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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복권을 기대하세요
  • 안산신문
  • 승인 2021.11.17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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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중<꿈의교회 담임목사>

  또다시 날이 추워지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이거나 불황이 오면, 유독 판매량이 늘어나는 게 있습니다. 바로 복권입니다. 한 통계에 의하면, 올해 복권 판매량이 사상 최초로 6조 원을 넘어설 것 같다고 보고 있습니다. 날씨는 춥고, 돈은 없다 보니, 하나만 ‘대박 나라’는 심정으로 많은 사람이 복권을 구입하는 겁니다.
  이처럼 복권이 우리 생활에 널리 퍼지다 보니, 웃지 못할 표현도 생겼습니다. 그중 하나가 어느새 일상어가 되어버린 “로또(Lotto) 맞을 확률”이라는 말입니다. 주로 어떤 일이 잘될 가능성이 희박할 때 자주 쓰입니다. 그러니까 복권 1등에 당첨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빗대어 쓰는 말입니다. 실제로 겨우 여섯 자리의 빈칸에 숫자를 집어넣어서 당첨 확률을 가늠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1등에 당첨될 숫자만을 골라서 찍는 일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복권에 당첨되는 일은 앞일을 전혀 알 수 없는 모험과도 같지만, 자신의 인생을 거는 어리석은 사람들도 간혹 있습니다.
  이렇게 도박에 중독되는 것처럼 복권에 중독된 사람도 문제이지만, 정작 복권 1등에 당첨이 되어도 문제는 커집니다. 전혀 수고하지 않고도 얻은 큰 액수의 금액에 사람들은 돈의 가치를 파악할 새도 없이 흥청망청 써버리게 됩니다. 아니면 큰 금액의 당첨금 때문에 부부 사이나 막역한 친구 사이가 극단적이면 피로 물들어 버리는 일도 발생합니다. 큰 복을 바라며 복권을 샀고 바라던 대로 1등에 당첨이 되었지만 진짜 복을 받지는 못한 꼴이 되어버립니다.
  그런데 복권으로 인해 벌어진 이런 일들과는 정반대로 복권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는 훈훈한 사연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무려 54억 원에 이르는 당첨금을 얻게 된 미국에 사는 세레조 씨는 심각한 조울증을 앓던 딸의 간호를 맡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세레조 씨의 딸은 아버지의 지극한 간호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8월 세상을 떠났습니다. 생전에 딸은 아버지에게 복권을 사 놓는 게 어떻겠냐며 권유했고, 복권을 담을 수 있는 작은 유리 항아리도 선물로 남겼습니다. 그래서 세레조 씨는 딸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복권을 사서 항아리에 모아 뒀는데 그중 하나가 1등에 당첨된 것입니다.
  아버지로서 딸의 간호를 위해 3년 전 직장도 그만두고 헌신했던 세레조 씨에게 54억 원이라는 큰 복이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그가 살고 있던 집도 월세를 내지 못해 이사 가야 할 형편이었지만, 세레조 씨는 당첨금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딸과 비슷한 병을 앓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쓰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먼저 세상을 떠난 딸과 이 기쁨을 함께하지 못해 아쉽다며 눈물을 지었습니다.
  54억 원에 당첨된 세레조 씨는 분명 복권 한 장으로 인해 큰 복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받은 큰 복이 진정한 복이 된 이유는 당첨금이 귀중하게 쓰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단지 액수의 면에서 54억 원이 아닌, 꼭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쓰이므로 돈의 가치는 소중해진 것입니다. 세레조 씨에게는 이렇게 해서 54억 원이라는 돈 대신, 더 소중한 사람과 명예를 얻었습니다. 어쩌면 이것이 우리가 해야 할 진짜 복권이 아닐까요? 당첨되는 것보다 어떻게 쓸 것인지가 더 중요합니다. 돈에 파묻히는 인생이 아니라, 더 소중한 진짜 복권을 얻는 삶을 누리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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