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경<경영학박사>

 ’정치의 목적은 행복한 삶을 실현하는 것이다‘라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했다. 정치는 백성들의 행복한 삶을 실현하는 것이다. 주어가 백성이다. 행복은 느낌이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행복은 만족, 기쁨, 즐거움, 재미, 웃음, 보람, 가치감, 평온감, 안정, 의욕, 희망 등의 여러 가지 가치들이 포함된다. 다분히 감각적인 느낌과 소유에서 얻어지는 감정들이다.
국어사전에서도 행복은 삶에서 기쁨과 만족감을 느껴 흐믓한 상태를 의미한다. 이렇게 보면 정치가 어떻게 국민들을 행복하게 할 것인가는 비교적 쉬운 일이다.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슬프고 지치게 하고, 갈등을 빚고 분노하는 것은 정치라고 할 수 없다. 그저 정치리더들이 자신의 권력이라는 욕망을 위해 국민을 표를 얻는 수단으로 삼는 폭력에 불과하다.
사마천의 사기 화식열전에 보면 태사공의 이야기가 나온다. 故善者因之(고선자인지),其次利道之(기차리도지), 其次敎誨之(기차교회지), 其次整齊之(기차정제지), 最下者與之爭(최하자여지쟁)라고 했다. 그러므로 가장 좋은 정치는 국민의 마음을 따르는 것이고 그 다음이 이익으로 유도하는 것이고, 그 다음은 가지런히 하는 것이고, 가장 낮은 단계는 함께 다투는 것이라는 으미로 해석할 수 있다.
사실상 교회(敎誨)는 도덕적으로 설교한다는 의미로 백성을 훈계로 다스리는 것이다. 정제(整齊)는 형벌로 다스린다가 더 실감있게 해석된다. 국민과 다투는 정치는 최악이다. 국민에게 두려움을 주고 윽박지르는 것은 정치가 아니다. 국민의 마음을 이해하고 기대와 욕구에 공감하며, 모두가 유익하고 기쁨과 만족을 누리게 하는 것이 바른 정치다.
  행복감은 귀로 듣는 것과 보는 것, 경험하는 것으로 느낄 수 있다. 좋은 정치란 국민의 귀를 행복하게 하면 된다. 좋은 음악, 좋은 강의, 좋은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이 평안해지고 행복을 느낀다. 잠언에 보면 ‘사람은 입에서 나오는 말의 열매가 사람의 배를 채워주고 그 입술에서 나오는 말의 결과로 만족하게 된다. 죽고 사는 것이 혀의 힘에 달렸으니 혀를 잘 쓰는 사람은 그 열매를 먹는다’고 했다. 말을 통해 만족을 느낀다.
인간의 의사소통은 대부분 언어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다른 사람을 비난하고 욕하고 들춰내고 저질스러운 언어는 귀를 막는다. 사람의 품성은 사용하는 언어로 가늠할 수 있다. 사람을 모르면 그가 하는 말과 어투를 보면 알 수 있다.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원어를 사용한다. 원어란 어렸을 때 부모나 양육자로부터 들었던 언어이다.
어떤 언어를 듣고 자랐는지에 따라 자아가 형성된다고 한다. 원어가 매력있고 지혜로운 사람이 설득력이 있다. 리더의 언어는 절제되어야 하고 끌림이 있어야 한다. 국민이 듣고 싶은 행복한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 
  좋은 정치란 국민이 보고 싶은 것을 보여 주는 것이다. 물론 인간의 욕구는 끝이 없다. 그러나 국민의 호기심을 자극하여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어야 한다. 좋은 리더는 자신의 목표를 위해 구성원을 수단으로 이용하지 않는다.
오히려 구성원들의 행복을 위하여 스스로 역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하고 돕는다. 요즘 대선을 위해 후보들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러나 미래는커녕 바로 앞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현실의 산적한 문제들이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반면에 검증과 국민의 알권리라는 미명아래 과거사가 파헤쳐지고 페르소나가 벗겨진다. 가족이 도마에 오르고 난도질을 당한다. 양파껍데기처럼 벗겨낼 때마다 눈이 아프다. 안정을 하기 어렵고 불안하다. 미심쩍다. 눈살을 찌뿌뜨린다. TV뉴스를 끄든지 채널을 돌린다. 정치는 국민들에게 앞에 것은 밝게 보이게 하고, 멀리있는 산도 하늘도 모두가 볼 수 있도록 담을 낮추고, 키높이 맞게 발판을 만들고, 스스로 볼 수 있도록 성장을 돕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좋은 정치란 행복을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고통이 완화되는 것은 금방 느낄 수 있다. 통증이 있을 때 진통제를 먹어보면 알 수 있다. 생명을 위협하는 아픔도 있지만 정작 가시에 찔리는 아픔이 더 고통스러울 수 있다. 국민들의 작고 큰 통증을 진단하고 처방전을 쓸 수 있는 정치 리더가 국민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 명분이 서지 않는 일로 체면을 돌보지 않고 정치적 이익을 다투는 이전투구(泥田鬪狗)는 백성을 피로하게 아프고 아픔을 가중시킬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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