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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의 소중함
  • 안산신문
  • 승인 2021.12.02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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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중<꿈의교회 담임목사>

  어느 날 집에 쉬고 있었는데, 갑자기 형광등 하나가 깜박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조명 가게에 가면 고작 2-3천원에 살 수 있는 작은 형광등인데도, 깜박거리니까 집안 전체에 불안함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래서 급기야 조명 가게를 가서 형광등을 다시 샀습니다. 새로 산 형광등을 끼우자, 한동안 정신없던 집안이 다시 평화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었던 것은 조그마한 조명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작은 것 하나가 깜박거리니 온 집안이 전쟁을 치른 것처럼 정신이 없었습니다. 평소에는 당연히 있는 것이었고,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던 그 한 개가 사실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다시 한번 느낀 일이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작은 것의 중요성을 간과합니다. 예를 들어 이제는 길거리에 10원짜리 동전을 보더라도, 너무나 작은 가치를 갖고 있다는 이유로 아무도 줍지 않습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10원짜리 동전을 녹여서 구리로 파는 것이 더 낫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작은 것이 없어서 난처한 경험을 합니다. 예전에는 10원짜리가 없어서 자판기에서 커피를 마시지 못할 때도 있었습니다. 100원짜리가 없어서 마트에서 카트를 끌지 못할 때도 있었습니다. 전기가 나갔을 때 양초 하나가 없어서 아쉬울 때가 있고, 작은 나사 하나가 없어서 기계를 고치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대형 참사라고 부르는 사건들도 조사해보면 그 시작은 작은 나사 하나, 부품 하나의 문제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처럼 평소에는 눈에 띄지 않고 하찮은 작은 것도 각자의 자리에서 중요한 가치를 가진 ‘소중한 존재’들입니다.
  얼마 전에 대학수학능력시험, 이른바 ‘수능시험’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에는, 최종성적이 통지될 것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수험생은 이미 가채점을 했을 겁니다. 여기서 어떤 학생은 평소보다 잘 나온 가채점 점수에 함박 웃지만, 어떤 학생들은 평소보다 못 나온 가채점 점수 때문에 많이 우울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학생들의 상황은 실제로 성적표가 나오게 되면 변할 수도 있지만, 이번 시험의 성적이 나오고 대학입시 결과가 하나둘씩 나오면서, 자신을 비관하고 자신을 ‘못난 사람’으로 보는 수험생들이 나오게 될 것은 분명합니다. 실제로 수능시험 직후 혹은 성적표 배부 직후에, 성적을 비관하고 자신을 ‘못났다’고 생각하며 안타까운 선택을 해서, 모두를 아프게 하는 기사가 매년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떠한 작은 존재도 다 쓸모가 있고 가치가 있듯이, 성적이 잘 나왔든 못 나왔든, 지금 나의 상황이 좋든 싫든, 나는 이 땅에 있다는 것 자체로 이미 중요한 가치를 갖고 있습니다. 나 자신은 나를 ‘작은’ 존재로 보고 있을지 몰라도, 내가 작은 ‘존재’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는 누군가에게 이미 소중한 존재입니다. 어떤 사람은 ‘부모님, 배우자, 자녀들, 친구들의 눈에 내가 무슨 도움이 되겠냐’고 말합니다. 하지만 10원짜리가, 작은 나사가, 작은 형광등 하나가 중요한 것처럼, 내가 그들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중요한 존재입니다. 혹시 내 삶에 꿈을 잃고 비관하며 죽지 못해 사는 분들이 있다면, 이제 마음을 바꾸어 당당하게 살아보면 어떨까요? 우리 안에 자존감과 당당함이 회복되어, 내 주변을 아름답게 하는 사람이 되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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