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경<경영학박사>

  양극화란 서로 다른 계층이나 집단이 점점 더 달라지고 멀어지는 것이다. 사회계층 간에 서로 점점 더 달라지고 멀어지는 것을 사회 불평등의 심화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양극화는 중간계층이 줄어들고 사회계층이 양극단으로 쏠리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는 경제환경의 급변과 산업고용구조의 취약성, 과거 정책적 대응의 미흡으로 인해 생겨난 개념이다. 이런 계층의 양극화를 사회 사회 양극화(社會兩極化, social polarization) 또는 격차 사회(格差社會)라고 한다. 양극화는 이 뿐아니라 집단 간에서도 나타난다. 이념이나 종교, 지역, 문화, 인종 등의  다양한 영역에서 분열과 갈등이 생긴다. 집단이나 조직에서도  의견차가 생기면 엉망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는 상대방이 열린 마음으로 경청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레짐작하기 때문이다. 반대의 견해나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 대해서 그들의 입장이 그들의 실제 모습을 극단적으로 반영하는 하고 있다는 확증편향적 관념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심리학자들은 이를 양극화의 오류(false polarization)라고 부른다. 미국에서 분열이 종식된 사회를 추구하는 비영리단체인 모어인커먼 (More in Common)이 최근 실시한 실문 조사에서 공화당원은 민주당원의 절반 이상이 경찰관은 대부분 나쁜 사람이라는 데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는 민주당원은 20% 미만이었다. 양극화의 오류 때문에 사람들은 나와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과 논쟁적인 주제로 토론하는 것이 매우 불쾌하고 거의 무의미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믿기 때문에 그런 대화를 두려워하거나 피하는 경우가 많다.

  양극화된 사고를 인지 왜곡이라고 할 수 있다. 인지 왜곡에 대해 알버트 엘리스(Albert Ellis)와 아론 벡크(Aaron Beck)는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잘못된 믿음이라고 정의 하였다. 비이성적인 두려움이나 근거없는 슬픔 등의 감정이기도 하다. 양극화된 사고는 사물이나 현상의 검고 흰 것, 좋고 나쁨 등으로 현실을 극도로 단순화 시킨디. 결국 극단과 극단 사이에 존재하는 뉘앙스(nuance)를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극단의 편향적 사고와 행동이 부딪힐뿐이다. 음과 양은 조화가 될 때 생산적이다. 양극의 사이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삶은 세 가지 사이에서 존재한다. 사람 사이(人間), 공간(空間), 시간(時間)이다. 사이가 있다는 것은 극과 극사이를 의미한다. 그러나 떨어져 있는 것 같지만 실상은 붙어있다. 사회적 동물로서 인간은 더불어 살아가도록 창조되었다. 우주 속에 작은 지구라는 공간은 그대로 공동운명체다. 과거와 현재, 미래는 동시에 이루어진다. 1초 전의 과거는 돌아올 수 없는 역사이고 1초 후는 아무도 가보지 못한 미래이다.      

  대선이 끝났지만 후유증이 심하다. 양극화의 사고에 갇혀 좀처럼 헤어나질 못한다. 정치인이나 평론가들 조차 집단사고에 매몰되어 자기를 속이고 있다. 집단의 생각에 동조하지 않고 자신의 실제 자아가 표현될 때는 배신의 꼬리표가 붙는다. 세계경제포럼의 국가경쟁력에서 우리나라는 고투입저효율 국가로 평가되고 있다. 사회간접자본은 세계 2위, 대학진학률 3위, 특허수,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은 5위이지만 정치인의 신뢰는 90위, 은행건전성 91위, 정부규제 95위, 경제정책 투명성 95위, 기업의 이사회 역할 109위, 노사협력관계 130위로 정치와 사회통합은 여전히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일인당 국민소득은 부국이지만 국민행복지수는 62위에 불과하다. 10만명당 자살률은 OECD 1위에 이어 심각한 노인빈곤로 인데 정치는 여전히 후진성을 면치 못한다. 첨단 기술과 시스템들은 오히려 어린아이 손에 들려진 칼과 다름 없다. 통합과 협치를 외치면서 서로를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새로운 대통령 당선인이 ABM(Anything But Moon;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 아니면 다 된다)같은 편가르기는 하지 않겠다. 현 정부에서 계승할 것은 선별해서 이어갈 것이고 이념과 진영에 따라 편가르기 하지 않겠다는 통합의 정치를 약속했다. 여야가 국민의 행복 추구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협력하면서 견제하고 조화를 이루어 가길 기대한다. 극단을 향해 질주하면 줄이 끊어지고 모두가 망할 수 있다. 치킨게임에서 피를 보지 않고 둘 다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은 피 튀는 싸움을 피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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