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경<경영학박사>

“우리는 누구를 위하여 일하는 걸까?”“상부의 결정에 아랫사람들이 얼마나 고통받는지 당신은 압니까? 죄책감을 받고 사는 게 얼마나 괴로운지 당신은 모르죠?”“카즈오는 국민을 위해서 일한 공무원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은폐된 채로 끝나도 될 사건은 없으니까요. 소리 없이 목소리를 전달하는 게 기자의 일이라고 믿으니까요.”넷플레스에서 방영되고 있는 “신문기자”라는 정치스캔들을 그린 드라마에 나오는 대사들이다. 권력의 사유화 그늘에 갇힌 관료와 신문기자가 인지부조화로 갈등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공무원은 Civil servant(시민의 봉사자; 종)이다. 한자도 마찬가지다. 공무원을 사회의 심부름꾼이라는 의미에서 공복(公僕)이라고 부른다. 섬김의 자세로 국민을 돕는 것이 공무원의 역할이고 도리이다. 그런데 권력이 사유화되면 겉으로는 국가와 국민을 섬겨야 할 공무원이 권력을 배경으로 국민을 통제하고 권력의 도구가 된다. 견제와 공론의 기능을 감당해야 할 언론은 권력을 대변하고 가짜뉴스로 국민에게 혼란을 준다. 권력이 부패한 사회는 이성과 양심을 상실한 세계이다. 당연한 사회규범이 공공연한 조롱거리의 대상이 된다. 사람들이 얼굴을 붉힐 줄 모르는 지경까지 퇴폐화되었다. 뻔뻔스러움이 당당함으로, 현란한 말재주가 세련함으로, 꼼수가 지혜로, 야욕이 야망으로 포장된다. 침소붕대가 전략이 되고 아집과 독선이 소신으로 둔갑하기도 한다. 내로남불의 정의로 둔갑한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할 수밖에 없다. 권력의 부패란 권력의 사유화를 의미한다. 
  토머스 칼라일은 “인류가 세상에서 이룬 일의 전제 역사는 결국 위인들이 활동한 역사”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일제강점기 이후 해방과 국가의 기틀을 세우가는 중에 한국전쟁으로 황폐화되었다. 그러나 가난과 문맹으로 부터의 탈피. 산업화와 민주화를 겪으면서 그 때마다 시대정신에 걸맞는 지도자들이 이끌어 왔다고 본다. 바나는 지도자의 필수 조건을 소명과 성품, 능력이라고 했다. 헨리 블랙커비는 이에 덧붙여 리더십은 리더가 산출해내는 결과로 평가된다고 했다. 피터 드러커도 “리더십은 인기가 아니라 결과”라고 했다. 공과는 있다하더라도 때마다 나타난 지도자들이 산출한 결과는 오늘의 자랑스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이제 우리사회는 디지털기술, 세계화, 다양성의 세계이다. 이에 부응하는 시대정신은 선진화라고 생각한다. 국가위상에 맞는 옷을 입어야 한다. 과거사에 갇힌 사고의 틀을 깨고 나와야 한다. 우리는 먼저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지도자는 어떤 리더이어야 할까? 당연히 갈등을 조장하여 표를 얻으려는 정치꾼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눈물과 땀, 피를 흘릴 수 있는 리더 즉 국민과 공감하고 열정과 희생을 아끼지 않는 정치가가 필요하다. 선진사회의 가치는 정의와 공정, 자유와 평등, 책임과 의무, 윤리와 도덕, 인권이다. 이런 사회적 가치가 보편적으로 작용하는 사회이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점점 벌어지는 빈부격차로 인한 불평등, 보수와 진보의 이데올로기 갈등, 저성장, 저출산과 초고령사회, 코로나19 이후 뉴노멀의 전환기에 놓여 있다. 대외적으로는 열강들의 반도체 등 기술과 무역전쟁, 북한 핵문제, 주변국가들과의 외교적 문제 등이 있다. 이런 난제들을 지혜롭게 풀어갈 리더가 우리에게 필요하다.      
  미국의 남북전쟁 당시 남군의 장군인 로버트 리를 만난 월슬리 자작은 “ 우리 시대의 위대한 지도자들을 많이 만나 봤지만  뜨거운 용광로에 들어가 남다르게 순도 높은 보석으로 빚어진 사람 앞에 서있다는 감화를 준 사람은 리 한 사람뿐”이다고 했다. 리는 인력과 물자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전투에 진적이 거의 없다. 리의 병사들은 숫적으로 열세이고 보상도 변변치 못했지만 죽음으로 그에게 충성했다. 리는 병사들이 따르고 싶은 성품을 갖춘 지도자였기 때문이다. 링컨은 “그러므로 여론을 형성하는 사람이 법령을 제정하거나 담화를 발표하는 사람보다 더 깊은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미국의 대통령을 지낸 마틴 밴 류런은 “세상에 큰 변화를 이룬 사람들은 결코 참모의 마음을 얻어 성공한 게 아니라 늘 대중을 끌어들여 성공했다. 전자는 음모를 동원하여 부수적인 결과를 낳지만 후자는 여론에 호소하여 온 우주를 변회시킨다”고 했다. 국민의 마음을 얻는 리더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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