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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의 마지막 다이어트
  • 안산신문
  • 승인 2021.12.02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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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여름

시각적으로 보여지는 것을 중시하는 시대를 살아가다보니,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미의 기준에 맞춰 자기 자신과 타인을 평가하고, 그 평가가 개인의 행복을 좌우하기도 한다. 예뻐야 모든 것이 용서되는 세상에, 우리가 생각하는 정상체중은 이제 더 이상 정상이 아니다. 하물며 정상의 범주에서 훨씬 벗어나면,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이 땅에서 존중 받고 살아가기가 쉽지 않다.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낯선 얼굴들이 무신경하게 뱉은 한마디. “돼지 년아, 적당히 처먹어.”
(내 생의 다이어트-43쪽 )

실력으로는 당연히 자신이어야 하는데, 늘어나는 몸무게와 실패는 늘 비례한다. 그렇게 상처받은 몸이 절실함으로 바뀌어 찾은 단식원에서, 새로운 인생을 발견했다고 믿고 살아가는 코치 양봉희에게, 가장 믿음직스러운 회원인 운남이 “Y의 마지막 다이어트” 촬영을 앞두고 사라진다.

그동안 잘 알고 있다고 믿은 그녀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그녀에 대해 알고 있는 게 전혀 없음을 깨닫게 된다. 뭔가 석연치 않은 느낌을 떨치지 못하고, 운남을 찾을 작은 단서를 찾던 중, 개업 기념품인 손톱깎이키트(축 개업 천왕봉 산채 비빔밥)를 발견하고 지리산을 헤매지만, 그녀의 행방을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그러다가 우연히 알약 하나를 발견하게 되어 “구유리 힐링센터”에 의문을 품기 시작한다.

이렇게 이 책 ≪내 생의 마지막 다이어트≫는 단식원을 둘러싸고 구유리 원장, 양봉희 코치,  수련생인 소운남(본명은 강미). 세 사람을 중심에 두고, 양봉희의 시선으로 단식원의 실태와 그렇게 해서라도 스스로 살을 뺄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 반드시 존중 받아야 할 몸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디까지 처참하게 망가질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제목만 보고 얼핏 다이어트 하는 방법이 나와 있으리라고 생각하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다. 이 책≪내 생의 마지막 다이어트≫는, 다이어트와 더불어 우리의 소중한 “몸”에 더욱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세상이 많이 변해서 이제는 자연스럽게 페미니즘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여전히 여성은 성폭력에 취약하고, 남성에 비해 더 많이 상품화되고 있는 것 또한 여전하다.

자신의 몸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존중하며, 다이어트와는 무관하게 살고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그만큼 대부분의 사람들은 날씬한 몸을 갖고 싶어 한다. 꼭 예쁘기 만해서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아무리 당당하게 살아가려고 해도 예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애초부터 제대로 된 공정한 경기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언제나 몸에서 자유롭고 싶었지만 늘 실패했다고 고백하며, ‘과연 몸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은 가능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저자의 ≪내 생의 마지막 다이어트≫는 제 1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에서 ‘심사위원의 만장일치’로 대상을 수상하며, 이 땅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우리 몸의 진정한 가치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코치님, 나는 살고 싶었나 봐요.”(내 생의 다이어트-279쪽 )

존중받으며 죽고 싶어 단식원에 들어왔다는 운남에게서 받은, “코치님, 나는.”으로 끝나는 메일을 수없이 읽으며, 봉희는 나름대로 해답을 찾아간다. ‘단 하루’라도 존중 받으며 살고 싶어 하는 그녀들의 울부짖음을 따라가며, 진정 소중한 게 무엇인지 다함께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민복수<혜윰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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