 꿈을 부풀리고 고삐 풀린 낭만적 감성은 평범한 일상에서의 일탈을 부축인다. 나이깨나 들었다는 사람의 마음이 이럴진대 마음 깊숙한 곳, 뜨거움을 품은 젊은이들은 어떨까. 단풍 빛깔이 한없이 고운 이 가을, 속에서 뿜어 나오는 열기를 독서로 풀어 가면 정신과 영혼까지 풍요로워지리라.
고등학교 시절부터 10년 동안 책 천권을 읽었다는 김애리작가, 지금도 일년에 이 백 권 이상책을 읽는다는 그녀는 정말 ‘책에 미친 청춘이다.’ 책을 읽지 않는 것은 청춘에 대한 배반이라고 외치며 천여 권의 책 중에서 뽑은 이 백 여권, 그 내용을 발췌해 한 권의 책으로 발간한 것이다.
<책에 미친 청춘>은 다섯 개의 파트로 나누고 29개의 소제목을 달았다. 목록을 펼쳐보면 수록된 책 제목과 작가들의 이름이 입을 다물 수 없게 한다. 마음이 끌리는 대로 주제를 찾아 읽다가 보면 어느 덧, 필독서로 끊임없이 회자되는 책의 저자들을 거의 만나게 될 것이다. 첫 번째 파트의 책들을 살펴보면 ‘실패를 경험하지 않은 청춘은 청춘이 아니다’라는 주제로<다치바나 다카시,‘청춘표류’> <무라카미 하루키,‘슬픈 외국어’> 책의 내용들이 정리되어 있다. 책을 읽으며 자신이 깨닫고 알게 된 내용을 풀어 가는 형식이다. 김애리 작가는 이 위대한 작가들의 글을 읽으며 청춘이 힘겨운 것은 비단 우리나라, 우리사회만의 문제가 아님을 알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한다. 이 고백은 아마 이 책을 읽는 많은 젊은이들의 한숨이기도 하겠다.
책 내용 중, 세계적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젊은 시절이 혹독한 육체노동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진실을 배운 것은 20대의 나날이라는 그의 고백은 힘든 시기를 지내고 있는 젊은이들의 희망이기도 하겠다.    
이 책에서 만난 일본의 수학자 히로나카 헤이스케는 <학문의 즐거움>이라는 책을 통해 공부법을 소개한다. 그의 공부법은 공부에 특히 관심이 많은 독자들에게 반향이 클 것이라 여겨진다. 그 첫째가 ‘보다 큰 관점, 즉 인생이라는 커다란 숲의 관점에서 ‘공부’의 목표를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살아 있는 내내 부단히 배워야 한다는 헤이스케는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서도 퇴색하지 않을 공부목표가 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대학을 입학한 후에는 전혀 공부할 이유를 모르는 젊은이들과 공부는 아이들이나 하는 것쯤으로 간주하는 어른들이 한 번 쯤 깊게 생각해볼 문제이지 않을까. 의식의 성장이 멈추었을 때 자신의 인간다움을 보장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옥같은 글들, 굳이 진부하더라도 이 표현을 피할 수가 없다. 나라와 민족,문화,종교,예술 분야를 초월해서 이 시대를 이끌어가는 정신의 산물들, 그 정제된 지식들로 가득한 책들이 이 한권에 고스란히 녹아지고 스며들었다. 그 이름들을 일일이 다 열거할 수는 없고 극히 일부만 소개 하자면 우리나라의 작가<감옥으로부터의 사색>신영복, <무소유>법정, <지도밖으로 행군하라>한비야 등의 글이 있고,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우라>앤서니 라빈스, <월든>데이빗 소로, <명상록>아우렐리우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스티븐 코비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지식의 향연이 가득하다.
정말 청춘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한 눈에 세상을 볼 수 없고 인생을 이해할 수 없다고 느껴질 때 삶과 존재의 의미를 깊이 있게 풀어내는 <책에 미친 청춘>에서 숨 쉬는 위인들과 마주 할수 있기를. 

최정인<혜윰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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