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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있는가?
  • 안산신문
  • 승인 2022.03.02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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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희<소설가>

거실에서 TV를 보던 남편이 안방에 들어와 말을 건넨다. “여보, 모후보는 한 달에 150만 원씩 준대.”
 대통령 후보에 관한 이야기다. 10여 년 전부터 그 후보는 국민에게 대가성 없는 돈을 지급한다고 공언했다. 나라에 돈이 없는 것이 아니라 도둑이 많아서 국민이 가난하게 사는 것이라 했다. 정말 맞는 말이다.
 우리가 낸 세금이 평등하고 정확하게 쓰이고 있다는 생각이 안 든다. 그만큼 정부를 못 믿는다는 말이다. 10여 년 전에는 그 후보의 공약이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믿었다. 그 이후 더 많은 세금 도둑들을 보았다. 도둑을 막지 못한 무능한 정부는 여, 야할 것 없이 속수무책 당했다.
 나라를 믿지 못하는 세상에 산다는 한탄도 잠시, 3년 전 터진 코로나19는 우리를 더 열악한 상황으로 몰아갔다. 그러나 정부는 개국 이래, 전 국민에게 코로나 위로금이라는 명분으로, 여러 차례 돈을 지급했다. 세금 낼 줄만 알았지, 받은 적이 없는 시민들은 고마우면서도 불안했다. 이걸 받아도 되는지 나라가 망하는 건 아닌지 그 돈을 마음 놓고 쓰기 위한 면죄부를 찾았다.
 재작년에는 안산시가 문화예술인을 한정해 1인당 50만 원을 지급했다. 서류 준비는 까다로웠지만 작성해서 내었다. 그 소식을 시인인 다른 친구에게 알려주었더니, 그 친구는 이 돈은 우리 후손에게 빌려 쓰는 것이라며 이제 세금 폭탄이 떨어질 것이라며 정부 비난을 해댔다. 그러던 그 친구도 결국은 그 돈을 받았다. 실소를 머금었다.
 올해 대통령 후보는 국민에게 돈을 주겠다는 공약이 많다. 매달 65만 원씩 준다는 후보도 길거리 현수막에 걸려있다. 매달 150만 원씩 준다는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어떻게 될까? 모두가 그 사람을 찍으면 안 될 법도 없다. 우리 가족은 4명이 모두 18세 이상이다. 4억을 선지급으로 받고 매달 600만 원의 돈이 들어오면 우리는 일할 필요를 못 느낀다. 일 안 하고 풍족하게 돈을 받는 나라, 누구나 꿈꾸는 복지국가다. 그러나 누가 공부하고 일할 것인가. 미래에 대한 비전이 아니라 돈으로 국민의 마음을 사겠다는 말이다.
 미국은 백인들이 폭력이라는 공포를 사용해 흑인들을 지배해 왔다. 노예주와 노예라는 관계 속에서 인간성을 말살당해 온 흑인들에게 백인을 용서하고 사랑하는 일이란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1929-1968) 목사는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조지아주의 붉은 언덕에서 노예의 후손들과 노예 주인의 후손들이 형제처럼 손을 맞잡고 나란히 앉게 되는 꿈입니다.’
 1963년 이 연설을 하고 난 뒤, 45년이 지난 뒤 미국은 아프리카계 흑인인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된다. 위대한 꿈은 위대한 결과를 만들었다.
 지금 대통령 후보들은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돈을 풀겠다는 공약 말고, 세상을 바꿀 어떤 철학이 있는지 궁금하다. 또 그의 꿈은 무엇인지 알고 싶다.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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