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한석<경기테크노파크 원장직무대행>

지난 수십년간 세계화는 대한민국 상류층에겐 혜택을, 보통사람들에겐 빈곤감과 무력감을 안겨주며 불평등을 확대시켰다는 분석이 있다.
때문에 서민 대다수는 분노와 실망이 크며 삶의 피로도가 견딜 수 없이 쌓여 있다. 설상가상 코로나 감영병이 서민 대중의 삶을 더욱 악화시키며 자괴감에 빠지게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심각한 경쟁에 괴로운 사회, 불신이 만연한 사회풍조가 현실이 되었다. 한국 사회는 각자도생, 각자위심인 단절사회가 되어 공동체 가치는 무시되는 현상이 확산되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생긴 불안과 불만은 단순히 경제적 불만뿐만 아니라 정치적, 도덕적, 문화적 문제이며, 민생과 일자리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계망의 성숙도와도 관련이 깊다.
누적된 피로도는 주변 관계나 공동체의 가치가 상실되고 기분을 상하게 하고 자신에 대한 존중을 없앤다. 동시에 타인에 대한 사랑과 배려가 상실되기 마련이다. 사람간 신뢰와 믿음이 사라져 버린다.
이는 다함께 잘살자는 민주주의 위기를 불러오기도 한다. 일례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수구  특권의 권위적 인물에 대한 지지가 높아지는 문제가 나타나기도 한다.
그래서 불평 불만이 사회분위기를 장악하면  이에 편승하여 집권여당을 비롯한 기성 정치세력, 엘리트 기술관료에 대한 신뢰와 평가는 바닥으로 곤두박질하기 마련이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도 이와 유사하다. 정부와 집권여당의 권한과 170석이 넘는 의석으로 국민을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평가가 비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권교체를 원하는 사람들은 과거에 있었던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수구 독재적 권위와 기득권의 폐해를  문제 삼고 있지 않는 것이다.
시장 만능 신진유주의 세계화로 불평등과 양극화는 더 심해졌다.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적 시장경제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깨트렸고 국가적 정체성과 애국심도 약화시켰다. 이에 보통 시민들은 피동적 삶을 강요받고 점점 더 무력감에 빠지게 하였다. 평등과 분배를 강조한 정부와 시장의 거버넌스도 무용지물이 되었다.
수정 자본주의론에 의한 시장 경제 개선 해법은 고전적 경제 관념과 기득권 카르텔의 저항으로 무산되고 갈수록 시장 만능과 금융이 중심적으로 역할하면서 부익부 빈익빈이란 금권정치의 강화로 나타나게 된다.
지난 50년간의 세계화 과정은 그 과실이 불균등하게 배분된 결과를 낳은 것이다. 국민소득 증가분의 대부분은 상위 10%에게 돌아갔으며 가장 부유한 1%는 하위 50%가 버는 것 보다 더 많이 벌었다. 그 1%는 GDP 20% 이상을 싹쓸이 하였다.
이는 기회 균등이나 사회적 상승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민주체제가 속빈 강정이었음을 의미한다. 오늘날의 경제 상황에서  사회적 상승은 결코  쉽지 않은 목표인 셈이다. 가난한 집 아이는 대체로 가난한 성인이 되어 간다는 뜻이다.
그동안 우리가 경제성장을 하면서 구가해 온 노력과 재능으로 중상류층으로 올라 갈 수 있다는 신념이나 상식은 현실에서 달성되기가 어려운 것이라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러한 신자유주의 얼굴과 몸통은 부동산 폭등을 야기하는 배경이 되었다. 부자가 부를 독점하는 사회 경제 구조에서는 상류층으로의 진입이 더욱 어려워 졌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현실에서 능력과 재능만으로는 불평등을 당하고 사회적 상승이란 진입 장벽을 넘지 못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부동산이 이를 해결할 거의 유일한 대안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
그런 상황에서 청년세대들이 번듯한 가정과 내집 장만이란 목표 달성에 무력감을 느끼며 영끌이란 신조어가 만들어질 정도로 부동산 투자에 몰두하게 되었다.
너도나도 부동산 폭등에 일조하게 된 셈이다. 이러한 사회 양상은 집권 여당에 대한 반감을 수반하며 정권교체라는 분노 조절용 열망으로 탈바꿈되기도 한다.
현재 신자유주의로 부터 형성된 분노는 집권여당에 대한 반감과 실망으로 나타나 청년들을 중심으로 부동산 폭등과 정규직 좋은 일자리 부족을 연료삼아 활활 타오르고 있다.
왜 나는 저들보다 가난하고 힘든가라는 고뇌에 기름을 부어 분노와 반감으로  다시 타오르게 만드는 근본 원인이 되고 있다.
결국은 신자유주의 세계화라는 불평등 , 양극화 확대 구조가 집권여당을 괴롭히는 배경을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다음에 어떤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시장 주도적 세계화라는 신자유주의를 보완하고 개혁하지 않는 한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한 서민 대중의 분노와 불만을 해소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와 함께 미래 세대를 위한 대전환의  시대를 대비할 수 없게 한다. 기후위기와 식량문제, 인구절벽과 양성평등, 평화와 번영이란 과제를 풀기 위한 동력을 약화시키고 꺼버리는 암 덩어리로 작용할 터 이다.
따라서 다음 정부는 시장 만능의 신자유주의적 불평등 요소를 개혁해야 우리 삶과 사회의 활력을 되찾고 긍정적 공동체를 회복시킬 수 있음을 잘 알고 대처하고자 할 터이다.
그것은 기득권 카르텔을 보호하는 국가 관리 비용을 줄이고 국민 생활의  모든 영역에 대한 공공성을 확대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일 것이다.
일테면 정부가 적극적 시장 개입을 통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는 일이다. 그것은 관피아, 모피아, 상층 토건 카르텔로 상징되는 기득권 카르텔과의 싸움일 것이다.
여기에는 실천력과 결단력이  갖추어 지지 않으면 정말 실현되기 힘든 기득권 강자들의 저항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신자유주의  혁파와 개혁은 대동세상을 만드는 초석이 되는 것임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동시에 문재인 정부의 공과를 극복하고  뛰어넘는 새로운 비젼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정치개혁, 언론개혁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그것은 시장 우선주의와 성장 지상주의를 권장하는 세계화라는 신 자유주의의 폐해를 차단하는데 있다.
그렇치 않으면 미국 사례처럼 포퓰리즘을 부추긴 트럼프같은 퇴행적 정치행위로 국가의 시간과 품격을 망가트리는 잘못된 선택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만큼 불평등을 고착시킨 신자유주의는 국민 전체에 심각한 혐오 바이러스인 셈이다.
다시한번 강조한다면 신자유주의라는 괴물은 기득권 강화와 불평등,양극화 심화의 원흉이다. 그리고 자주적이고 자발적인 집단 지성의 발휘와 올바른 민주제의 정착을 방해하는 걸림돌이다.
선진국 대한민국의 차기 정부는 부의 편중과 심화를 막고 선진국다운 건전한 공동체를 만들려면 청년세대를 비롯한 서민 대중의 분노 불만의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 그러므로 이번 선거는 불평등을 양산하는 바이러스에 편승할 세력인지 아니면 퇴치할 세력인지를 가름하는 의미가 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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