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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주년 어린이날
  • 안산신문
  • 승인 2022.05.04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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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원<동화작가>

산과 들이 신록으로 눈이 부시다. 벚꽃이 진 뒤로 이팝나무와 아까시나무의 꽃송아리들이 만개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아름다운 5월, 근로자의날로 5월의 문을 여는 달력도 현란하기 그지없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처님오신날, 성년의날, 5&#8231;18민주화운동기념일이 크게 들어온다. 그 외에도 바다식목일, 유권자의날, 동학농민혁명기념일, 국제간호사의날, 식품안전의날, 스승의날, 세계인의날, 부부의날, 방재의날, 세계금연의날, 바다의날 등 다양한 기념일을 품고 있는 5월이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5월 5일 어린이날이다. 올해로 100주년을 맞는 어린이날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인해 아직도 마스크를 쓰며 학교생활을 해야 하는 어린이들을 보면 더더욱 안쓰럽기 그지없다. 지난 2일부터 전국 모든 학교에서 정상 등교가 이루어지고, 실외 체육수업 때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게 되어 그나마 다행이다. 그래도 걱정이 된다. 코로나 변종 바이러스가 언제 어디서 또 창궐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라는 말이 자꾸만 떠오른다.
어린이날은 어린이에 대한 사랑과 보호의 정신을 높임으로써 어린이들이 바르고 슬기롭게 또한 씩씩하게 자랄 수 있도록 나라에서 정한 법정공휴일이다. 5월 1일부터 5월 7일까지를 어린이주간으로 정해 다양한 행사를 벌이고 있다.
평생을 교직에 몸담은 탓인지 아직도 ‘어린이날 노래’가 잊히지 않는다.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70년대 어려웠던 시절, 평교사로서 어린이날이 오면 이 노래를 아이들과 함께 꽤 불렀다. 노랫말처럼 아이들에게 잘 해주지도 못하면서 노래를 불렀던 일이 아직도 아픈 기억으로 자리잡고 있다. 월급을 아껴 학용품을 사서 주었던 게 전부였다. 지금쯤 그 아이들은 어디에서 어느 자리를 지키며 삶을 누리고 있을까? 피식 웃음이 새어나온다.
어린이날 하면 제일 먼저 소파 방정환이 떠오른다. 어린이날 탄생 이전에는 어린이라는 낱말이 없었다. ‘애, 애들. 애새끼, 어린 것, 어린놈’ 등으로 불리었다. 의무교육은 시행되지도 않았고, 교육의 혜택을 받는 어린이도 많지 않았다. 농사일을 돕거나 도시 공장에서 일을 하는 아이들이 부지기수였다. 방정환이 생각한 어린이는 티 없이 맑게 마음껏 뛰놀며 걱정 없이 지내는 그런 모습이었다. 일제강점기 암담한 현실 속에서 어린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고자 벌인 많은 운동 중 어린이날이 방정환에 의해 만들어졌다.
1919년 3&#8231;1운동을 계기로 어린이들에게도 민족정신을 일깨워 주고자 경남 진주를 시작으로 각 지역에 소년회가 창설되기 시작하였다. 1922년 5월 1일을 어린이날로 정하여 지내다가 1927년에는 5월 첫째주 일요일을 어린이날로 변경하여 지냈다. 그러다 보니 해마다 어린이날이 바뀌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해방 이듬해인 1946년에 5월 5일로 옮겨 오늘날까지 이르게 되었다.
어린이날이 처음 제정되었을 때 어린이 운동가들은 “욕하지 말고, 때리지 말고. 부리지 말자!”라는 구호를 외쳤다. 또한, 어린이들의 가장 간절한 희망 사항 10가지를 담은 ‘어른에게 드리는 선전문’을 배포하기도 했다. 그 속에는 ‘이발이나 목욕을 때맞춰 해주세요’라는 사항도 담겨 있었다. 그 당시의 사정을 짐작할 수 있는 아픈 근거가 되기도 한다.
방정환은 31세의 젊은 나이에 과로로 인해 세상을 떠났다. “어린이를 내 아들놈, 내 딸년하고 자기 물건 같이 알지 말고, 자기보다 한결 더 새로운 시대의 새 인물인 것을 알아야 합니다.”라는 이 말은 세월이 오래 흘렀어도 다시금 우리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명언이다.
전 세계 최초로 어린이날을 제정한 나라가 우리나라이다. 1925년 6월 1일 제정된 ‘국제어린이날’보다 3년 앞서 제정한 자랑스러운 어린이날이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주변엔 음지쪽에서 자라는 어린이들이 많다. 소년소녀가장, 조손가정, 한부모가정 등 빈곤소외계층의 어린이들에게 희망과 미래를 선물해야 한다. 따뜻하게 보듬어주어야 한다. 그들에게 마냥 웃을 수 있는 여건을 반드시 조성해주어야 한다. 100주년을 맞는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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