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경<경영학박사>

기원전 1047년 이스라엘 왕국의 초대 왕으로 즉위한 사울은 40년간 나라를 다스렸던 강력한 군주였다. 그는 네 번의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그런데 블레셋은 골리앗이라는 강력한 장수를 선두로 침략해 오자 전전긍긍해야만 했다. 이 때 참전한 형들에게 먹을 것을 가지고 왔던 소년 다윗이 물 맷돌로 골리앗을 이기고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 후에도 전쟁을 치루고 회군할 때 백성들이 나와서 환호했다. 여인들은 모든 성읍에서 달려 나와 노래하며 춤추며 소고와 꽹과리를 치면서 사울왕을 환영하였다. 이 때에 여인들이 뛰놀며 ‘사울이 죽인 자는 천천이고, 다윗은 만만을 죽였다’ 고 노래를 불렀다. 이 말에 사울은 몹시 언짢았다.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어 올랐다. 사울은 이제 그가 더 얻을 것이 왕의 자리말고 무엇이냐 하고 그 날 후로 사울이 다윗을 시기하고 의심하며 죽이기로 작정했다. 사울은 다윗을 죽이기 위해 기회를 찾고 갖은 술책을 부리게 되었다. 결국 위험에 몰린 다윗은 사울을 피해 10년의 망명생활을 하게 된다. 사람들이 자기 보다 더 큰 환영과 인정을 받는 상대가 나타났을 때 이를 참지 못하고 갖은 권모술수로 제거하거나 권력을 독점하려는 병적 현상을 사울 증후군이라고 한다.
  사울 증후군은 열등감과 마키아밸리즘의 두 가지 심리적 특성의 부정적 조합이라고 볼 수 있다. 열등감이란 개인이 어떤 일에 대해 잘 적응하지 못하거나 혹은 준비되어 있지 않아서 그 일을 해결할 수 없다는 자기확신을 눈물이나 변명과 마찬가지로 분노 등의 언행으로 표현하는 경우에 나타난다. 열등감은 자신이 남보다 못하거나 부족하다는 생각에서 오는 느낌이다. 즉 열등감은 비교 대상이 우위에 있을 때 생기는 인간의 본능적 감정이다. 인간은 누구나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조건 등 다양한 요인에서 열등감을 가질 수 있고, 이를 극복하고자 노력한다. 열등감은 늘 스트레스를 자아내는 감정이기 때문에 우월감을 향한 보조적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나친 열등감은 부정적인 태도와 행동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열등감을 보상하기 위해 인간은 우월성을 추구한다고 한다. 긍정적인 방법은 극복하려는 노력을 통해 자아를 발달하게 하지만 부정적일 때 병적 증상을 보이게 된다.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 1870~1937)는 사람의 사고와 행동의 주된 동기가 우월성과 권력에 대한 욕구에 있으며, 이러한 욕구는 부분적으로 열등감을 보상하려는 데서 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키아밸리(Niccolo Machiavelli, 1469~1527)는 이탈리아 피렌치의 외교관으로 군주의 통치기술을 다룬 군주론을 썼다. 당시 도시국가들로 나뉘어져 치열한 경쟁 속에서 혼란스러웠던 상황에서 마키아벨리는 조금은 폭력적이라도 혼란을 멈출 수 있는 절대 군주를 원했다. 그는 사람의 본성은 악하다고 생각했기에 군주는 독하고 냉정하게 두려움으로, 때로는 부도덕할 수도 있지만 나라 전제의 행복과 질서를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고의 군주란 인내, 인정, 도덕, 용기, 결단력을 가질 필요는 없고 가진 척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바티칸은 이 책을 금서로 지정하기도 했다. 정치권력에 있어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권모술수를 마키아밸리즘이라고 한다, 사회과학분야에서는 주로 타인에게 관심이 없고 사람을 조정하려는 가렴추구와 같은 신념을 마키아밸리즘으로 정의한다.  
  사울 증후군은 권력자가 극복해야 할 부정적인 요소이다. 단지 정치권력만 의미하지 않는다. 기업에서의 최고경영자나 사회조직에서의 리더들을 포함한다. 현대는 다양성의 사회이다. 사회구조는 이러한 다양성으로 복잡하게 얽혀져 있다. 단순하지 않다. 예를 들어 무주택으로 세들어 살고 있는 국민들을 위해 선한 의미에서 임대차 3법을 입법하고 수행했지만 역효과가 나타났다. 주택가격과 종합보유세 등의 급격한 인상으로 오히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세를 들어 살고 있는 국민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정치도 복잡성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권력의 분권화는 형식이 아니라 완전한 위임이 필요하다. 조직에서 분권은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권력상실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를 느낀다. 다른 사람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 병적인 불안을 느끼는 것이다. 열등감과 마키아밸리즘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권력을 추구하려는 사람들의 절대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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